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노하우 8] 정부과제 연구노트 제출법
안녕하세요 독자님. 블록체인 기반 연구노트 솔루션 ’구노’를 개발하는 레드윗의 김지원 대표입니다.
‘구노하우’는 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생긴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소개하는 칼럼으로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R&D 과제의 연구노트
예비창업패키지나 초기창업패키지 같은 사업화 자금에는 요구되지 않지만, R&D가 들어가는 디딤돌, 창업성장기술개발, TIPS등의 과제를 하다 보면 연구노트 제출시기가 있습니다. 이때 많은 스타트업에서 연구노트를 처음 들어보는 분도 많으시고, 어떤 걸 제출해야 하는지 막막함을 느낍니다.
연구노트라는 것은 선정된 R&D 과제 주제를 개발하는 과정의 모든 기록을 말하며 회의록, 업무진행일지를 포함하여 실험 설계 및 결과 등도 연구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기록들이지만, 막상 제출하라고 하면 급하게 몰아서 따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기존 개발 자료를 어떤 식으로 관리하고 제출하면 좋을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무엇을 얼마나 써야 될까?
A 스타트업에서는 연구노트를 제출할 때 일주일에 1장 정도의 양을 계산해서 모든 팀원이 30장씩 작성하는데 이 과정이 시간 낭비인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과제 금액이 클수록 더 많이 내야 할 거 같고 별도의 증빙자료를 만들어야 할 거 같은 마음에 모든 팀원들이 동원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R&D에서 요구되는 연구노트의 양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정량보다는 정성평가로 진행이 되기 때문에 그동안의 진행해왔던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별도로 연구노트를 작성하기보다는 그동안의 회의 내용 혹은 실험 계획 등을 잘 모아서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B 스타트업은 그동안의 자료를 모아 제출했지만 ‘이건 연구노트가 아니니 보완이 필요하다’라는 답변을 받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여기서 ‘연구노트가 아니다’라는 것은 2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 번째, 국가에서 규정하는 연구노트의 형식을 맞추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연구노트는 작성자가 누구인지, 언제 작성했는지에 대한 사항이 반드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형식이 없어 반려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결과물의 과정으로 보기에는 충분한 내용이 없다라’고 판단되는 경우입니다. 특히 이 경우는 제출만을 위해서 따로 가공하여 작성했을 때 많이 발생합니다.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충분한 고민과 과정이 잘 드러나지 않으면,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반려의 대상이 됩니다.
연구노트 제출의 핵심
1) 양보다는 질
실제 연구노트 심사를 들어가시는 분들이 해당 기업이 몇 장을 냈는지 따로 체크하지는 않습니다. 과제를 잘 진행하고 있는지, 어디까지 진행되고 어떠한 시도를 했는지를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 정도 양을 만들어서 제출하자”가 아닌 “이런 것도 연구노트로 제출을 해보자”는 방식으로 기업의 개발과정에서 필요했던 과정을 담는 것이 좋습니다.
2) 연구노트는 가장 가까이에 있다
업무분담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툴이 많습니다. 단순 업무 배분 기록도 연구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IT 업계라면 서로 코멘트를 남기거나 수정을 한 기록까지도 연구노트로 제출할 수 있습니다. 실험을 따로 진행한다면 실험 방법부터 시작해 실험 결과로 나오는 엑셀 파일도 연구노트로 활용할 수 있으니 연구노트 작성에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3) 최대한 꾸준히, 자주
정부과제 결과물이 100% 성공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정이 충분하면, 성실실패로 인정이 되어 환수처리가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의 기준을 무엇으로 볼 수 있는지’입니다. 유일하게 증거로 제출할 수 있는 것은 연구노트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나중에 제출할 때 몰아서 쓰는 것보다 평소의 기록을 잘 관리하다가 결과가 안 나와도 과정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부과제를 진행하며 연구노트를 제출하는 것이 강제적인 장치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연구노트는 단순히 서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쟁적 연구환경에서 기업의 기술을 지키는 자기방어 장치가 되기 때문에 미리 관리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글: 김지원 / 전자연구노트 솔루션 개발사 레드윗 대표 / 저자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