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2주년을 맞이한 쇼핑 이벤트 솽스이(双十一)의 본 행사가 마무리 되었다.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알리바바의 티몰, 타오바오, 티몰 글로벌, 알리 익스프레스, 페이주 등 자사의 여러 플랫폼에서 총 매출액은 4,982억 위안(한화 약 83조 7972억 원)을 기록했다. 2009년 첫 행사의 매출이 5천200만 위안(약 84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성장폭이다.
근래에는 알리바바만 뿐만 아니라 아니라 모든 이커머스 기업이 뛰어드는 중국 소비 경제의 바로미터 성격을 띄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해 주요 경제국 중 유일하게 중국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솽스이라는 강한 회복 모멘텀이 있기 때문이다.
솽스이는 2009년 타오바오상청(현 티몰)에서 한 프로모션이 시초다. 당시 목적은 소비자들에게 타오바오상청이라는 플랫폼을 각인시키는데 있었다. 판매일은 국경절 연휴와 크리스마스 사이에 있는 11월 11일 광군제(光棍节, 솔로의 날)를 선택했다. 이 이벤트의 기획자는 현 회장인 장융이다. 첫 해 소소한 매출로 시작한 행사는 2017년 1682억 위안(약 28조원), 2018년 2135억 위안(36조원)을 기록하며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아니라 독자적인 쇼핑 이벤트가 되었다. 솽스이는 5년간 연평균 35%씩 성장해 2019년 총거래가치가 4100억 위안(6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행사 하루 판매량은 아마존이 한 달 동안 생산한 것의 두 배였고,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의 판매량을 큰 폭으로 앞질렀다.
올해 솽스이는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열렸다. 앞선 11회 행사가 11월 11일 단 하루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11월 1일부터 3일까지 같은 조건의 할인률이 적용된 사전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중국 2위 커머스 기업인 징둥의 6.18 행사(상반기 중국 최대 쇼핑 이벤트)와 닮은 패턴이다.
예년과 다르게 알리바바는 이번 11일 하루 거래액만을 따로 구분해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지난 11월 1일부터 11일 0시 30분까지 기간 거래액이 총 3,723억위안(약 63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11일 하루 매출 규모는 작년보다는 적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솽스이는 알리바바만의 축제는 아니다. 거의 모든 전자상거래 업체가 이날 동시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올해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京东)은 11월 1일부터 11일까지의 솽스이(광군제) 기간동안 2715억 위안(약 45조 670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알리바바와 합하면 129.5조 원 규모다. 핀둬둬를 비롯한 여타 전자상거래 플랫폼까지 합치면 추정 150조에 가까운 소비가 이 기간에 벌어진 것이다.
올해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라이브커머스 영역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가 되면서 몇 해 전 까진 모바일 거래액만을 따로 집계했던 시기가 있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젠 라이브커머스 거래액을 집계하기 시작했다. 입점 업체의 총거래액 60%가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매출이 일어났다.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정오까지 타오바오 라이브 내 28개 라이브스트리밍 스튜디오의 총거래액은 1억 위안(약 168억 2,000만 원)을 돌파했다. 올해 행사에는 300명이 넘는 연예계 스타, 400여명의 기업 대표가 라이브를 진행했으며 판매 매출 1위를 기록한 셀렙은 웨이야(薇娅), 2위는 리자치(李佳琦), 3위는 슈에리(雪梨)였다.
솽스이는 집약된 기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는 시기이게도 하다. 알리바바와 징동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는 신기술을 쇼핑과 접목시켜 소비자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로봇, AI, VR, AR 등의 기술이 도입되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성과와 효용성은 솽스이에서 잘 드러난다. 초당 58만 3000건의 거래를 무리없이 처리시킬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은 알리바바의 또 다른 저력이다.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오픈소스 기반인데 반해, 알리바바 클라우드에서는 자체 개발한 클라우드 컴퓨팅 엔진 ‘압사라 스택(Apsara Stack)’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부가된 3세대 X-Dragon 아키텍처는 초당 쿼리 처리 속도, 대기시간, 대규모 데이터 처리능력에서 타사 서비스 대비 비교우위를 가져가고 있다.
