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소재 무역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샤오징(33)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 데이팅앱을 훑어보며 시간이 많아졌다.

그는 “지난해에는 핫플레이스에서 열리는 데이트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거의 모든 모임이 금지됐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영화관과 주점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재택근무도 병행되면서 자연스럽게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라고 말한다.

고향을 떠나 베이징에서 혼자 머물고 있는 장샤오징은 이 기간 모모(陌陌)와 탄탄(探探), 틴더 등 온라인 데이팅앱을 여러 개 다운로드했다.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도 있지만,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스트레스와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는 “자신의 위치, 거리, 성별, 선호도에 따라 추천된 프로필만 찾아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오른쪽으로 스와프하고, 관심 없으면 왼쪽으로 스와프하면 된다. 서로 성향이 맞는 사람들만 채팅할 수 있고, 연락처 공개 여부도 선택할 수 있다. 무료로 할 수 있는 게임도 있고 최근에는 동영상으로 프로필을 공유할 수 있다”고 사용 소감을 전했다.

장샤오닝에게 있어 코로나19 시대의 앱을 통한 온라인 로맨스는 단순히 사랑을 찾는 것이 아니라 고독에서 벗어나는 소통 수단이 되었다.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었지만, 위기에서 반등한 비즈니스도 있다. 온라인 데이팅앱도 그중에 하나이다.

중국에서도 독신자의 스트레스 요인 중 하나가 결혼과 관련된 것이다. 춘절 등 명절에서 독신자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것이 결혼 유부와 관련된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맞선, 결혼, 데이트 관련 서비스의 정서적 수요는 춘절 이후 상승해 발렌타인 데이에 최고조에 달해 2월 말까지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공식을 벗어났다.

학생과 화이트칼라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바일 데이팅앱 탄탄의 경우 2월 초중순 사용자가 앱에서 머무는 시간이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자정부터 새벽 1시 사이 피크타임 이용자 수는 60%나 급증했다. 아울러 서비스에 가입은 했으나 이용이 미미했던 이용자 층도 상당수가 접속을 했다. 특히 95세대 이전 연령층도 이전 대비 25.9%나 증가했다. 탄탄은 최근 일간 이용자 1,050만 명, 월 이용자 3,500만 명 수준으로 확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중국 최초의 온라인 중매 서비스인 전아이왕(珍爱网)의 경우 올 춘절 연휴 일주일 간 전년 동기보다 39.3%나 증가한 1000만 명 넘는 사용자가 접속했고, 이중 10,300명 이상의 이용자가 실제 만남으로 이어졌다.

바이허 지아유안 네트워크 통계에 따르면, 춘절 연휴 동안 사용자가 앱에 접속하는 비율이 작년 발렌타인데이 대비 29.8%, 평균 사용 시간은 93%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 독신 남성의 50%, 미혼 여성의 33%가 코로나 19이후 외출에 제약이 생긴 뒤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변했다.

이렇듯 코로나 19는 데이팅앱의 비수기라 할 수 있는 1분기에 성장의 모멘텀이 되었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 트래픽이 허수가 아니게 하려면 코로나 19 종식 이후 고객들을 어떻게 붙잡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업들도 올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틱톡을 연상시키는 짧은 영상 포맷의 ‘클라우드 매칭’ 방식이 대표적이다.

한편, 대륙 데이팅앱 시장에 근일 메기 한 마리가 풀릴 예정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라 할 수 있는 텐센트가 화상채팅형 데이팅앱 환위(欢遇)의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것. 여타 데이트 서비스가 1~2선 화이트 컬러, 학생층을 대상으로 한데 반해, 환위의 주 타깃층을 3~4선 도시 사용자이다. 최전방 전선을 벗어나 후방에서 시장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이며, 코로나19 이후 데이팅앱 가입자가 급증한 3~4선 도시의 흐름을 읽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아이리서치 컨설팅 그룹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40억 위안(약 6900억 원)이었던 중국 온라인 데이트 및 중매 산업 매출은 2020년 53억 위안(9100억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소셜데이팅 시장 규모는 6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