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와 의대 재학생이 선보인 창업 아이템
디캠프와 서울대 의과대학가 지난 19일 서울대 의대 융합관 양윤선 홀에서 ´SNU Medical Dream of Nobel Prize and Start-up 2020′ 학술 대회와 미니 디데이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올해로 2회차를 맞이한 미니디데이는 서울대 의대 졸업생과 재학생이 참여하는 데모데이다. 지난 해 디캠프가 서울대 의과대학 본과 2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업교육과정을 후원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미니 디데이에는 총 5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1등 상이라 할 수 있는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장상은 리서치팩토리가 차지했다. 이 회사는 논문을 실제로 쓰는 제 1저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는 의학논문 전문 에이전시로 저널 출판을 위한 논문 자동 형식 변환, 구독형 임상연구 자료 수집 시스템(eCRF)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중 구독형 eCRF 시스템이 의료 연구 분야에서 많은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의료 임상 연구진은 각 연구마다 임상 실험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기 위해 개별 시스템을 세워야 했다. 하지만 리서치팩토리의 구독형 시스템은 웹 기반으로 구축되어 가입 시 하나의 플랫폼에서 여러 임상실험 자료를 관리할 수 있으며 비용 부담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서비스를 착안해 지난 5월에 회사를 창업한 유정주 대표는 사실 현직 의대 교수로 투잡러다. 유대표는 평소 바쁜 내과의로 살면서 연구 논문까지 작성해야 했던 팍팍한 현실에 데이터 정형화 작업을 누군가가 도와주면 시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본인이 쓰려고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업을 시작한지 6개월만에 의사들의 입소문을 통해 160명의 의뢰인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317건의 의뢰건수를 기록했다. 2회 이상 의뢰자가 87%, 3회 이상이 70%가 넘는다.
리서치팩토리는 앞으로 국내 의사 전문 커뮤니티를 공략해 의사와 의사 사이의 정식 상담 시스템을 구축. 향후 국외로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대학교 기술지주 대표상은 SOOP(숲)가 차지했다. 현재 정신과 전문의로 대학병원에서 근무 중인 김민지 대표는 현대인이 겪는 대표적인 질병, 공황, 우울, 불면 등을 겪는 인구가 1,000만명이 넘지만, 그 중 20%만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모바일 정신 건강 셀프케어 서비스 SOOP(숲)을 출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일기 작성을 통해 기분 추적과 감정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20문항 정도의 테스트를 거치면 본인의 정신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테스트 결과에 맞는 여러 프로그램들도 제공된다. 실제 정신과에서 쓰이는 인지행동치료, 변증법적 행동치료, 긍정심리치료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김대표는 “장기적으로 프로그램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헬스케어 디바이스와 연동해,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까지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디캠프·프론트원 센터장상은 수술 중 저혈압을 감지하는 서비스를 소개한 DS DOC에게 돌아갔다. 아직 아이디어 단계이지만, 수술 중 저혈압으로 인한 심장 또는 신장 손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5분 전에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신동진 공동창업자는 “저혈압을 예측할 수 있는 숙련된 마취과 전공의의 연간 전신 마취 건수는 총 2,100건. 이들의 바이탈 레코더 데이터를 모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상팀 외 혈액암 연관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유전자 패널을 개발한 SNU헤마랩(대표 윤지원), 수면 패턴 정상화 서비스를 들고 나온 마쉬멜로(대표 이재영)도 호평을 받았다.
김홍일 디캠프⬝프론트원 센터장은 “이 자리는 여러분이 가진 꿈과 도전에 공감하기 위함이지 결과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다. 비록 현재 많은 어려움과 제약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수술법이 바뀌듯이 시장과 규제도 서서히 변한다. 그때까지 여러분의 꿈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늘 응원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