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고객센터, 처음부터 따라하기-기초편
온라인 고객 서비스의 기본은 웹사이트 고객센터입니다. 대부분의 고객이 온라인 서비스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기업들도 필요성을 알고 실제로 운영도 하고 있죠. 오래전부터 웹사이트에 고객센터 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기 힘들어진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객센터는 그저 만들어두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잘 이용될 수 있는 고객센터여야 하죠. 실제로 고객들이 기껏 만들어둔 고객센터를 쓰지 않아 전화에만 불이 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고객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유명무실해진 것이죠.
이 글은 ‘기본에 충실한 온라인 고객센터 구축 방법’입니다. 오큐파이가 고객지원 솔루션을 개발·운영하면서 조사한 고객센터 사례들 위주로 정리하였습니다. (오큐파이 엄선, 좋은 온라인 고객지원 사례)
아래의 기업에 해당하신다면 이 글을 고객센터 구축과 운영에 활용해보세요.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하는 기업
-기존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려는 기업
-고객센터가 활성화되지 않아 고민하는 기업
우선 우리가 피해야 할 사례부터 살펴볼까요? 아마 한 번쯤은 겪어보셨을, ‘화를 돋우는 고객센터’ 유형들입니다.
고객의 화를 돋우는 고객센터
A. ‘깊은 산속 옹달샘’ 고객센터
메뉴 속, 메뉴 속, 메뉴 속, 메뉴로 들어가야 하거나 웹사이트 가장 구석진 곳에서 작고 흐릿하게 보이는 고객센터. 깊은 웹 속 고객센터 누가 와서 쓸까요.
B. ‘설명은 생략’ 고객센터
이용 가이드 없이 문의 접수창이나 연락처만 덩그러니 있는 고객센터. 간단한 설명만 있으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사소한 문제도 일일이 문의하고 기다려야 해요. 유명한 서비스라면 포털에서 리뷰나 후기 같은 다른 정보들이라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규 제품이나 인지도가 높지 않은 제품이라면?
C. ‘팔만대장경’ 고객센터
몇십 개의 사용자 문서들이 카테고라이징 없이 잔뜩 쌓여있는 고객센터. 심지어 겨우 찾은 문서가 빽빽한 텍스트로만 이루어져 있고 단어까지 어렵다면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하기 어려워지죠. 고객은 사용자일 뿐 기획자나 개발자가 아니니까요.
D. ‘함흥차사’ 고객센터
11 문의를 보냈는데 하루, 사흘, 일주일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인 고객센터. 복잡한 문의를 한것도 아닌데. 접수는 제대로 되었는지 재차 문의를 보내봐도 여전히 답이 없습니다.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건 맞는지 의심하게 하는 고객센터죠.
E. ‘모(바일)알못’ 고객센터
모바일로는 접속을 못 하거나 레이아웃이 틀어져버리는 고객센터. 외부에서 급하게 고객센터에 접속해야 할 때 PC가 있는 회사나 집으로 돌아가야 할까요? 더구나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모바일 호환도 제대로 안 되어 있다니… 브랜드 이미지도 구식으로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유명무실한 고객센터는 나쁜 소문에 날개를 단다
사용자들이 온라인 고객센터를 찾을 때는 주로 어떤 상태일까요? 대부분 답답함(결제 취소는 어디서 해야 하는 거야?), 불안함(왜 주문한 게 안 오지?), 분노(왜 나만 이벤트 보상을 못 받은 거야!)일 겁니다.
예민해진 고객에게 적시에 적절한 답을 주지 못하면 안타깝게도 그 경험은 좋았던 기억보다 뇌리에 더 크게 남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익에 대한 기쁨보다 손실에 대한 스트레스가 2배 이상 크기 때문이에요. 10번 잘해줘도 1번 잘못하면 떠난다는 말처럼요.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 경험이 2번 이상 쌓이게 되면 45%의 고객들은 그대로 서비스를 떠나고 맙니다. 더 악몽 같은 사실은 이 중 30%가 안 좋은 경험을 온·오프라인으로 공유한다는 점인데요. 참으로 ‘나쁜 소문은 날아가고 좋은 소문은 기어간다’라는 속담을 절감하게 하는 디지털 시대죠.
온라인 고객센터로 BACK TO BASICS
그러므로 우리는 서비스의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기본에 충실하면 고객들은 불만이 생겼다는 것만으로 절대 쉽게 떠나지 않습니다. 고객이 떠나는 이유는 불만 발생 자체보다 잘못된 대응 방식입니다. 불만이 고객의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되면 오히려 재구매율이 높아지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불만 사항을 5분 이내에 처리한 고객이 향후 구매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 – Harvard Business Review)
온라인 서비스의 기본은 웹사이트 고객센터입니다. 고객은 기다림에 약해진 대신, 능동적이고 똑똑해졌습니다. 문제를 스스로 검색해서 빠르게 해결하기를 좋아하죠. 이러한 고객의 변화에 따라 웹사이트 고객센터의 역할도 커졌습니다.
그럼 좋은 온라인 고객센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이런 전문가들을 고용해야 할까요? 물론 아닙니다. 전문 지식이나 기술이 없어도 충분히 기본에 충실한 고객센터를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어요.
믿음과 안정을 주는 고객센터의 기본 요소
좋은 고객센터는 신뢰와 안정감을 줍니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로 적재적소에 필요한 요소가 있어야 하며, 둘째로 활성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게 눈으로 보여야 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본 요소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온라인 고객센터 구성 요소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문서와 검색창 등 콘텐츠를 구성하는 내부 요소와 위치, 형태 등 외형을 구성하는 외부 요소입니다. ‘이 정도는 당연한 거 아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들이 있답니다. 고객센터를 이미 운영하고 계신다면 한번 체크해보세요.
