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를 다니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프로젝트를 손에 꼽아보라면 항상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프로젝트가 있다.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더십 워크숍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를 좋아하고, 각자 다양한 배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이야기도 함께 나누는 것을 무척이나 즐기는 나에게 그 프로젝트는 꿈과도 같았다.
전 세계 유명 기업 임원들을 한 자리에서 만난다. 그리고 이미 임원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기업의 비전과 목표, 가치(Value)와 일하는 방식, 목표를 논하는 자리에 내가 함께한다는 것. 말로만 들어도 가슴 벅차고, 심장이 뜨거워지는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설렌다. 그때의 경험을 통해 알았다. 훌륭하게, 똑똑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개인도 멋지지만, 진짜 더 위대한 리더는 ‘본인과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며,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방향과 목표를 이해하는 사람이다’ 라는 것을.
키즈노트에 조인한 지 어언 2달이 되어간다. 내가 이곳에 조인한 것은 바로 키즈노트 구성원들의 “진정성”과 키즈노트가 이 세상에 펼칠 수 있는 무한한 가치와 가능성 때문이다. 아직 발전할 여지가 많은 대한민국 영유아계의 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혁신할 수 있는 곳이란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긴 마라톤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곳에서 2주가 흐르고 구성원들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여러분은 키즈노트가 1년 후, 2년 후, 그리고 10년 후에 어떤 모습이면 좋다고 생각하세요?”
모두가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을 대하고 있었지만, 이 질문에 쉽게 “이렇다!” 라는 대답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렸다. 수많은 기업들이 그렇지 않을까? 너무 바쁘게 일하다 보니 우리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제안했다. “여러분, 우리 키즈노트 비전 워크숍 갑시다!”
‘비전 워크숍’이라는 개념 자체가 들어보기는 했을지라도 익숙하지 않은 개념일 것 같았다. 그래서 워크숍을 가기 전부터 ‘사람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눠야지’라는 목표를 가지고 접근했다. 키즈노트 비전워크숍을 위한 준비를 3단계로 준비했다.
우선 개개인이 생각하는 키즈노트의 모습을 알고 싶었다. 솔직한 이야기를 위해 키즈노트 구성원들 각자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리고 서로에게 공유되지 않도록 그 내용을 취합했다. 솔직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각자가 중시하는 가치와 꿈꾸는 키즈노트의 모습에 대한 의견이었다. 그 다음에 벤치마킹하고 싶은 회사를 조사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회사가 직원들의 롤모델인지 물어봤다. NC소프트, 이노레드, 카카오톡 등 다양한 회사가 언급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금요일 오후 티타임에 서로의 의견을 공유했다. 세 번째로 오너십을 위해 각자에게 Role을 부여했다 신기하게도 새내기인 내가 선정했던 Role 분배가, 지금 생각해도 딱 맞았던 것 같다.
드디어 키즈노트 비전워크숍 날이 되었다. 그 과정을 러프하게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워크숍을 준비하는 회사에서 참고해 주시면 좋을듯 싶다.
1) 아이스 브레이킹 : 참석자의 의견을 이해하고, 서로 일 외의 Personal 한 이야기를 공유. 그리고 그들이 생각하는 워크숍 성공의 정의 이해하기
- A. 당신이 개인적으로 겪었던 가장 큰 도전, 어려움은 무엇입니까?
- B. 키즈노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의미 있는 경험은 무엇입니까?
- C. 이번 키즈노트 비전 워크숍은 성공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 나를 이해하기
- A.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멋졌던 순간 공유하기. 일 적인 것이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음. 개인의 가치관과 생각이 반영된 것이고 무의식 중에 본인의 전 인생 동안 형성된 “나 다움”이 반영됨. 그리고 세 명씩 Pair을 이루어서 그 이유에 대해서 서로 공유하고 이해함.
- B. 솔직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과 독립된 공간을 제공함. 방으로 들어가서, 어떤 팀은 식탁 쪽으로 둘러앉아, 또 어떤 팀은 거실에 둘러앉아서 정말 평소에는 절대 할 수 없을 만큼 솔직한 이야기들이 실제로 많이 오고 감.
