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tartup’s Story #112] 코뉴, 새로운 장을 넘기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우선 코뉴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코뉴에서 대표를 맡고 있는 박동진입니다. 코뉴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하는 콘텐츠 전문제작 회사’입니다. 코뉴(CONEW)는 Content on You, Content New, Content Network의 줄임말로, 세상에 없는 새로운 형식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협업해 최적화된 콘텐츠를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하겠다는 의미입니다. 2013년 2월 1일, 핸드스튜디오 콘텐츠 기획팀 5명이 자회사로 출발했고, 지금은 총 10명의 히어로즈가 일하고 있습니다.

히어로즈라는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특별한 콘셉트가 있나요?

네. 저희 코뉴는 구성원을 ‘히어로즈’로 부릅니다. 코뉴의 콘텐츠를 접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세상을 구원할 맑은 콘텐츠를 제작해 보자는 의미입니다. 현재 캡틴아메리카,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 캣우먼, 뮬란, 헐크, 아이언맨, 스파이더 맨, 토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코뉴의 히어로즈 아이콘

1년만에 두 배로 인원이 늘어난 셈이네요.

네. 예전 인터뷰에서 ‘저희 멤버는 10명 정도가 최대 인원이라고 말씀 드렸는데, 지난 1년동안 5명이 추가로 합류하여 10명이 되었습니다. 1년만에 10명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채용과 인력이 가장 고민일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정도의 인원이 적정할까’를 늘 고민해야 하고, 늘어나는 인원만큼 일이 늘어야 하고, 인원이 늘어난 만큼 소통이 어려워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코뉴는 도전해야 할 일과 넘을 언덕이 많은 회사인데, 충원을 하였을 때, 코뉴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요. 그러나, 코뉴의 도전 정신과 잘 맞고, 우리와 같은 꿈을 꾸는 열정적인 사람을 만나면 함께 하고픈 마음이 앞서다 보니 이렇게 빠른 시간 동안 좋은 분들을 많이 모시게 되었습니다. 다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여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면서도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자부합니다.

처음 5명에서 한두 명이 보강될 때만 해도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앞섰지만, 10명의 인원이 아니었다면 분명 지금의 코뉴는 없었으며, 프로젝트 대응에도 상당한 차질이 있었을 거에요

코뉴가 문을 연 지 일 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요?

작년 2월1일부터 1년 동안 정말 수많은 프로젝트와 함께 정신 없이 지내왔습니다. 여전히 넉넉한 회사는 아니지만, 지난 1년 동안의 성적표(재무제표)를 얼마 전 받아보았는데, 적자 없이 무사히 2014년을 준비할 정도는 되더군요. 설립이 1년이 채 되지 않은 코뉴를 찾아주시는 클라이언트가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참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최근 핸드스튜디오와의 지분 관계를 청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핸드스튜디오의 초기 투자자였고, 핸드스튜디오는 코뉴에 투자한 모회사였습니다. 최근 핸드스튜디오의 지분 관계를 정리하게 된 것은 저의 지분이 핸드스튜디오 내부 직원들을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기도 했고, 코뉴도 1년 전, 약속대로 핸드스튜디오의 자회사에서 독립하게 되었습니다. 1년 동안 믿고 기다려준 안준희 대표와 핸드스튜디오에도 이 지면을 빌려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물론 지분을 정리했어도 여전히 핸드스튜디오와 코뉴는 형제 회사이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축구 시합도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와 핸드스튜디오 안준희 대표 사이의 관계를 궁금해하시는데, 여전히 둘도 없는 좋은 친구이자 훌륭한 창업 선배입니다. 요즘은 각자의 회사 업무가 바빠지다보니 예전에 비해 함께 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가끔 만나면 사업 이야기도 나누고 좋은 아이템에 대한 아이디어도 함께 고민합니다. 가끔 예전처럼 당구도 치고 피시방도 가며 옛날을 추억하기도 하고,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일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죠.

2013년 코뉴와 함께한 클라이언트는 어떤 곳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시, 청와대 등 정부 기관의 요청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서울시에서 에너지 절약과 관련하여 진행하고 있는 ‘원전 하나 줄이기’사업 소개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코뉴가 제작한 홍보 영상은, 서울시 곳곳에 설치된 전광판과 지하철역 등을 통해 노출했습니다.