아울러 이번 페스티벌 기간 21억 건의 소비자 문의가 AI 고객 서비스를 통해 처리되었으며, 물류 사업 부문인 차이냐오 네트워크는 11일간 총 23억 2천만여 건의 물품을 배송했다.
이번 11.11 페스티벌 기간 동안 중국 내 300개 도시 내 80만 호 주택이 티몰에 매물로 등장했으며 최대 100만 위안(약 1억 6,820만 원) 할인으로 제공됐다. 예약판매 기간인 10월 22일부터 31일까지 4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관련 상품을 구경했으며 그중에 40%는 ‘90호우’(90后, 1990년대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솽스이는 물건만 저렴하게 판매하는 날이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맞춤형 신제품으로 이날 소비자들의 주목을 노렸다. 최근 뜨고 있는 신규 브랜드 357개가 행사 첫날인 11월 1일 각 카테고리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하였다. 1천 800여 개의 신규 브랜드가 작년 11.11 페스티벌 기록을 돌파하였으며, 94개 브랜드는 1,00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였다.
한국은 국가별 해외직구(수입) 매출 순위에서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기타 2020 솽스이 하이라이트]
- ·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정오까지 타오바오 라이브 내 28개 라이브스트리밍 스튜디오의 총거래액 1억 위안(약 168억 2,000만 원).
- ·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0시까지 자동차 주문량은 33만 대.
- · 중국 내 300개 도시 내 80만 호 주택이 티몰에 매물로 등장. 최대 100만 위안(약 1억 6,820만 원)에 가까운 할인률. 이 카테고리에 관심을 보인 세대는 ‘90호우’(90后, 1990년대생)로 약 40% 비중.
- · 티몰은 3D 기술을 통해 리빙 용품 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전시로 확대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추진.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오전 10시까지 ‘100층’ 규모에 달하는 티몰 3D 홈앤데커레이션 시티(Home & Decoration City)의 온라인 방문객 수는 6000만 명 규모.
- · 1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가 역대 최대 주문량 기록. 11월 1일부터 9일까지 알리바바그룹 산하 인타임 백화점 내 판매한 4가지 상품이 1000만 위안(약 16억 8,200만 원) 판매액 돌파.
- · 11월 7일 저녁 알리바바그룹 산하 배달 플랫폼 어러머는 인기 인플루언서 리자치의 라이브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디지털 쿠폰을 제공. 100개 이상의 훠궈 전문 식당들이 200위안 지출 시 사용할 수 있는 100위안 쿠폰을 제공해, 시청자는 약 100만명. 중국 프랜차이즈 훠궈 전문점 초초(CouCou)에서 마련한 4만 건 훠궈 세트는 5초 만에 완판.
- · 알리바바그룹 산하 여행 플랫폼 플리기에서는 11개 항공사가 6개월 내 사용할 수 있는 10만 개 이상의 자유 이용 항공권 패키지를 판매.
- · 지난 4월 알리바바그룹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추지하기 위해 11년 만에 ‘춘뢰 프로젝트(春雷计划)’를 재가동. 이번 11.11 페스티벌 기간 동안 중국 내 2000여 개 산업 단지에 입주해있는 120만 개 중소기업과 30만 개 수출 무역 공장이 참여.
- ·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새벽 0까지 102개 산업 단지의 총거래액이 1억 위안을 돌파했으며 그중에 10개 산업 단지의 총거래액이 10억 위안(약 1,682억 원) 규모. 저장성 이우시의 원자재 산업 단지에 상품 카테고리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8배 증가했으며 총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배 증가.
- · 11월 11일 오후 4시, 알리바바그룹 산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의 11.11 페스티벌이 시작된 지 1분 만에 해외 물류 창고를 통한 총거래액이 지난해 페스티벌 시작 1시간 후의 성과를 넘음.
- · 11월 1일 자정부터 11일 정오까지 알리바바그룹 산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 티몰 글롭러을 통한 총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 그중에 180개 해외 브랜드의 총거래액이 1000만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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