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량호출사이트 선저우요우처(神州优车) COO 출신 첸즈야(钱治亚)가 2017년 설립한 루이싱커피(瑞幸咖啡)는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SF익스프레스와 제휴협력을 맺고 스쿠터 배달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이전에 없어 방식을 선보였다. 어플리케이션으로만 주문을 받았으며 30분 내 배달이 완료되지 않으면 제품 값을 받지 않는 등 젊은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빠르게 시장에 파고 들었다.
루이싱커피는 설립 2년 만인 2019년 말 중국 내 4,507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스타벅스를 위협하는 토종기업으로 각광받았다. 스타벅스를 연상시키는 제품군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스마트폰 앱 주문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넓혔다. 이를 발판으로 2019년 5월 나스닥에 상장해 5억 6100만 달러(약 6,223억원)를 공모하며 데뷔했다.
하지만 회계부정이 드러나며 상승세가 꺽였다. 루이싱커피는 2019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거래를 부풀려 매출 3800억 원(22억 위안)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회계 부정에는 리우젠(刘健)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다수의 임직원들이 조작에 연루되었으며 창업자 첸쯔야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 여파로 루이싱커피는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아 6월에 거래가 중지되었다. 상장당시 17달러(약 18,859원)였던 루이싱의 주가는 1.38달러(약 1,530원)로 90%나 줄어들었다.
중국 정부의 조사도 진행되었다. 중국증권감독위원회로부터 회계조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었으며 9월 국가시장감독총국과 상하이와 베이징 시장감독부문으로부터 행정처벌을 받고 벌금 6,100만 위안(약 103억원)이 부과되었다. 이어 이달(12월)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회계부정 혐의 기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1억 8천만 달러(약 1,996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루이싱측은 이 협의 내용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기업 윤리에 직격탄을 맞으며 루이싱커피는 여러 매장이 문을 닫는 등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하지만 존폐의 위기 상황은 아니다. 중국에선 미국의 중국기업 제재로 여겨져 오히려 자국에선 화제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형적 성장 일변도 전략을 조정하며 운영원가를 최적화하는 등 안정적 운영에 치중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다수의 프렌차이즈가 타격을 받은 반면 매장 대다수가 온라인으로 운영되는 비즈니스 모델도 급전직하를 막았다.
루이싱커피는 여전히 500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충성층이 밀집한 대학교 캠퍼스 내외 300여 개의 매장이 성장의 중심으로 평가된다. 루이싱커피는 캠퍼스 매장에 특화된 제품을 출시하며 대학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루이싱은 올해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했는데, 9월에 출시한 ‘두꺼운 우유시리즈’는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루이싱커피의 전망이 밝다고 전망하긴 어렵다. 중국의 커피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는 하지만, 루이싱커피와 유사한 모델을 들고나온 경쟁사들과 경쟁 중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루이싱커피는 중국 정부의 행정처분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의 벌금 외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루이싱의 재무조작 과정 중 증권과 재무 투자자로부터 8억 6,400만 달러(약 9,585억원)가 넘는 자금을 융자받았다고 공시했었다. 지난 11월 3일 법률사무소 페더만 앤 셔우드는 루이싱커피를 상대로 증권집단소송을 제기하고 권한을 위임할 투자자들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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