스타트업 창업가는 맥가이버여야 하나? 스타트업 창업자가 해야 할 10가지 일
사람들을 만날 때 마다 Startup을 하는데 있어서 Founder로 어떤 Role을 맡는지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고는 한다. 난 그럴 때마다 항상 ‘뭐든 다한다(Do whatever I can do / 我什么都干)’라고 대답을 하는데, 그럼 보통 사람들은 뭐 이런 재미없는 대답이 있나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실제로 매우 작은 규모의 Founder group은 직위나 명칭에 상관없이 각종 잡일을 모두 해야한다. 좀 그럴듯한 말로 다시 paraphrasing 해보자면, ‘설립 초기의 Internet startup이 smart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Entrepreneur는 “종합예술가”가 될 필요가 있다.’ 정도가 될까?
이번 포스팅엔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기준으로 초기기업에서 Entrepreneur가 해야하는 일을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물론 사람마다, 그 기업 문화 / 구성원마다, 기업의 발전 단계에 따라 조금씩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1. Vision 수립
우선 Founder는 Startup의 Vision을 만들고 설파하는 선지자가 되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Entrepreneur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것 같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1) 우선 기업의 ‘미래’ 를 그려야 하고 2) 그 ‘미래’를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파해서 3) 같이 일할 수 있게(혹은 투자를 하고 싶게) 만들고 4) 계속 최면(?)을 걸어서 계속 함께 힘든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헤쳐나갈 수 있게 하는 역할이다.
단순히 말 몇마디가 아니라 진정성이 많이 필요한 Role이기 때문에 정말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2. 제품 기획
당연히 제품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만드는 프로젝트의 기본 방향과 UX에 대한 큰 그림은 내가 그렸지만 그 아이디어를 중국 현지에서 가장 알맞게 실현하기 위해 수 많은 토론을 거쳐야 했다. 온라인 서비스/앱을 만들 때에는 ‘세상 사람들은 다 나만큼 똑똑하지 않다’라는 전제를 가지고 개발해야 한다. 공대생 3명 이상이 모여서 제품을 만들면 일반적으로 평균 IQ의 보통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기 쉽지않다. 그래서 IT에 특히 약한 일반 여성이 사용할 때 어렵지 않을 정도까지 서비스의 난이도를 낮춰야 한다.
3. 기술/개발
인터넷 스타트업에서는 개발/플랫폼 등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다. 개발자 출신의 Founder라면 아무런 이슈가 없겠지만 디자이너 혹은 마케터 출신의 Founder라고 하더라도 개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필수다.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황에서 개발자들을 연금술사 부리듯 하면 다양한 문제(개발자가 미치거나, 뛰쳐나가거나하는 식의)에 봉착하게 된다. 물론 가끔 개발에 대해 완전히 문외한인 분들이 Founder로서 서비스를 잘 만들어 내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이 경우엔 여러모로 CTO의 엄청난 인내심을 요구한다.
다행이 나는 개발자 출신(그만둔지 10년은 넘었지만)으로 서비스 개발에 작접 참여하였기에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4. 자금대기 (Funding)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돈도 적게 들어가고 더욱 효율적으로 일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비용은 발생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흙을 파먹고 살 순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돈은 필요하다. Founder는 돈을 직접 내든, 빌려 오든, 투자를 받아오든 어떻게든 기본적인 자본을 갖추어야 한다. 그를 믿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굶지 않고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책임이 있다.
5. 사업 개발 (Business Development)
인터넷 서비스가 단순히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다양한 형태의 사업 개발 또한 필요하다. 이는 제품(서비스)/소비자 분석을 뛰어 넘어 접점이 될 수 있는 서비스 혹은 비지니스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다양한 cold call / cold e-mail 혹은 선배님, 후배님, 동문님 찾기를 동반한다.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뛰어난 창의력을 필요로 한다.
6. 회사 운영(Operation)
당장 회사가 운영되는데 있어서 실질적인 Operation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어떤 이들은 두세명이 모여서 앱 하나를 뚝딱하고 만들면 Startup이 되는거 아니냐 하는 말을 할지 모르겠지만 기업을 세우고 운영하는 것은 ‘동아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요즘엔 변호사, 회계사 같은 professionals의 도움을 많이 받아 많은 부분을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Entrepreneur로서 기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세무 부분과 법률적/행정적 부분에 대한 처리를 할 때는 USCPA를 공부하면서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됐다.
