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업계 전문가들 “주 52시간제, 스타트업에게는 유연하게 적용해야”
스타트업 업계 전문가들이 혁신과 성과를 위해 스타트업들에게 획일적인 근로시간 규제를 하기 보다는 유연하게 주 52시간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한국벤처창업학회 주최로 지난 27일 개최된 아젠다 세미나에서 ‘스타트업과 주52시간제’가 주제로 다뤄졌다.
이날 토론회는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기조 발표를 맡았으며, 한국벤처창업학회장 허철무 호서대학교 벤처대학원 교수,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김대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송명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회에서는 주52시간제 적용으로 인해 스타트업들이 마주하게 될 쟁점들과 해결방안이 논의되었으며, 대다수의 토론자들은 주 52시간 제도가 첨단 IT 산업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기조발표에서 “스타트업들에게 주52시간제를 적용할 경우 업무시간 측정, 보상, 면제근로자, 본사 이전 플립 등의 이슈가 발생한다”며, “상당수 스타트업들은 다방면의 적용방안을 모색하느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여 사업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이어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근로시간에 대한 획일적인 규제를 하기 보다는 단기간 집약적 업무수행과 고소득을 선택할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혁신을 촉진하는 보상체계를 병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의 발표에 이어 한국벤처창업학회장 허철무 호서대학교 벤처대학원 교수가 모더레이터를 맡아 자유 토론이 진행됐다.
김대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주52시간제가 도입된 것은 저녁이 있는 삶,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 증가 취지로 도입되었지만, 실제 효과는 없었다”며, “새로운 규제로 인해 노동 비용이 상승했고, 오히려 고용은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시간 규제라는 것은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와 같은 구시대적인 발상에 기초한 것”이라며, 혁신이 필수적인 IT 업계에 맞는 제도 개선을 통해 실효성을 높이고 스타트업들의 부담도 덜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주52시간제 도입 취지에 절대 반대하는 것이 아니며 단지 주52시간제가 스타트업 조직 문화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문제의식을 고려해달라는 것”이라며 “스타트업과 구성원들 모두 만족하며 성장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스타트업 같은 창의적 노동 환경에서는 노동 시간을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정말 원해서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통제하는 식으로 제도가 설계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대표는 토스의 근로 문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스타트업의 일하는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스톡옵션, 면제 근로자 등의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해외의 좋은 사례들을 검토해 혁신적인 IT기업에 맞는 규제를 적용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명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19년도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스타트업 재직자들도 주52시간제가 현실적으로 적용하는데 조금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나타났다. 이러한 제도가 필요한 곳도 있겠으나 회사 여건이나 산업 환경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며 “우리 사회의 정책흐름이 과연 미래의 노동시장에 적합하게 바뀌어 가고 있는 지 고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