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98] 2030 싱글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 ‘이음소시어스’ 박희은 대표 인터뷰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20대, 30대 싱글 남녀들에게 하루에 한 명 씩 운명의 이성을 소개해주는 소셜 데이팅 서비스, 이음을 서비스하고 있는 이음소시어스의 박희은입니다.
이음소시어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세 가지 있는데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내 서비스로 이음과 아임에잇이 있고 해외 프로젝트로 헤이(Hey)가 있습니다. 저희 서비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음’은 정말 캐주얼한 소개팅을 대체하는 서비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외에 3월 말에서 4월 초 정도에 네 번째 신규 프로젝트를 오픈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신규 프로젝트의 성격이나 명칭은 어떻게 되나요?
공개하기 이릅니다. 명칭도 아직 확정이 안됐고요. 내부에서는 프로젝트 명으로 ‘블랙잭’이라 부르고 있는데 서비스 네임으로 될 가능성은 없어요(웃음).
이음과 아임에잇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예전 같으면 결혼을 생각했을 법한 연령대에 있는 분들이 이제는 선을 보는 게 아니라 ‘연애 하다 괜찮은 사람이 생기면 결혼하겠다’라는 성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에 상담 한 번 받아볼까’ 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사람들이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요. 우리가 그 시장을 잡아보자는 생각으로 만들어낸 서비스가 아임에잇이에요. 이음 보다 평균 연령대가 조금 더 높고요. 타켓지역과 대상은 서울, 경기권의 직장인들입니다. 이음보다 데이터를 요구하는 게 더 까다롭기도 합니다. 직장도 인증 받아야 하고요. 캐주얼한 소개팅보다는 조금 더 진지한 연애를 하고 싶다는 분들이 쓰기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임에잇과 이음 둘 다 쓰는 분들이 꽤 되는 것 같더라고요. 이음에 있는 용어를 아임에잇에서 쓰시는 분들이 다수 있습니다(웃음).
결혼정보회사의 그것과 유사한듯 싶은데요. 의도하신 부분인가요?
결혼정보회사와 비즈니스모델은 달라요. 다만 생각한 타겟층이 ‘결혼정보회사에 상담 한 번 받아볼까?’라는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일 뿐입니다. 사실 결혼정보회사가 매출은 큰데 반해 회원 수는 그리 많지 않아요.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한 곳도 2만 9천 명 수준이거든요. 그들의 파이를 뺏어 오는 건 큰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조금 더 광범위하게 직장인을 타겟으로 하고 있지요.
본격적으로 대표님의 창업 스토리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창업 전 엔씨소프트에 계셨는데요. 당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엔씨소프트에서 근무한 기간은 6개월 정도 밖에 안되기에 일을 했다고 하기에 조금 민망한 부분이 있어요(웃음). 당시 제가 속했던 팀은 글로벌 사업팀이었는데요. 제가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한 것도 아니고, 해외 게임 산업 리서치를 담당했을 뿐입니다.
제가 엔씨를 첫 직장으로 선택한 이유는 언론정보학을 공부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아서 였어요. 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온라인 미디어와 뉴 미디어에 꽂혀 있었지요. 새로운 미디어라는 방향에서 게임 분야를 선택했습니다.
직장생활이 창업에 도움이 된 부분이 있나요?
당시에는 못 느낀 부분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아요. 조직이 어떻게 형성되고,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 일을 하고, 문서는 어떻게 작성하고 하는 부분은 분명 도움이 됐어요. 그때만큼 그 모든것을 빠르게 배울 수 있었던 시기가 없었던 것 같아요. 더불어 부끄러운 상황입니다만, 엔씨에 정말 잠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엔씨 출신이라고 말해 주셔서 사업을 하면서 득을 본 부분도 있고요(웃음).