● 온라인 고객센터 내부 요소
-사용자 문서(이용 가이드, FAQ 등)
-검색창
-소통 창구(1:1 문의, 채팅 등)
-알림 기능
● 웹사이트 고객센터 외부 요소
-주목성
-반응형
1. 사용자 문서 : 고객도 좋고 기업도 좋은 셀프서비스
사용자 문서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성공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서입니다. 이케아에서 조립 가구를 살 때 함께 받는 설명서가 대표적인 사용자 문서죠. 서비스가 낯설거나 어려울수록 문서의 중요도도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자 문서는 이용 가이드 외에도 이용 팁, FAQ자주 묻는 질문), 용어 사전 등 서비스 성격에 맞춰 다양하게 변주하여 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용 가이드와 팁으로 문서를 구성한 메신저 서비스 ‘슬랙’
추천 문서와 인기 문서를 보여주는 금융 서비스 ‘세모장부’
(오큐파이로 고객센터를 제작하고 운영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앞광고 아니고 앞자랑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검색창 : 검색할 수 없는 사용자 문서는 죽은 문서
검색창은 내가 원하는 정보가 있는 문서를 바로 찾아볼 수 있는 검색 기능입니다.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포털들의 검색창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서비스에 따라 사용자 문서의 종류와 수는 얼마든지 많아질 수 있는데요. 그러면 아무리 분류가 잘 되어 있어도 원하는 내용을 찾기 어려워지겠죠. 특히 고객센터를 찾을 만큼 긴급한 상태일수록 더 그렇고요. 그래서 많은 기업이 검색창을 고객센터 페이지 가장 상위에 노출하고 있습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고객센터 검색창
중고거래 서비스 ‘당근마켓’ 고객센터 검색창
3. 소통창구 : 고객센터의 존재 이유
소통창구는 1:1문의, 채팅, 챗봇, 연락처(이메일, 전화번호 등) 등 고객이 상담원에게 바로 문의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사실 소통창구는 기업과 고객의 소통이라는, 고객센터의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이기 때문에 없는 고객센터는 찾기 힘들죠. 다만 연락처와 문의 버튼만 덩그러니 있는 것보다 문의 유형, 사용자 문서 추천 등을 통해 좀 더 문의와 답변을 쉽고 정확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한, 문의를 남긴 고객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접수 여부와 대기 시간에 대한 공지도 필요합니다.
4. 알림 기능 : 문의량은 줄이고 신뢰도는 높이는 선제·후속 대응
알림 기능은 공지사항, 이벤트, 업데이트와 같은 제품 및 서비스 소식을 알리는 기능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리스트형 게시판을 이용하며 긴급한 내용은 팝업으로 띄우기도 합니다. 알림 기능은 새로운 소식을 알리는 것 외에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서비스에 문제가 생겼을 때 공개적으로 선제 대응과 후속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실제로 문제가 닥쳐도 고객이 느끼는 부정적인 인식이 한결 줄어들며 신뢰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영문 모르는 고객들의 문의가 반복적으로 쇄도하는 것도 막을 수 있고요. 그리고 정기적인 공지나 업데이트는 서비스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공지사항을 최상단에 둔 모바일 게임 ‘앨리스클로젯’, ‘가디언테일즈’(카카오게임즈) 고객센터 (카카오게임즈도 오큐파이로 고객센터를 만들고 운영 중입니다)
5. 주목성 : 긴급할 때 잘 보여야 하는 소화기처럼
고객센터는 응급 상황에 필요한 소화기와 비슷합니다. 필요할 때 찾기 쉬운 곳에, 눈에 띄는 형태로 있어야 하죠. 어떤 기업은 무분별한 문의를 줄이려고 일부러 숨겨두기도 하는데, 절대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문의는 고객센터 내 1:1 문의를 통해 필터링하면 됩니다. 고객센터 자체는 무조건 찾기 쉬운 곳에 있어야 합니다. 급한 상태인 고객들에게 낮은 주목성은 가장 먼저 겪게 되는 부정적 경험입니다.
금융 서비스 ‘토스’ 메인 페이지 GNB바의 고객센터
자기관리 앱 ‘챌린저스’, 마이페이지의 가장 누르기 쉬운 위치에 강조되어 있는 1:1문의 버튼
6. 반응형 : 외출하거나 이동 중일 때도 문의할 수 있도록
반응형이란 PC, 태블릿, 모바일 등 기기에 맞는 레이아웃으로 구현되는 화면 구성을 말합니다. 반응형 고객센터가 중요한 이유는 반응형 웹사이트가 중요한 이유와 똑같습니다. 이미 밀레니얼 세대는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알지 못하며 데스크톱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모바일에서도 가능해야 한다는 인식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특히 고객센터를 찾아야 하는 상황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으며 더욱 편의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2020년 모바일 대 데스크톱 사용 통계에 따르면 B2B 문의의 경우 50%가 모바일에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57 Mobile vs. Desktop Usage Statistics For 2020 – Mobile’s Overtaking!)
지금까지 신뢰와 믿음을 주는, 기본에 충실한 웹사이트 고객센터 기본 요소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 웹사이트에 위 요소들을 실제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음 ‘실전 편’에서는 위 기본 요소들을 실제로 ‘잘 만들기 위한’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저자소개 : 선이은 고객지원 솔루션 오큐파이 마케터 / Saas 스타트업 안에서 다양한 고객사들의 고객지원 사례를 경험하면서 체득한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서 디지털 고객경험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원문 : 온라인 고객센터, 처음부터 따라 하기 (기초편) : 고객들이 웹사이트 고객센터 안 쓰고 전화만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