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55억 원 규모 투자유치
AI 반도체 기반 풀스택 솔루션을 개발하는 ‘리벨리온(Rebellions)’이 카카오벤처스, 신한캐피탈, 지유투자, 서울대학교 기술지주, 엔젤넷 등에서 시드 단계에서만 총 5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시제품도 나오기 전 단계에서는 이례적인 투자 규모다.
AI반도체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세계 최고의 개발진으로 이뤄진 팀 구성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주요 구성원들이 AI반도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금융, 클라우드, 자율주행,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과 실전 경험을 쌓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 모건스탠리에서 Vice President 퀀트개발자로 일한 박성현 대표가 리벨리온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박 대표는 인텔과 스페이스X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IBM TJ 왓슨에서 리드개발자로 일한 오진욱 박사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김효은 전 루닛 CPO가 리벨리온에 CPO(최고제품책임자)로 합류했다. 오 박사는 세계 최고 AI회사로 꼽히는 IBM TJ 왓슨의 AI반도체 설계팀 창립 멤버로 7년 동안 근무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VLSI 학회에 AI 반도체 칩 설계와 관련해 제1 저자로 논문을 발표할 정도로 뛰어난 인공지능(AI) 전문가다.
이 외에도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이 여럿 합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에서 15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베테랑 개발자들과 서울대, 포항공대에서 인공지능 관련 연구로 박사 과정을 마친 신진 연구자들이 모였다. 총 11명으로 구성됐으며, 전체 직원 중에서 8명이 박사 학위를 갖고 있을 정도로 전문성이 높은 팀이다. 기술 개발 능력 외에 금융, 클라우드, 자율주행, 의료 등의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투자 단계에서 긍정적으로 고려됐다.
리벨리온이 생산하는 AI반도체 칩은 4차 산업혁명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부품이다. AI반도체는 인공지능 모델 학습과 모델을 통한 추론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다. 기존 GPU 기반 학습 및 추론 성능을 대폭 개선시킬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체로 컴퓨터 프로세서가 발전할수록 성능은 높아지지만 범용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리벨리온은 뛰어난 설계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범용성도 보완했다. 즉 AI반도체의 장점은 지키면서 단점은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구성원 각각이 보유한 금융, 클라우드, 의료기술 등의 전문지식이 회로 구성부터 소프트웨어 개발 전반에 녹아 들어 효과적으로 녹아 들어 있다.
세계적으로 AI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수준 있는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핵심 인력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MS 등 반도체 핵심 인력을 보유한 글로벌 대기업에서는 자사 플랫폼 위주의 AI반도체 위주로 생산하다 보니 다른 분야나 기업에서는 성능 좋은AI반도체를 구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뤄진 리벨리온이 투자는 주목할 부분이다.
박 대표는 리벨리온의 기술력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재 개발을 완료하고 검증 단계에 있는 리벨리온 AI반도체 제품은 최근 시뮬레이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전력효율을 보였다. 내년 상반기 중에 시제품 설계를 마치고 제조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AI반도체 시대에서 한국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리벨리온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부사장은 “최고 경력의 전문가들이 모인 팀”이라며 “AI반도체 경쟁에서 빠른 속도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