창업은 어떻게 하시게 됐나요? 공동창업자 김도연 이사님과의 만남도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창업할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학부 때 공모전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가 있었고 김이사님은 그 친구의 아는 형이었어요(웃음). 당시 친구가 김이사님과 함께 온라인 서비스 사업을 만들었다가 비즈니스 모델을 붙이는데 고심하던 때였어요. 그러면서 ‘결혼정보회사 처럼 남녀를 주선 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해 보려고 한다고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서포트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딱 두 명 있고, 개발도 디자인도 잘 안되다보니 도와준다는 게 큰 의미는 없었어요.
글로벌 산업 리서치를 보면 온라인 데이팅이라는 게 큰 산업이에요. 특히 미국에는 굉장히 큰 산업군으로 자리 잡고 있고요. 하지만 당시 한국에서는 용어 자체가 생소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생각했죠. ‘이 분야가 시장은 분명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누구도 하고 있지 않고, 잘된다고 해서 대기업이 바로 끼어들 것 같은 시장도 아니네?’ 괜찮겠다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뒤로 하고 창업을 선택하신 건데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닌듯 싶습니다.
제 주변 지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듯 싶어요.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은 제가 직장에 들어가는 걸 의아스럽게 보더라고요(웃음). 듣고 보니 그럴 수 있겠다 생각 했어요. 직장에서 가장 많이 느꼈던 건 그냥 실패 하더라도 내가 많은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웃음). 제가 사업을 하는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업계에서는 드문 여성 CEO인데요, 아쉬운 점 혹은 좋은 점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도움이 되는 부분이 아직은 더 많아요. 아주 단순하게는 ‘여성 CEO’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목 받은 부분이 없잖아 있거든요. 거기에 제가 한다는 서비스도 데이팅 서비스이잖아요. 좀 마담뚜스러운 이미지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유저 분들도 자신 또래의 여성 대표가 서비스를 만들다보니 이상하게 만들진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주는 거 같아요.
회사 경영을 할 때 내부적으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가 배운것 중 하나가 ‘일로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위험하다는 거에요.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만큼 회사를 가기 싫게 만드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저희 회사에서는 그러한 부분을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더불어 직원이 많아지다 보니 바꿀 게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차근차근 바꿔나가고 있고요.
또 하나는 회의할 때 이야긴데요. 저는 회의를 하는 순간부터 아이데이션을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구성원 모두가 준비가 돼있는 상태에서 의견 교환하며 빌드업 시키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의견을 내지 않으면 ‘불편해지는 분위기’를 많이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웃음). 팀원들이 항상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이음소시어스만의 기업 문화 라면요?
문화라고 할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사에서 팀장과 팀원만 나눌뿐 서로에 대한 호칭은 닉네임을 쓰고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에요.
회의실 바로 앞에 탁구대가 있는데요?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탁구를 열심히 쳐요. 남성 직원들은 좋은 탁구라켓을 직접 구입할 정도예요. 처음에 회사에서 제공한 저렴한 탁구라켓은 감이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개인 라켓을 사신 분도 있어요(웃음).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서로 섞여서 열심히 치고 있고요. 일부러 그런 성향인 분들을 많이 뽑기도 했습니다. 남자 분들은 좀 부드러운 성향으로 여성분들은 털털한 성향으로요.
현재 이음소시어스의 직원 수가 58명으로 꽤 많은 숫자인데요. 팀은 어떻게 나뉘어져 있나요?
운영이나 CS를 총괄하는 이음 본부와 아임에잇 본부로 세팅돼 있고요. 신규 프로젝트팀이 별도로 있어요. 나머지는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기획팀, 디자인팀, 개발팀, 경영지원팀, 커뮤니케이션 팀, 마케팅 팀 이렇게 있고요. 숫자만 보면 많은 것 같지만 개발 팀 제외하고는 다 소규모 입니다.
최근 마케터도 채용 하시던데요. 리쿠르팅에 대한 반응은 어떻던가요? 그리고 이음소시어스에서 찾는 사람은 어떤 유형인가요?
마케터를 공개적으로 채용한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반응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몇 십 장짜리 제안 PPT를 만들어 보낸 분도 계시고요.
