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84] 술값이 제작비 보다 더 들었다! 초저예산으로 개발한 ‘요즘예능’ 비하인드 스토리
요즘 예능을 내 입맛대로 골라볼 수 있는 예능 다시보기 어플리케이션 ‘요즘예능‘이 12월 18일 론칭 되었다.
기존 다시보기 어플리케이션들이 날짜나 인기순으로만 나열한 것에 비해 요즘예능은 날짜, 요일, 시청률 뿐 아니라 출연자까지도 한 번에 보여주는 서비스다. 또한 사용자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검색하면 그가 초대손님으로 나온 최근 예능 프로그램들은 물론, 과거 출연했던 프로그램까지 함께 보여주기에 예전 모습을 발견하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이 서비스의 특이사항이라면, 현직 VC이자 쫄투(쫄지말고 투자하라!)로 유명한 IDG Ventures Korea의 이희우 대표가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쫄지마! 창업스쿨을 통해 그가 배출한 제자의 기획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라는 것 또한 흥미로운 부분이다. 더군다나 100만원이라는 초저예산으로 술값 한 번 벌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프로젝트라는 솔직함도 호감가는 부분이다.
요즘예능 탄생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희우 대표에게 직접 들었다.
Q. ‘요즘 예능’은 어떤 컨셉으로 만든 서비스인가요?
컨셉이 뭐 있겠어요. 그냥 괜찮은 아이디어, 아이템이 있어 그거 한번 서비스로 만들어 보자 해서 해본 거죠. 술값이나 벌자 뭐 이렇게 시작한 거죠. 근데, 보니깐 예능관련 콘텐츠를 편하게 소비하게 해주는 앱이 별로 없더라구요. 뉴스 기사나 동영상 소비 중에 예능 관련 콘텐츠가 상당히 많은데도 말이에요. 아무도 시도를 하지 않고 있고, 시도 했어도 두드러진 서비스도 없고. 약간 기회가 보인 거죠.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예능 게스트 출연 작품들을 모아서 쉽게 네비게이션 하면서 보는 서비스, 뭐 될 거 같지 않으세요?
Q. 페이스북으로 확인하니 기획부터 제작까지 2개월 동안 총 100만원으로 만든 서비스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요즘예능’은 저비용으로 만든 모바일 앱 입니다. 왜 예능을 한 번에 모아서 쉽게 보여주는 서비스가 없을까 라는 고민에서 나온 앱이죠. 이번 주 가장 뜬 예능은 뭐고, 가장 많이 본 하이라이트 동영상은 뭐고 등등 매주 매주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률 순으로, 날자 별로 모아 보여주죠. 당연히 예능 게스트별로도 보여주고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과거 어떤 예능에 출연했는지 새록새록 발견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동영상 뿐 아니라 뉴스 기사 그리고 함께 출연한 초대손님도 보여줍니다. 이젠 매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예능 동영상, 뉴스를 찾기 해 네이버, 유튜브를 헤맬 필요 없어요. ‘요즘예능’에 다 정리되어 있거든요.
Q. ‘요즘예능’은 정말 단기간에 Lean 방식으로 진행한 것 같은데요. 100만원에 대한 비용은 어떤 식으로 집행했나요?
이 얘기 들으시면 놀라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하. 100만원 중에서 아직도 15만원 정도 남았거든요. 가장 많은 돈은 CSS 코딩 쪽에 50만원 비용이 나갔구요 개발관련 나머지 비용들은 다 내부자원으로 해결했습니다. 내부자원이라 하니 거창하게 보이는데, 그냥 팀원들이 몸으로 떼운 거죠. 그리고, 앱 런칭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페이지를 하나 개설해서 재밌고 짤막한 동영상을 올리는 용도로 운용했는데 그때 페이스북 페이지 Like(좋아요) 광고에 10만원 정도 썼죠. 그래도 10만원으로 3천개 ‘좋아요’를 모았습니다. 또 ‘요즘예능’ 앱 이름 짓는데, 다들 이 바닥에서 많이 굴렀던 애들이라 그런지 네이버 검색 쿼리 중에서 높은 놈으로 몇 개 골라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이름 선호도 조사하는 이벤트 하는데 10만원 썼구요. 3개월 간 서버비용에 10만원, 그래도 돈이 20만원 정도 남아서 어제(12/18일) 출시한 앱 프로모션 광고에 5만원 집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남은 돈은 15만원입니다.