7. Data Analysis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방문자에 관련한 트래픽 데이터부터 서비스 상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interaction에 대한 ‘정말’ 많은 raw data가 쌓이게 되는데 이런 데이터에 대한 분석 또한 필수적이다. 이런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통해 1) 서비스 자체를 개선할 수도 있고 2) 좀 더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을 짤 수도 있고 3) 재미있는 홍보 주제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데이터는 생각보다 우리에게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제시한다. 엑셀은 나의 친구라는 마음으로 데이터 마이닝에도 매달려야 한다.
8. Marketing / PR / Advertisement
서비스의 포지셔닝을 위해서는 우선 1) 전체 시장에 대한 분석과 고민이 우선되어야 하고 2) 소비자에 대한 분석과 고민 또한 뒤따라야한다. 혹자들은 인터넷 스타트업에서는 제품만이 중요하고 마케팅이란건 필요없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들만의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Distribution이 가장 중요한 Consumer Internet을 하는 스타트업에겐 마케팅은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하다. 마이피플이나 라인의 초기 모델이 카카오톡의 초기모델보다 제품이 약해서 국내에서 성공하지 못했나? Think about it yourself
특별한 스토리 혹은 배경을 가진 Founder는 좋은 PR 소스가 될 수 있다. 이런 창업자들은 자신의 몸을 팔아(?) 기업을 홍보하기도 하는데, 자기 PR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자기는 스타가 되지만 기업은 망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 조금 조심해야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PR의 대상은 종종 다양한데 그것이 1) 매체가 될 수도 있고 2) 잠재적 투자자 혹은 잠재적 acquierer가 될 수도 있고 3) 정부가 될 수도 있고(중국과 같은 나라에선 특히 중요하다) 4) 소비자가 될 수도 있다. Co-founders에게 있어서 PR은 특정한 장소, 특정한 시간에만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관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위해서 Co-founders 간의 기본적인 PR materials에 대한 정립 및 공유 또한 필요하다.
딱히 자금의 여유가 많지 않은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몸으로 떼우는 광고도 많이 해야하는데, 수천장의 홍보 전단지와 포스터를 어깨에 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홍보해보면서 접촉하는 것도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아닐까 싶다. (난 가끔 전단지도 돌린다는 뜻이다)
9. 디자인(Design)
철저한 기술 중심의 서비스, 특히 남성 대상의 서비스에서는 디자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여성이 서비스의 주핵심이 되는 서비스에서는 전체적인 분위기, 로고, 디자인 등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서비스 개발 초기엔 따로 디자이너없이 서비스를 개발했어야 했기 때문에 웹사이트의 로고, 레이아웃은 물론 명함 디자인까지 직접 했어야 했다. Co-founders 중에 포토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나 밖에 없었다ㅠ
10. 네트워킹(Business Networking)
Startup을 위한 다양한 행사/컨퍼런스 등에 참가하여 적극적으로 업계 사람들을 만나고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1) 의외로 새로운 perspective를 얻을 수 도 있고 2) 새로운 비지니스 기회도 만들어낼 수 있으며 3) 능력있는 potential employee 또한 만날 수 있다.
이런 offline 행사 이외에도 Linkedin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 정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Linkedin을 통해 직접 미팅까지 성사시킨 경우가 수십건에 달하는데 이에 관련해서는 추후에 다시 한번 정리하도록 하겠다.
스타트업 창업가는 맥가이버여야 하나?
얼핏 보기엔 정말 많은 일을 해야하는 것 같다. 이것저것 다 할 수 있어야 하고 다해야한다. 물론 여기에 나열된 모든 일을 혼자 다 할 필요는 없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Co-founders가 있다면 일들을 더 줄어들 수 있다.
간단하게 정리해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진 것 같다. 좀 더 간단하게 정리하면 정말 ‘정신없고 여유없는 생활의 연속’라고 할 수 있을까? 나를 믿고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항상 두려움과 맞서야 하는 사람이 바로 Entrepreneur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Entrepreneur를 하는 이유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창조하고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 때문 아닐까?
출처원문 : 스타트업 창업자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