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형의 손에 잡히는 스마트TV #10] 크롬캐스트를 비롯한 스마트TV 주변기기
스마트 기기의 성능과 활용도가 점차 늘어나면서, 본래의 기능은 더욱 부각하고 사용자에게 편리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주변 기기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스마트 폰의 경우에는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전용 거치대 및 각종 케이스 등이, 태블릿의 경우에는 필기하거나 업무를 볼 때 유용한 블루투스 키보드와 전용 터치펜 등이 그 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TV관련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TV 자체는 모바일이나 태블릿과는 달리 ①휴대나 이동이 어렵다는 점, ②근 100년간 ‘스마트’하기보다는 일방적인 방송 전달도구로만 사용됐다는 점, ③기본 입력장치인 리모컨은 조작이 제한적이라는 점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TV가 스마트 기기로 탈바꿈 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더욱 실용적이고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주변기기도 출시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이와 같이 TV의 편의성과 사용성을 높여주는 몇 가지 주변기기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크롬캐스트(Chromecast)
얼마 동안 큰 이슈가 없던 TV 관련 시장에 발표부터 많은 화제를 낳은 기기가 있다. 바로 구글의 크롬캐스트이다. 크롬캐스트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크롬 기반의 환경에서 재생된 화면을 TV 위에 띄워 주는 장치이다. 본체는 손가락 두 개 정도의 크기로 되어있는데 이것을 TV의 HDMI 단자에 꽂고 전원을 연결하기만 하면 사용을 위한 설치 과정은 끝이다. 사용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크롬캐스트는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사용하거나 유튜브, 구글 무비, 구글 뮤직 등 특정 앱을 통해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사용방법은 아래와 같다.
- 크롬 브라우저를 통한 화면 공유(PC)
크롬 브라우저의 화면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PC에 크롬캐스트 플러그인이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해당 플러그인은 크롬 웹스토어에서 설치할 수 있다.
‘ADD TO CHROME’ 버튼을 눌러 설치를 완료한 후 주소창 우측에 있는 ‘Cast this tab’ 버튼을 누르면 해당 탭의 화면이 그대로 TV 위로 옮겨진다. 이때, 물론 크롬캐스트는 전원이 켜진 상태로 TV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브라우저 화면 공유방식은 ‘PC 화면 인코딩 무선 네트워크를 통하여 영상 데이터 전달 크롬캐스트에서 디코딩하여 재생’의 순서를 따른다. 따라서 영상을 전환하고 전달하는데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또 같은 이유로 사용하는 PC의 환경에 따라 속도 및 품질에 차이가 나기도 한다. 크롬캐스트를 거쳐 TV 화면에 표현될 수 있는 최대 해상도가 720p(1280×720)라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한 편, 유튜브의 경우에는 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크롬캐스트에서 직접 스트리밍 주소로 불러와 재생하기 때문에 더 빠르고 깨끗하게 시청할 수 있다.