저희가 사람을 선택할 때 항상 중요시 생각하는 건 세 가지인데요. 첫째는,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람에 대한 존중이 몸에 배어 있는 분이었으면 해요. 두 번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어떤 갈등이 있었을 때 풀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분이에요. 세 번째는 센스 있는 분들이에요. 개인적으로 센스는 만들어 진다기 보다 타고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 센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참 많은 분들이 물어 보는 질문이기는 한데요(웃음). 특별한 기준이 있다기 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보시면 될듯 싶어요. 저는 면접 볼 때 쓸데없는 질문을 많이 해요. 취미가 뭐냐, 본인 성격은 어떤 것 같으냐, 평소에 뭐하고 노느냐 등등요. 그 질문에 답변을 하면 거기에 대해 깊게 들어가서 질문을 이어가요. 회사에 굳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일 수도 있지만. 저는 자신의 취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면접 시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요?
저희가 연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연애에 관심이 많아서, 혹은 연애 관련한 칼럼을 많이 써서 지원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픽업아티스트라는 직업을 가진 분도 오셨고요. 그 전엔 몰랐는데 면접자를 통해 그 직업에 대해 아주 자세히 들을 수 있었어요. 이처럼 다른 회사들에서는 보지 못하는 색다른 지원자들을 만났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음을 만든 후 언제 가장 뿌듯했나요?
결혼한다고 청첩장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꽤 계세요. 정말 뿌듯해요. 제가 지금도 기억하는 분은 저희 회사에 최초로 선물을 보내주신 분인데요. 부산에 거주하는 여성 의사분이에요. 30대 중반 정도 됐던 것 같고요. 저희 CS로 ‘너무 바쁘고 해서 연애 못할 줄 알았는데 이음 덕분에 연애 잘하고 결혼할 것 같다. 이음신족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라는 메시지를 주셨어요. 아시겠지만, 저희는 스스로를 ‘이음신족’이라 부르거든요(웃음). CS 쪽에서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회사로 피자가 열 판이 넘게 온 거예요. 카드도 써서 함께 보내 주셨고요. 결혼이라는 건 한 사람의 일생에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순간이잖아요? 그런 걸 우리 서비스를 통해 만들어냈다는 생각에 모두가 무척 뿌듯해 했던 기억이 있어요.
본격적으로 서비스 관련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김도연 이사님을 만나 창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아이템은 이미 세팅돼 있었던 것인가요?
네. 김도연 이사님이 먼저 온라인을 통한 남녀 매칭 서비스를 생각하셨죠. 당시는 소셜 커머스가 나오기 전이었고, 원어데이 쇼핑몰들이 있을 뿐이었어요. 그 컨셉을 접목 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기획을 이어 나갔습니다.
아이템을 처음 접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디벨롭이 됬나요?
처음 베타서비스를 오픈했을 때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대부분 ‘준비 중’이라고 떴어요. 그런데 사실 준비 중인 건 하나도 없었어요(웃음). 지금이야 사람들이 린스타트업이라고 불러 주시지만, 당시 저희는 린스타트업을 의도 했다기 보다 개발자도 없고 디자이너도 없었기 때문이에요(웃음). 일단 준비된 것만 오픈했고 그 상태에서 생각만 했던 걸 모두 준비 중으로 걸어둔거죠. 그 뒤로 디벨롭 하면서 어떤 건 제외하기도 했고요. 사실 디벨롭이라기 보다 A – Z 까지 다 다시 해야 했어요. 개발도 외주를 쓴 게 아니라 아르바이트 식으로 돌렸던 터라 전반적으로 엉망이었거든요. 처음부터 다시 세팅 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린 하면 빨라야 하는데 저흰 빠르진 않았던것 같아요(웃음).