- C. 결론 : 내 옆에서 일하고 있는, 매일 일주일에 5번씩 일하는 시간 동안 옆에 있던 과거 1년, 2년 동안 같이 일했던 내 옆 사람에 대해서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고, 더 많이 이해하게 됨
3) 나를 알고, 너를 알기
- A. 서로의 깊숙한 이야기들을 Pair들을 돌아가며 공유. 그리고 이해한다. 10여 명의 소수의 그룹으로 나뉘어, 이런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 층 더 가까워지고, 과거에 몰랐던 내 친구, 내 동료의 모습을 이해하게 됨. 이 친구가 기분이 좋을 때, 이 친구가 기분이 나쁠 때,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다가 아니라, 이 친구의 마음속에는 이 친구의 생각은 나와 다른 환경에서 조성되어 만들어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함.
4) 키즈노트 Value
- A. 나를 알고 너를 알고, 우리를 알았으니, 구성원들의 가치관으로 구성된 것이 바로 스타트업 Value다. 키즈노트 Value는 우리 각자의 생각이 모여 이루어짐. 3주 전 우리가 미리 작성한 가치들을 가장 오른쪽에 적어 놓았다. 3주 전 본인들이 적어냈던 것들이라 생소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 B. 그리고 가장 왼쪽. 이들 중 공통되게 꼽을 수 있는 것. 그리고 혹시 지금 추가하고 싶은 것, 중요한 것들을 왼쪽에 골랐다. 그리고 각자 의견을 말할 때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해당 Value가 왜 키즈노트 Value에 들어가야 하는지 등 의견을 공유함
- C. 마지막으로 왼쪽 중, 진정한 키즈노트 Value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Grouping을 통해 만들어 보았다. 총 2시간 정도가 걸렸다. 각 가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원하는 내용이 해당 단어에 포함은 되는지, 혹시 빠지지는 않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 키즈노트 Value가 정해지면,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텐데, 그에 적합한 것들인지.
- D. 결과적으로 나왔다. 우리 키즈노트의 Value 4가지(Communication 올바른 소통, Excitement 짜릿한 순간, Professionalism 최고를 향한 집념, Constructive criticism 건전한 충돌)
- E. 4개가 맞는지, 5개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혹은 가장 완벽하고 안정적인 숫자라고 할 수 있는 3가지가 되어야 하는지 또 한동안 의견 교환이 오고 갔다. 그리고 한국어와 영어 설명이 우리가 고민하고 생각한 바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이에 대한 고민도 오래 지속되었다.
5) 키즈노트 Way : 키즈노트 Way란! ‘키즈노트 직원들은 이렇게 일한다’를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가 정한 3가지의 키즈노트의 Value에 근거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 Communication 올바른 소통
-키즈노트 고객과의 소통은 장모님과의 소통처럼!
-오늘부터 우리 D+1이다!
- Professionalism 최고를 향한 집념
-제한된 자원은 비겁한 변명이다.
-구성원 모두가 자유와 책임을 가지며,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한다.
-120% 백이십 프로
- Constructive Criticism 건전한 충돌
-건전한 태클 / 니킥 / 로우킥
-우리 오늘 하얗게 불태웠어 (짤방과 함께)
-뒤끝 없기 / 레드카드 없음
6) 키즈노트 人
- A. 키즈노트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다. 개성 만점 인물 소개. 이렇게 정리해봤다. 이 부분의 경우, 저녁식사 이후 즐겁고 유머러스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진행되었다. 가장 Impact 있는 메시지를 내는 사람에게 5장의 스티커 (스티커 보물찾기 진행됨)를 제공했다.
7) 고객에게 보내는 진심 어린 메시지
-키즈노트인은 진정성을 가지고 일한다. 모두가. 매 순간.
-우리가 이번 워크숍을 통해 배우고 느낀, 그리고 고객에게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어봤다.
8) 키즈노트 value / Way 검토 및 키즈노트 로드맵
-키즈노트 Value / Way : 진정 우리가 이 가치들을 걸로 우리 자신과 역할을 되돌아봤을 때, 부끄럼 없이 yes라고 말할 수 있는가? 냉정하게 엄격하게 따져봄. 그리고 고민함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음.
-올바른 소통 / 최고를 향한 집념 / 건전한 충돌!!!
-2014/2015는 아직 진행 중. 방향성은 어느 정도 있으나, 구체적 그림은 계속 조금씩 바뀌어나갈 수 있음.
-향후 3~6개월 내의 개발부 / 사업부 팀의 계획 공유 및 의견 반영, 가장 시급하게 떠오른 문제들에 대한 반영 등 고민하여 정함. 또한, 명확하게 정답인 지도보다는, customize가 가능하고, 상황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한 달에 두 번 이상 전체가 로드맵에 대하여 논의하는 시간을 만들자고 약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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