코뉴가 제작한 서울시 에너지 절약 사업 소개 영상

이외에도 모회사였던 핸드스튜디오나 삼립, 휴맥스, 한진해운, 메가박스처럼 기업 고객이 회사 홍보 영상이나 서비스, 상품 소개 영상을 제작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고, 한솔교육 등 교육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쉐이커(Sha.kr)와 협업해서 영상제작 템플릿을 선보이기도 했고요.

최근에는 스타트업의 소개를 받고 저희를 찾아오는 스타트업 몇 곳과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청와대 직속기구, 청년위원회 ‘청년포털‘ 홍보영상제작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제 곧 청년위원회에서 ‘청년포털’이라는 사이트가 개설될 예정인데요. 이 사이트는 취업준비생과 예비 창업자에게 꼭 맞는 일자리와 아이템을 연결해 주는 기능을 소개하는 영상을 코뉴가 제작했고, 곧 오픈될 예정입니다.

코뉴가 만든 청년포털 영상

이번 프로젝트는 실사와 캐릭터를 합성해보는 방법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새로운 시도였고, 짧은 시간 안에 전달하려는 메지를 잘 전달한 것 같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들을 비롯해 작품에 대한 멤버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고요.

창업 후 일 년간, 가장 보람찬 순간이 언제셨나요?

스타트업의 제작의뢰를 받아 제작한 경우가 몇 차례 있였는데, 우리가 제작한 영상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때였던 것 같습니다. 저희도 스타트업이고 창업 초기라, ‘우리가 창업 초기 느꼈던 홍보에 대한 어려움을 겪을텐데, 그 기업이 가진 좋은 기술이나 서비스를 잘 소개해 그 기업의 성장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직접적으로 투자할 수는 없지만, 우수한 서비스이거나 우리가 표현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제작에 대한 의뢰가 들어왔을 때에는 예산 및 일정을 최대한 배려하는 식으로 간접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이런 스타트업이 코뉴의 잠재 고객이라는 마음도 있었고요.

코뉴가 만든 채팅캣 소개 영상

2014년에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의 서비스 홍보영상은 꾸준히 제작하고 싶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멤버들 모두 1년 중에 최소 한두 달은 외부 프로젝트가 아닌 ‘코뉴 브랜딩 타임’을 가지고 싶었는데, 바쁘다보니 가지지 못했습니다. 작년 연말쯤 기회를 가질 예정이었는데,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대표로서 구성원이 재정적 안정을 빠른 시간 안에 누리길 바라는 마음이 크기도 했고, 2~3년간은 프로젝트를 쉴 새 없이 수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쉴 새 없이 달려왔는데, 지나고 보니 큰 오산이었습니다. 여전히 재정이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급여를 올려보려는 시도도 있었고, 약간의 금전적인 보상으로 구성원들이 좀 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거든요.그러나, 멤버들이 ‘당장 물질적인 보상을 받는 것보다, 우리 내부가 가진 아이덴티티와 실력을 더 갖추자. 돈은 그 실력에 따라온다’는 이야기를 먼저 했습니다. 물론 다들 곧 가정을 이루어야 하거나, 이미 가정이 있어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필요합니다. 그런 보상을 거절한다는 의미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콘텐츠에 몸을 사르고, 도전하겠다’는 정신으로 무장하고 코뉴를 선택했는데, 어느새 외부 프로젝트에 치이면서 ‘우리의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이 없어진 건 아닐까라는 고민들을 하고 있는 모습에 오히려 제 자신이 부끄럽더군요. 올해 12월에는 꼭 모든 외부 프로젝트를 잠시 내려놓고, 우리의 콘텐츠를 향한 꿈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또 다른 아쉬움이라면 지금까지는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다른 영상, 디자인회사와 교류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영상디자인 전공자가 아니다 보니 이 분야의 분들과 관계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도 했었고, 코뉴 만의 색깔을 가진 창의적인 작품이 제작되려면 외부와의 교류를 약간은 경계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코뉴 아일랜드’에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업계의 다양한 분들의 조언도 구하고,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싶습니다.