사업초기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개발자가 정말 뽑히지 않았어요(웃음). 공고를 내도 지원서가 들어온 게 불과 1-2년 안되요. 오려다 못 온 사례도 많아요. 저희 쪽에서 연봉을 못 맞춰 주는 경우가 있었고요. 대부분 개발자가 강남이나 분당 쪽을 선호하는데 반해 저희는 합정에 있다 보니 위치가 안 맞은 적도 있었고요. 또 서비스 특성 때문에 부인이나 애인이 반대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요(웃음). 그래서 초기에는 알고 지내던 후배에게 파트 타임으로 도와 달라고 했지요. 제가 회사 업무 마친 후에 24시간 카페에 같이 가서 업무 보다가 후배가 물어보면 그자리에서 대답해주고 그랬어요.
당시 제가 개발을 잘 몰라서 동료들 마음 고생 좀 시켰어요. 사실 회사에 있는 동료들은 제 이야기만 듣잖아요? ‘런칭 곧 할 것 같아요. 준비 하세요.’ 라고 이야기해 놓으면 다들 심장 쫄깃해 가면서 준비하죠. 그런데 막상 개발자 후배를 만나보면 개발이 안되서 런칭이 연기되는 상황이 반복 됐거든요. 제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 거죠. 그때 제가 개발을 모르니까 개발자가 이거 지금 못한다고 하면 ‘일주일 뒤엔 되는 거지?’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했어요. 정말 내가 회사를 더 악화시키고 있구나 라는 생각 때문에 많이 힘들었어요.
더구나 돈을 벌고 있었을 때도 아니어서 런칭하면 곧 망할 거라는 말도 많이 들었거든요. 대한민국에서 게임 제외하고는 유료화 성공할 수 없다는 피드백도 무수히 받았고요. 돈 맛을 알면 결국 음지로 가게 돼있다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그런데 저흰 당시에 선택할 옵션이 없었어요. 돈은 다 떨어져가는 중이었고, 뚜껑 열어서 유료화 안하면 무조건 망하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일단은 무조건 문을 열긴 해야 하는데 개발 때문에 계속 연기가 되고 그런 상황이었죠. 문 열기 전에 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 임계점을 어떻게 극복한건가요?
특별히 극복했던 방법은 없고요. 제대로 준비가 안됐지만 서비스를 오픈했고, 다행히 돈이 벌렸어요(웃음). 정말 그뿐이에요. 다행이었죠.
많은 스타트업의 고민거리인 투자 이야기를 한 번 해보지요. 초기 투자는 어떻게 받았나요?
운 좋게 고벤처를 통해 엔젤 투자를 받았습니다. 런칭하는 시점에는 미래에셋에서 투자를 해줬고요. 김도연 이사님이 다른 사업 하시면서 투자받은 경험이 있어서 제 입장에서는 투자를 받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들도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고요. 투자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된 것 같습니다.
IR을 직접하셨나요?
네, 직접 했습니다. 다른 스타트업처럼 몇 십 군데에서 IR을 하진 않았고요. 운이 좋았던 건 고벤처 포럼에 미래에셋 심사위원님이 오셨는데요. 그것이 인연이 돼서 제가 IR을 했고 그게 다행스럽게도 결과가 좋았어요. 이후에는 슈프리마와 알토스가 들어왔는데요. 슈프리마의 경우 대표님을 제가 다른 모임에서 만나 인사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 대표님이 괜찮으면 투자하라고 말씀하셔서 진행 됐고요. 알토스 쪽은 배기홍 대표님이 트위터에 ‘한킴(알토스 대표)이 쿠팡 투자 차 한국에 와서 몇 개 회사를 보려고 한다. 이음이 괜찮은 것 같은데 혹 소개시켜줄 분 있느냐’는 글을 올리셨는데, 그걸 본 제 지인이 저한테 연락을 줬어요. 그렇게 연결이 됐고요. 미국에는 온라인 데이팅이 활성화가 돼있다 보니까 저희 서비스에 대해 이해가 빨랐어요. 그래서 투자도 빠르게 진행 됐고요. 힘이 안들었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곳에 비해서는 수월하게 성사된 것 같습니다.
