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플랫폼 생태계, 동반성장 위해선 어느 한쪽에 책임 전가되지 않아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플랫폼 규제나 사용료 등 여러 문제들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플랫폼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기업, 소상공인 등 어느 한쪽에 책임이 전가되기 보다는 모두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 한국벤처창업학회는 ‘신뢰와 공정이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플랫폼 생태계 세미나’ 2회차를 온라인으로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달 16일 ‘플랫폼 생태계 톺아보기’를 주제로 진행된 1회차 세미나에 이은 2회차 세미나로, ‘소상공인과 플랫폼 Win-Win하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가 플랫폼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최규완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먼저 “플랫폼 생태계는 기존 비즈니스와는 달리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함께 자원을 공유하고 조정하는 관계”라며 “플랫폼 기업, 정부, 소상공인 등 플랫폼 생태계 참여자들이 각자 자리에서 역할을 다할 때 사회 전체의 잉여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교수는 “플랫폼 기업의 경제적 가치 추구와 사회적 가치 추구가 상관관계가 높고 많이 맞닿아 있기 때문에, 정부는 플랫폼을 적대시하기 보다는 소상공인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플랫폼과의 협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두번째는 김영신 서울신학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가 ‘이커머스 플랫폼 참여 소상공인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소상공인이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고 이를 잘 활용할수록 플랫폼 참여 효과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플랫폼에 참여하는 모든 소상공인들이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잘 활용할 때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플랫폼 기업은 소상공인의 참여를 유도하고 효과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호혜적으로 플랫폼과 소상공인이 공동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을 정립하도록 생태계 모두가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어지는 토론 세션에서는 김도현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지속가능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이해관계자들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유병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플랫폼 생태계가 지속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이익을 독식해서는 안된다”며 “플랫폼 기업도 성장하고 공급자들도 이익을 내면서 그 효용을 소비자들도 누릴 수 있는 적정수익과 가치의 분배에 대한 고민이 중요하다. 앞으로 해당 논의가 좀 더 데이터에 근거한 증거 기반 논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 원장은 “플랫폼 경제는 아직 초창기”라면서 “지금은 작은 파이를 어떻게 나눌지 보다 파이를 혁신으로 어떻게 더 키울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플랫폼은 혁신을 통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자영업자들이 그 안에서 혁신 성장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이 필요하며, 정부는 일방적 규제보다는 성장하고 확대 재생산할 수 있는 기제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플랫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플랫폼 역시 수출 산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혁신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과 소상공인 당사자들의 의견도 이어졌다. 이현재 우아현형제들 이사는 “우아한형제들은 고객의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많은 플랫폼들도 그러한 역할을 하고자 하고 다”며 “중요한 고객 중 하나인 공급자의 매출을 증대시키는 ‘성장의 도구’ 역할을 해야 의미가 있는 것이 플랫폼 업”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이사는 “우아현형제들 역시 이를 위해 소상공인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 사업들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민상대 국민대학교 디지털 SME 최고위과정 1기 회장은 “플랫폼 경제가 확산된다고 해서 모든 소상공인이 플랫폼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상공인들이 각자 본인의 사업이 플랫폼에 진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고민해보고, 이를 사업의 성장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충분한 계획을 바탕으로 플랫폼에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플랫폼 생태계 톺아보기’를 주제로 진행된 1회차 세미나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특징과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효과성에 대해 전문가들의 토론이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김주희 국민대 혁신기업연구센터 연구본부장, 이화령 KDI 플랫폼경제연구팀 연구위원 등은 발제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전통적인 산업과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라며, 섣부른 수수료 규제와 ‘플랫폼 수수료’ 용어에 대해 지적했다. 이들은 ‘플랫폼 사용료’라는 단어가 더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토론에서 정미나 당근마켓 대외정책실장은 “어느 정도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받는 당근마켓 역시 비즈니스모델이 완결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많은 플랫폼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경쟁이 이루어지면 수수료 문제 역시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레저차량 공유플랫폼을 운영하는 조수빈 밴플 대표 역시 “플랫폼 창업은 단순히 앱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노력이 플랫폼 사용료에 담겨 있음을 소비자들이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