다들 월급을 올리는 걸 거부했다니, 일반적인 회사와는 다른 것 같습니다.

저희 내부에서는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코뉴는 전 직원이 회사의 매출, 예산,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 모든 정보를 동일하게 알고, 저를 포함해 모두가 같은 액수의 월급을 받아갑니다. 또한, 내부에서 구성원을 평가하거나 결과물에 대해 ‘누가 낫다,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경쟁을 붙이지도 않습니다. 영상 분야 전공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배워온 경영지식으로는 성과에 따른 부의 분배는 조직을 성장시키고, 개인에게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는 이미 외부의 클라이언트의 만족을 뛰어 넘는 결과물을 위해 자기 자신과 싸우면서 성장하고 있고, 누구보다 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한 노력이 단지 금전적 보상의 숫자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경계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하고,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도 구성원 모두와 나누고 있습니다. 대표의 짐을 구성원들이 나눠지겠다고 해줄 때가 가장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최근 코뉴 모든 구성원들과 한 해를 돌아보며, 앞으로도 우리는 끊임없이 도전하며,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구성원이 ‘지금 당장의 월급보다 실력에 좀 더 집중하는 쪽을 택하겠다’고 결정했고요. 재정이 넉넉하지 않음을 다들 또 너무 잘 알고 있기에 한마음으로 잘 버텨보자는 마음과 회사에 대한 미칠듯한 애정이 있어 가능한 결정이다 보니 한편으로는 대표로서 가장 마음이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2014년의 코뉴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지난 1년, 코뉴의 한 해는 정말 다이나믹 했는데요. 이제 창업 1년 된 스타트업에게는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은 길을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설립 초기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대한 열망이 상당히 뜨거웠는데, 최근 ‘넛잡’과 ‘겨울왕국’의 제작과정을 보면서 하루 이틀의 단순한 고민과 뛰어난 실력으로만 닿기에는 너무 방대한 목표라는 생각을 하고, 그 열망을 잠시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매년 콘텐츠진흥원이나 SBA를 통해서 단편애니메이션, 프리프로덕션 등의 사업에는 꾸준히 도전하고 있으며, 먼 미래에는 코뉴표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2013년 캐릭터 지원사업에도 채택되어,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고요.

코뉴가 진행 중인 캐릭터 지원 사업 ‘피터우드’

다만, 애니메이션 분야에 필요한 요소를 더 차근차근 쌓고, 철저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제작을 잠시 미뤄두고, 올해 3월부터 기존 콘텐츠기획팀을 주축으로 ‘상품기획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상품기획연구소는 단순 외부 프로젝트의 기획업무에서 벗어나 코뉴의 강점인 영상 콘텐츠와 다양한 문화상품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을 기획하고 제안하여 실제 개발까지 진행하는 조직입니다.

서비스 소개나 홍보 영상 등의 외부 프로젝트도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존 기획팀이 연구소 업무를 맡게 되면서 제작자가 클라이언트와의 미팅, 기획부터 제작까지 담당하는 구조를 가져가려 합니다. 지난 1년동안 몇 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라 오히려 작품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제작의 능률이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를 택하기 때문에 코뉴가 작업하는 영상이 ‘클라이언트가 지시하는 대로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역제안을 통해 더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능동적으로 제작했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고, 코뉴의 제작자들도 새로운 분야의 도전을 할 수 있어 윈윈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코뉴가 가진 목표가 있나요?

지금까지는 코뉴의 컬러를 가진 콘텐츠 제작에 몰두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의 영상이라는 무기로 좀 더 세련된 콘텐츠 제작을 통해 다양한 기술과 문화까지 접목해, 소비자들이 더 건강하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싶습니다. 추후 콘텐츠 상품 개발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개발 직군을 보강해 콘텐츠와 기술의 조합에 도전하고픈 바람도 있고요.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출신 콘텐츠 기획자이자 PR/마케터입니다. 10년차 블로거로, 글을 읽는 것과 쓰는 것 모두를 좋아합니다. 콘텐츠 저작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플랫폼과 삶을 재미있게 만드는 새로운 모바일/웹 서비스, 스마트TV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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