대표님은 IR시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두시나요?
우선 저 스스로 이 서비스가 어째서 성공할 수 밖에 없는지 생각했어요. 될 거라고 생각하는 다섯 가지의 근거를 저 스스로 상정했고요. 이 다섯 가지를 볼링핀으로 놓고 볼 때, 핀 세 개만 맞아 넘어가면 잘 될거라고 봤어요. 그래서 PT 흐름을 ‘이런 이런 이유 때문에 이 다섯 가지가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우리 서비스는 이렇고, 현재 보이고 있는 숫자는 이러하다.’로 잡아서 했어요.
또 투자자가 중요하게 보는 건 ‘어떤 팀인가’잖아요? 제가 젊고, 여자이기 때문에 또래 여성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다는 게 중요한 포인트였고, 온라인 미디어에 대해 어느정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 두 번째 포인트 였어요. 반대급부로 저희끼린 ‘마프’라고 부르는데요. 실패 경험이 많아 상호보완이 될 거라는 부분이 세 번째 포인트로 점수를 높게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가 보여준 숫자가 나쁘지 않았고요.
또 다른 부분은 성장가능성에 대한 부분인데요. 솔직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잘 했다고 할 수는 없을듯 싶어요. 다들 시장 규모가 어떻게 되냐고 묻는데, 그걸 가늠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서는 형성된 시장이 아니었으니까요. 저희가 설득하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했지요.
대표님은 연차로 따지면 5년차 창업가세요. 애초에 기대했던 것 만큼 회사가 성장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페이스북 정도 돼야 성장 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웃음). 이음도 정체 시기가 많았고, 그 과정이 무척 힘들었어요. 건방진 말일 수 있는데요. 저희에게는 아주 강력한 경쟁자가 있진 않았어요. 저희끼리 발 동동 구르면서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죠. 그게 참 쉽지 않았어요. ‘우린 계속 부족해, 더 해야 해’ 이런 마음으로 해야 하니까요. 경쟁자가 있었다면 비교라도 하면서 ‘이기자’는 마음으로 동기부여가 잘 됐을 것 같은데 그런 게 좀 아쉬웠습니다.
최근에는 이음과 같은 소셜데이팅 서비스가 참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음을 비교 광고로 마케팅 하는 곳들이 몇 있던데요?
네. 참 많이 나오고 있고 좋게 생각해요. 바람이 있다면 어느 정도 큰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시작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마케팅을 하더라도 저희도 하고 그쪽도 하면 동반 상승효과가 날 테니까요.
그리고 이음과 비교해서 자사의 서비스를 돋보이게 하려는 광고도 자주 봐요. 그냥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중에 너무 심한 곳이 있으면 자제해 달라는 요청은 드리고요. 이음으로 키워드 광고를 하는 곳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사실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경우는 제재 하고 있습니다.
아임에잇이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음 뿐 아니라 아임에잇 가지고도 비교 광고를 하는곳도 있더라고요. ‘내가 써본 아임에잇 후기’라는 타이틀이어서 들어가 보면 다른 서비스 광고하고 있고 이런 패턴이더라고요. 다 대응할까도 고려해 봤지만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더라고요(웃음). 그냥 우리가 더 잘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생긴 서비스들이 IR을 한다면 분명 이음 이야기를 꺼낼거라고 봐요. 선도 서비스와의 차별성이 있어야 사업에 의미가 부여될 테니까요. 모르긴 몰라도 심사위원도 관련 질의를 던질 테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음만의 차별점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데이팅 서비스는 결국 데이터를 가지고 하는 비즈니스입니다. 유저들도 어디가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나와 맞는 사람을 연결해줄까를 생각하게 된다고 봐요. 자랑이 아니라 저희는 분명 국내에서 가장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요. 더불어 선발주자로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매칭 알고리즘 등을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었어요. 이 시장은 분명 선발주자 이익이 존재해요. 후발 주자들이 쉽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또한 데이팅 서비스에 대해 위험요소를 지적하잖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가장 많이 알고 대비하고 있다고 자부해요. 그런 부분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감하지만 안여쭤볼 수 없는 질문을 드려야 겠네요. 이음의 수익 모델이 어떻게 되나요? 월 매출은요?