Q. [쫄지마! 창업스쿨]의 제자와 함께 만드시면서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처음엔 제가 진행하는 토크쇼 ‘쫄투(쫄지말고 투자하라)’ 팬이었는데 창업에 관심 있다고 해서 제가 진행하는 ‘쫄지마! 창업스쿨’ 한번 들어보라고 했죠. 강의 마치고 뒷풀이를 하는데 자기가 이런 기획을 하고 있는데 괜찮냐고 묻는 거예요. 그래서 들어보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무리하게 직장을 관두고 시작하는 것은 안될 것 같아 일단 내가 팀빌딩을 도와 줄 테니 팀을 이뤄 한번 해보자고 했죠. 무엇보다도 저 개인적으로는 매번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고, BM 캔버스가 어떻고, 어떻게 린스타트업 방식으로 개발을 해야 하고 이렇게 책 속에서 배운 것을 나불대며 가르치다가 그런 방법론을 직접 접목해서 두 달 만에 MVP(최소존속제품)을 만들어 냈다는 것에, 그걸 만드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에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싶네요. 뭐 최소기능만 구현된 아주 단순한 앱처럼 보이지만 불필요한 기능, 예를 들면 왜 요즘 앱들은 다 로그인을 해야 되며, 댓글 기능은 또 뭐고, 소셜 공유 기능은 왜 다 들어가는지 등 뭐 이런 거 다 빼고 꼭 필요한 수익모델인 애드믹서를 붙여 출시한 앱입니다. 애드믹서엔 카울리, 애드맙 등 4개가 지금 팽팽 돌아가고 있죠. 무료앱을 출시하더라도 광고를 나중에 붙이는 것 보다 처음부터 붙여 가는 게 고객 저항감이 덜하거든요. 뭐 할건 다 한 앱이죠. 하하.
Q.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상황에 대해 설명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다들 저보다 연배가 어려서 곤란한 상황에선 제 의견을 잘 따라와 준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팀의 리더는 아닙니다. 저도 그걸 계속 주지를 시켰죠. 처음 기획자가 팀의 리더라고. 그 리더를 중심으로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선수급들이 각 맡은 역할대로 바로 일을 진행시켜가니 커뮤니케이션 어려움이 거의 없었죠. 그래도 혹 작은 갈등이라도 생길라치면 제가 수시로 모아서 술을 샀죠. 뭐 제 역할은 그 정도로. 그런데 그 동안 샀던 술 값이 제작비 보다 더 들었다는 점!!! 그게 유일한 힘든 점(?) 이죠. 하하. 농담이구요. 다들 이 프로젝트가 맘에 든데요. 자기도 매일 보게 되는 앱이라고요. 자기가 쓸 앱을 자기 손으로 만드니 다들 기쁘게 개발에 동참 하더라구요. 그래서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템을 개발하게 하는 게 확실히 생산성, 효율성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Q. 향후 사업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단계별 목표(mile stones)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너무 잘 되어도 걱정일 것 같네요. 왜냐면 다들 직장도 나와야 하고 법인설립도 해야 하거든요. 지금은 개인사업자(회사명: 스파게티블루)로 이름 하나 걸어놓고 하는 거라. 그저 초심. 그래도 광고로 술값 정도만 벌면 좋을 듯 합니다. 뭐 실패해도 잃을 게 없거든요. 워낙 Lean하게 시작한 거라. 그래도 향후 비전이나 마일스톤이 없는 것은 아니죠. 예능이란 콘텐츠가 특히 한류에 관심 있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는 먹히는 콘텐츠 인 것 같습니다. 그 곳의 팬들이 내가 좋아하는 한류스타의 예전과 최근의 예능모습(동영상)을 얼굴 이미지만 클릭하면 다 나오는데 편하게 찾아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콘텐츠에 대한 ARPU가 높은 일본을 먼저 타겟으로 해서 해외시장에 진출해 보려고 합니다. 일단 한류스타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일본 현지의 예능 소식까지 전하는 수준까지 확장해 보고자 합니다. 일단은 여기까지요. 더 많이 얘기하면 기획자에게 저 혼나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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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다시보기 모바일 앱 요즘예능은 구글플레이에서 안드로이드 버전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ios 버전은 1월 중 출시 예정이다. 먼저 만나보고 싶은 이라면 모바일 웹페이지를 참고하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