- 앱을 통한 재생 화면 공유(모바일)
모바일의 화면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기기에 크롬캐스트 앱을 설치해야 한다. 설치 완료 후 유튜브, 구글 무비, 넷플릭스 등 지원되는 앱을 실행시키면 상단에 사각형 형태의 캐스트 아이콘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버튼은 크롬캐스트가 정상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경우에만 나타나고 무선 연결이 끊기면 자동으로 사라진다. 버튼을 터치하여 캐스트 기능을 활성화시키면 연결된 TV를 통해 해당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브라우저 화면 연동 방식과 달리 인코딩 및 디코딩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영상 또는 음악의 품질도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또한 TV에서 콘텐츠가 재생되는 동안 모바일을 통하여 다른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실 크롬캐스트의 등장 이전에도 삼성 스마트TV의 올쉐어나 LG 스마트TV의 스마트쉐어 등 이종 기기의 화면이나 콘텐츠를 TV와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는 존재했다. 그럼에도 사용자들이 크롬캐스트에 박수를 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먼저, 사용자들이 사용하기 쉬웠다. 스마트TV가 다양한 숨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똑똑한 상자라지만 아직 TV 시청자들은 리모컨으로 복잡한 연동 과정을 조작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크롬캐스트는 연동을 위한 일련의 절차를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USB 형태의 보조기기와 모바일/PC로 돌렸다. 별도의 학습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편안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길을 튼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35달러라는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다. 크롬캐스트는 복잡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단순하지만 얼마든지 스마트하게 활용이 가능한 매력적인 도구이다. 휴대폰 케이스 가격 정도의 비용만 지불하면 TV를 새롭게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사용자들의 마음을 흔들만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구글의 야심작인 크롬캐스트에서도 아쉬운 점들이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직까지는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캐스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앱은 4개뿐이다. 또 클라우드 기반의 스트리밍 서비스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모바일이나 PC 단말 내부에 저장된 영상이나 음악 재생을 지원하지 않는다. 브라우저 화면 공유 방식으로 우회하여 푹, 티빙 등의 서비스나 기기 내 콘텐츠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원본에 비해 화질이 손상된다. 유튜브의 모든 동영상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실시간 생중계의 경우, 해당 콘텐츠에 대한 중계 계약이 PC 또는 모바일에 한정되어 있다면 TV를 출력장치로 하는 크롬캐스트에서는 저작권 정책에 따라 사용이 불가능하다. 크롬캐스트의 또 다른 불편은 별도의 전원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USB가 아닌 HDMI 형태의 단자를 가지고 있는 크롬캐스트는 반드시 전원장치(USB 케이블/어댑터의 두 가지 형태로 제공)를 연결해야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활용사례 및 후기가 이곳저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것을 보면 크롬캐스트에 대한 사용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 크롬캐스트가 차기 업데이트 또는 후속 모델에서 상기 문제점들에 대한 대안을 마련한다면 일시적인 붐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짝(JJAK)
국내에도 모바일 콘텐츠를 TV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주변기기가 있다. 바로 이너스텍ENUSTECH의 짝이다. 크롬캐스트가 클라우드 상의 콘텐츠를 TV 화면으로 공유해주는 장치라면 짝은 기기 내부의 콘텐츠를 TV에서 바로 재생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이다. 짝의 외형은 일반 USB와 다르지 않다. 사용하고자 하는 기기의 USB 포트에 짝을 꽂으면 연결된 기기로부터 직접 전원을 공급받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짝을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단말에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앱 마켓(앱스토어/구글 플레이)에서 ‘JJak’을 검색하면 해당 앱을 찾을 수 있다. 짝을 TV 또는 사용하고자 하는 기기에 연결하고 잠시 기다리면 파란색 LED가 1초 간격으로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이는 짝을 사용할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신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모바일에 설치한 전용 앱을 실행시키면 접속 및 콘텐츠 공유를 위한 마법사가 시작된다. 순서에 따라 설정을 마치면 손쉽게 공유과정을 완료할 수 있다. 연동 및 공유가 완료되면 연결된 기기에서는 짝을 USB 메모리로 인식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USB 탐색 방식을 통해 콘텐츠를 살펴보거나 재생 또는 복사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무선 연결방식이기 때문에 주변 통신환경에 따라 속도에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HD급의 영상 및 이미지 재생은 버퍼링 없이 재생이 가능하며 Full HD 급의 고화질 영상의 경우에도 초기 버퍼링을 제외하면 시청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인 속도이다.