월 5억 정도 됩니다. 거의 대부분은 부분 유료화 아이템 수익이고요. 최근에 광고가 들어오는 게 있어서 그 부분도 일부 수익모델로 잡혀있습니다. 이음 서비스는 하루 한 명씩 소개 받는 건 무료인데요. 소개 받았을 때 상대가 마음에 들면 ‘OK권’을 구입해야 해요. OK권이 1회권, 정기권으로 나뉘어져 있고요. 또 너무 바빠서 전날 이음을 확인 못했는데, 오늘 들어와 보니 너무 괜찮은 사람이 있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럼 상대방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는 ‘어게인 데스티니(Again Destiny)’ 아이템을 구입해야 하는 형태도 있습니다. 이 아이템들이 싸진 않아요(웃음).
안전에 대한 이슈가 있을듯 싶어요. 특히 여성 분들이 위험하지 않느냐는 말도 들으셨을듯 싶고요.
A라는 사람이 클럽에서 하는 행동과 레스토랑에서 하는 행동이 다를 수 있죠. 그래서 온라인 서비스더라도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 명확하게 분위기를 세팅해주면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이음에 회원가입을 하면 주민번호 인증을 하는데 그때 ‘기혼자가 가입했을 때 법적조치를 취한다’는 등 사소하지만 다양한 안전장치를 두고 있어요. 사람들이 이걸 봤을 때 ‘아, 이 서비스는 어떤 서비스구나’를 느낄 수 있고요. 또 가입해서 바로 쓸 수 있지도 않아요. 저희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데요. 차별을 한다거나 물 관리를 하는 건 아니고요. 얼마나 성실하게 키워드를 작성했는지를 봐요. 예를들어 키워드를 ‘귀찮아, 모르겠어, 대충’ 이런 식으로 하면 승인이 거절 됩니다. 저희는 커뮤니케이션을 ‘이 서비스는 이음신이 다스리는 이음신국으로 가입하려면 입국 절차가 필요하다. 그를 위해 입국 요청을 하면 이음신족들이 승인을 해준다’는 식으로 하고 있어요.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서비스라는 인식을 주려 노력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이음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이야기 하는 게 꺼려지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친구들에게 연인을 소개할 때 ‘온라인으로 만났어’라고 말하는게 일반적이지는 않듯이요.
맞습니다. 다만 우리 유저들 중 남성 분들은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하고 있어요. ‘내가 진짜 대박 어플 발견 했어. 나한테 맞는 여성을 한 명씩 소개해줘’ 이런식으로요. 그래서 남성 유저분들을 모으는 건 크게 어렵지 않아요. 그에 반해 여자 분들은 본인이 써도 주변에 말을 안해요(웃음). 그래서 여성 분들한테 입소문이 나는 게 참 어렵고요.
저희가 여성분들에게 입소문이 확 난 적이 몇 번이 있기는 했어요.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들이었는데요. 저는 비공개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가 그렇게 많이 있는지 몰랐어요(웃음). 어느 순간에 회원가입이 엄청 많아서 유입 경로를 보니 포탈 카페더라고요. 대부분 비공개 카페들이었고요. 저희가 12시 30에 매칭을 해드리는데, 그 카페에 12시 30분이 되면 이음 글로 도배가 된대요. 읽어보니 ‘나 오늘 이런 사람 매칭 됐어요.’ 이런 내용으로요. 카페 운영자가 보다 못해서 이음을 금지어로 거는 일도 있었어요(웃음). 이렇게 익명성이 보장 받는 곳에서는 바이럴이 참 잘 되는데, 정작 오프라인에서 친구들에게는 말을 안하더라고요.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기도 해요.
