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 테라퓨틱스’는 어떤 특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을까?
디지털치료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는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미국에서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디지털치료제 기업이기 때문이다. Pear Therapeutics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디지털치료제 개발 파이트라인(Pipeline)을 아래와 같이 가지고 있다.
약물 중독 치료에 대한 reSET과 reSET-O를 FDA 승인받아서 상용화되어 미국시장에서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불면증 디지털치료제인 Somryst도 제품화 진행 중이며, 조현병, PTSD, 다발성 경화증, 편두통 등 다양한 질환을 대상을 치료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 제품군을 연구하고 있다. 다른 질환에 대한 Pear Therapeutics의 디지털치료제 특허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루고, 이번 칼럼에서는 reSET과 reSET-O에 해당하는 약물중독 치료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특허에 집중하고자 한다.
Pear Therapeutics는 외부에 본인들이 약물 중독 치료와 관련하여 아주 강력한 특허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특허검색 DB에서 Pear Therapeutics를 출원인이나 양수인으로 검색하면 몇 건의 특허가 나오지 않는다. (현재는 계속해서 Pear Therapeutics가 출원한 다양한 질환 타겟의 디지털치료제 특허출원이 공개되고 있지만, 2~3년 전쯤에는 시스템 구성과 관련된 1건의 특허만 확인이 되었다.)
이렇다보니 Pear Therapeutics가 약물 중독 디지털치료제와 관련하여 강력한 특허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필자는 Pear Therapeutics의 홈페이지를 상세히 검토해보면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Pear Therapeutics는 홈페이지에 특허전문회사(NPE)인 인텔렉츄얼 벤처스(Intellectual Ventures)사를 IP분야 파트너로 소개하고 있고, ‘Advisory Board’에서 활동하고 있는 ‘Eric Leuthardt’ 교수를 포함하고 있다. 발명자로 Eric Leuthardt를 포함하고 있는 미국특허를 검색하여 본 결과, ‘SEARETE LLC’ 또는 ‘The Invention Science Fund I LLC’ 명의로 되어 있는 특허가 다수 있었다.
검색 결과, Intellectual Ventures의 사업 분야는 ①발명투자기금(IIF, Invention Investment Fund), ②발명개발기금(IDF, Invention Development Fund), ③과학투자기금(ISF, Invention Science Fund)로 구성되고, 이 중 과학투자기금(ISF)은 스스로 연구에 착수하여 미래 기술을 개발하는 부서로, 다양한 분야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즉, ‘Invention Science Fund’는 NPE(비실시기업)인 Intellectual Ventures의 주요한 투자 펀드의 하나이고, SEARETE LLC는 Intellectual Ventures의 자회사로, Intellectual Ventures사를 대신하여 특허를 매입, 라이센싱, 특허 침해 주장 등을 수행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파악된다.
Eric Leuthardt 교수가 발명자로 포함된 미국 특허 중에서 약물 중독 치료와 관련된 건들은 SEARETE LLC 명의로 출원되었다가 권리 이전되어 현재 특허권자는 Invention Science Fund I로 확인된다.
약물 중독치료와 관련된 미국특허를 상세히 살펴보자
위의 미국 등록특허는 2008년 12월 1일에 출원이 된 후에 오랜 기간의 심사과정을 거쳐서 특허등록이 되었다. 본 특허는 ‘중독을 치료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복용한 개인의 동요 또는 불안에 관한 적응증(indication)을 획득하여, 중독 금단 증상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개인의 주의를 돌릴 수 있는 컴퓨터 게임을 실행’하는 것을 특징으로 청구항에 기재하여 특허 등록을 확보하였다. 이는 약물 중독 치료용 디지털치료제와 관련하여 아주 포괄적인 특허 중 하나로 판단된다.
US 9649469건 등록확보를 위한 심사 진행 중에 Intellectual Ventures는 계속출원*을 통해 다른 관점의 추가 특허 확보를 추진하였고, 이에 따라 아래의 미국특허 US 9358361를 별도로 확보하였다.
(*계속출원: 기존의 출원명세서를 그대로 유지하고 기존출원의 출원일자를 동일하게 확보하면서, 별도 출원을 통해 다른 방향의 청구항을 추가적인 심사를 받아볼 수 있는 미국 출원 제도로, 한국의 분할출원과 유사함)
위의 등록청구항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US 9358361 특허는, 복용 스케줄에 따라 중독방지제(anti-addiction agent) 투여 지시를 제시하고, 중독방지제의 약물동태학에 기반하여 중독방지제를 투여할 때 디지털 치료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고, 디지털 치료 어플리케이션 실행 및 중독 방지제 투여 시간에 개인에게 나타난 효과를 모니터링하여, 결과를 종합하여 건강 관리자가 접속할 수 있도록 이를 전송하는 것이다.
즉, US 9649469 등록특허는 디지털 컨텐츠를 기반으로 약물 중독 치료의 금단증상을 줄이기 위한 측면의 특허이고, US 9358361 등록특허는 약물 중독치료를 위한 중독방지제(Anti-addiction agent) 복용 시에 어플리케이션을 함께 활용하는 측면의 특허이다. Pear Therapeutics가 약물 중독 치료와 관련하여 강력한 특허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 근거는 IP 파트너인 Intellectual Ventures의 이러한 보유특허들 때문으로 추정된다. Pear Therapeutics가 Intellectual Ventures와 약물 중독 등의 디지털치료제와 관련된 특허들에 대해 독점적인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닐까 예상된다.
위의 특허 2건은 2008년 12월 1일 기준으로 출원되어 2010년 6월 정도에 외부공개가 된 출원으로, 아직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개념이 등장하기도 전에 출원된 건이다. 이러한 공개일자가 빠른 선행문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Pear Therapeutics는 연구개발이나 사업을 시작한 시점에 약물중독 치료에 대한 포괄적인 특허출원을 진행하면 선행문헌에 의해 진보성 위반으로 등록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고,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된 약물중독 치료와 관련한 세부적인 기술내용으로 Pear Therapeutics 명의의 특허출원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 살펴본 Pear Therapeutics의 reSET과 reSET-O와 관련된 Intellectual Ventures의 보유특허 사례를 통해서 이러한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다.
1) “디지털치료제(DTx)”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전에서 환자 치료용 소프트웨어는 존재하였으므로, 10여년 이전에 현시점에 디지털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개념에 대한 특허가 출원되고 등록되어 있을 수 있으며,
2) 미국 디지털치료제 기업의 보유특허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전에 출원되어 등록된 특허에 대해 디지털치료제 기업이 라이센싱을 통해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을 수 있다.
3) 또한, 디지털치료제 기업들도 실제로 사업을 하지 않으면서 특허를 확보하여 특허 라이센싱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는 NPE의 보유특허에 대해 주의하면서 미리 확인하여 볼 필요가 있다.
원문 : Pear Therapeutics는 정말로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을까? (디지털치료제 기업 분석 1탄)
저자소개 : 정태균 BLT 파트너 변리사는 서울아산병원, 연세의료원, 서울성모병원 등의 국내 주요병원과 의료분야 기업의 특허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핀테크/보안/인공지능 등의 IT 스타트업의 특허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