짝은 크롬캐스트와 비슷한듯하지만 크롬캐스트는 스트리밍 기반의 화면 공유에, 짝은 단말기에 저장된 콘텐츠 공유에 포커스를 두었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짝을 통해 미디어를 재생시킬 경우 클라우드를 거치거나 별도의 인코딩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응답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 짝을 통해 연결된 기기 한 대에 최대 20대의 모바일을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한편, 콘텐츠를 그대로 공유하는 역할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한계점도 존재한다. 가령 공유하고자 하는 콘텐츠가 출력기기에서 지원하지 않는 형식일 경우 당연히 재생 또는 열람이 불가능하다. 또 콘텐츠의 총 용량은 짝이 공유할 수 있는 크기, 즉 짝의 용량인 8GB를 넘을 수 없다는 점과 짝이 FAT32 방식의 포맷을 지원하기 때문에 개당 4GB를 넘는 콘텐츠는 공유가 불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에이빅스(abigs Q3)
용량이 크지 않은 콘텐츠를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운 짝과 반대로, 고퀄리티의 콘텐츠 공유 및 재생을 위한 스마트 HD 미디어 플레이어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예로, 세로텍Sarotech의 ‘에이빅스abigs Q3’은 1080p (1920×1080) 급의 높은 해상도와 고급 오디오 코덱을 제공한다. 셋톱박스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HDMI, 컴포지트, 옵티컬 등의 단자를 모두 지원한다. USB 무선 동글을 장착하면 무선 네트워크 환경도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사용자는 에이빅스 Q3를 통하여 전체 화면 보기, 이어보기, 오디오 전환 및 다양한 동영상 재생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FLAC, APE, OGG, WAV 등의 무손실 음악 파일도 재생할 수 있다. 짝과 마찬가지로 모바일에 저장된 콘텐츠를 공유할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사용자들은 단말에 ‘하이쉐어HiShare’ 앱을 설치하여, iOS 기기 사용자들은 에어플레이를 통하여 모바일 기기의 콘텐츠를 TV 화면과 공유할 수 있다. 에이빅스 Q3의 또 한가지 특징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양한 앱을 다운받아 사용하거나 TV화면을 통해 풀브라우징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 기기들은 각기 다른 강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영상 및 음악 콘텐츠에 관련하여 이야기하자면 모바일은 콘텐츠 생성 및 저장, 휴대에 강점이 있고, TV는 콘텐츠 재생 및 시청에 강점이 있다. 짝과 에이빅스 Q3은 그러한 기기별 특수성을 잘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마요(Myo)
화면과 콘텐츠의 공유뿐 아니라 입력장치의 불편과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고민도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삼성 스마트TV와 LG 스마트TV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활용한 사용자의 동작/음성인식 인터렉션을 적용하였고 구글은 구글 글라스, 말하는 신발 등 입는 컴퓨터(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를 차세대 입력장치의 대안으로 내어 놓았다. 이러한 가운데 탈믹랩스Thalmic Labs라는 벤처 기업에서 동작인식과 입는 컴퓨터를 조합한 새로운 형태의 입력장치를 제안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탈믹랩스의 마요Myo는 팔찌 형태의 입력 장치이다. 카메라 없이도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사용자의 동작을 판단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사람은 근육을 움직일 때마다 미세한 전기를 흘려보내는데 마요는 그러한 전류를 구분하여 사용자가 어떤 동작을 취했는지 정밀하게 분석해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사용할 경우 팔의 높고 낮음, 움직이는 방향뿐 아니라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도 구분할 수 있다. 신호는 블루투스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일정 거리 이상으로 멀어지지만 않으면 다양한 환경과 각도에서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동작인식 기술은 대부분 카메라를 통해 구현되었다. 따라서 주변의 조도와 카메라의 각도, 시야각 등이 인식률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입는 컴퓨터의 경우 오히려 기술의 실용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 받고 있다. 마요는 이러한 상황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기술로 보인다. 자이로센서와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팔의 동작을 감지하기 때문에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고 그만큼 다양한 기기와 상황에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TV의 서비스들은 복잡하고 화려하기보다 사용자가 TV의 핵심기능인 영상시청을 통합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 마요의 인식기술이 이러한 스마트TV와 접목될 경우, 보다 자유로운 콘텐츠 탐색과 조작이 기대된다. 또 홈 피트니스 시장이나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의 발전과 함께 주목되고 있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기기들의 특징을 요약해보면 위의 표와 같다. 이와 같은 주변기기의 출시가 TV의 편리한 사용을 돕고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