현재 눔과 아임에잇이 콜라보를 하고 있습니다. 이음은 특히 콜라보를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작년 붕가붕가레코드와 코웍도 그렇고요. 어떤 비전 아래에 진행하는 일인가요?
저희의 숙제는 이음에서 남녀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보통 ‘솔로’라는 말이 연애를 못하는 사람을 조금 부정적으로 일컫는 듯한 어감이 있는데요. 유사한 단어지만 ‘싱글’이라는 단어는 내가 선택한 길인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주체적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저희는 싱글이라는 단어를 잡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싱글들의 문화와 접점이 있는 부분과 콜라보를 진행했고, 하고 있어요.
온라인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거예요. 저희는 그 속도를 조금 빠르게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러려면 이음이 온라인 일대일 소개팅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자연스러운 만남이 이어지게끔 노력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올해부터는 오프라인 쪽을 많이 집중하고 있어요. 싱글들이 단순히 외롭다 뿐만 아니라 심심하다는 기분이 들 때 저희를 생각할 수 있도록 많은 지점을 만들려고 노력 하고 있습니다.
올해 계획하고 있는 이벤트들이 있다면요?
연극이나 뮤지컬 쪽에서 저희와 함께하려는 니즈가 많습니다. 특정한 날에 좌석을 주시겠다는 곳들이 꽤 있어요. ‘극적인 하룻밤’이라는 작품과 연결 해서 싱글 매칭 컨셉으로 준비해서 곧 진행할 거고요. 현재는 짝 스키캠프 이벤트를 하고 있습니다. 날이 풀리면 여자분들 좋아하시는 플리마켓 형태로 또 하나를 진행하려 하고요. 또 하나는 ‘싱글런’을 준비중이에요. 사실 싱글들이 화장 다하고 드레스업하고 달리러 오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 목적을 우리가 좀 더 극대화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그렇게 판을 키워 나가려고 계획 중이에요.
혹여 연애코칭은 계획에 없으신가요?
최근에 좀 니즈가 있더라고요. 하지만 저희가 이음을 통해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보라’는 거거든요. 과정을 통해 상처도 받아보고 경험이 쌓여야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식의 코칭은 저희 방향과 조금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 중에 해외 프로젝트인 헤이(Hey)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헤이는 아직까지는 몇 개 시장에 테스트 중입니다. 말 그대로 올려만 놓고, 소소한 마케팅들만 해보고 있는 상태예요. 어느 정도 숫자가 나오는 곳이 있으면 그 쪽으로 집중할 생각입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지금 저희 단계에서는 해외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일단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 놓아야 해외에서 좋게 봐줄거라 생각해요. 지금은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요.
이제 마무리 할 시간인데요. 초기 창업자, 예비 창업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나 조언이 있으시다면요?
20대는 열정이 있는 연령대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끈기 있게 뭔가를 해본 경험이 부족한 연령대이기도 해요. 저 역시도 그러했고요. 6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 둔 전적이 있기 때문에 사업은 빨리 접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어요(웃음). 뭘 하든 끈기 있게 하자는 말을 하고 싶어요. 시작하긴 정말 쉽고, 서비스 출시하기 전까지 온갖 즐거운 생각들만 하잖아요? 조금만 있으면 페이스북같이 될 수도 있을것 같고(웃음). 하지만 대부분 뚜껑을 여는 순간 비참함을 직면하게 되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걸 시작하면 어떤 시련이 있어도 3년 내지 5년 까지는 무조건 버텨내겠다는 생각, 이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시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이음소시어스에 대해 꼭 알아줬음 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음소시어스의 직원 58명의 평균연련은 29세에요.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싱글이고요. 다시말해 이음과 아임에잇의 주 연령대입니다. 실제 모두 사용하고 있고, 이들의 친구들 역시 대부분 이음의 유저들이에요. 이렇듯이 이음소시어스는 20대, 30대 싱글들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회사라는 것입니다. 가장 말씀드리고 싶고, 가장 자신 있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