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세계 최대 핀테크 행사에서 통한 ‘K-스타트업’
“변동성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일까”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ingapore Fintech Festival, 이하 SFF)이 2019년 이후 3년만에 비대면 행사로 돌아왔다. 올해로 7회를 맞이한 SFF는 싱가포르 금융관리국(MAS) 주도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 핀테크 전시 및 컨퍼런스다.
싱가포르는 세계 금융 허브라는 국가적 이점을 적극 활용해 SFF를 세계 최대 핀테크 행사로 성장시켰다. 첫 행사부터 싱가포르 금융기관 및 현지 자산운용, 은행, 보험, 핀테크 기업,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 등이 대거 참여했으며 작년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했음에도, 전세계 160여개 국가에서 60,0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세계적인 핀테크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올해 SFF는 115개 국가에서 62,000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으며, 570여 개 결제, 송금, 보안, 솔루션 분야 기업이 부스를 꾸렸고 850여 명의 전문가 발표 세션이 진행됐다. 또한 2000여 개 기관에서 참가 신청을 했으며 한국을 비롯한 25개 국가관도 조성되었다. 싱가포르 전역에서 한 주 간 진행된 네트워킹 이벤트 ‘이노베이션 랩 크롤 엔드 인더스트리’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글로벌 금융기관 및 IT기업 등 다국적기업 경영진이 연사로 나서는 콘퍼런스도 3일 간 열렸다. 대형 콘퍼런스 무대에서 다양한 핀테크 주제로 콘퍼런스가 진행됐다.전시회 메인 주제는 ‘Building Resilient Business Models Amid Volatility and Change(변동성과 변화 속 탄력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으로 불확실한 것만이 확실한 시대에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기술 트렌드가 발표됐다.
MAS 핀테크 책임자인 소프넨두 모한티 국장은 “전세계가 웹3.0, 디지털 자산, ESG 중심으로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있다. 이번 SFF 2022는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금융의 중심 싱가포르…투자유치 핀테크 생태계 조성해 아시아 금융 중심으로!
싱가포르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진다. 싱가포르 정부는 최저 법인세율 정책 등 다양한 유인책을 유지하며 글로벌 금융기관을 비롯해 다수의 유니콘 기업을 유치했다. 이는 거대한 금융 자본이 싱가포르로 유입되는 물꼬가 되었다. 당국은 핀테크 분야에 적극 투자하고 민관협력 기회 및 친기업 제도를 펼쳐 핀테크 기업들이 신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신속하게 출시하는 환경을 조성해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세안 금융시장의 관문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는 뉴욕, 런던, 홍콩과 함께 세계 4대 금융시장으로 꼽힌다. 200개 이상의 은행과 1,200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보유한 싱가포르는 B2B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테스트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또한 글로벌 핀테크 강국을 표명하며 스타트업을 육성한 결과, ‘글로벌 핀테크 허브’로 불리게 되었다.
싱가포르의 금융산업은 높은 교육 수준과 맞물려 훌륭한 인재를 모이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큰 규모의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가 창출되고, 세계 각지의 핀테크 전문 인력도 싱가포르에 모이고 있다. 싱가포르가 핀테크 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최신 트렌드의 중심이 된 것도, 2016년에 출발한 SFF가 세계 최대 핀테크 행사로 자리잡게 된 것도 양질의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기에 가능했다.
특히 벤처캐피털 자본이 싱가포르로 몰리는 추세여서 투자유치를 염두에 둔 글로벌 스타트업의 방문이 잦아지고 있다. 2021년 기준 싱가포르에서 핀테크 기업에 투자된 VC 자금은 3.5조 원 규모이다. 이런 우호적 환경 속에서 2021년 기준 싱가포르에 등록된 핀테크 기업은 1350여개, 종사자만 20만 명에 달한다. 동남아시아 핀테크 기업 중 10%가 싱가포르에 근거지를 둔 셈이다.
“뭉쳐서 힘을 낸 K-핀테크 스타트업”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에게 SFF는 기업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행사에 대거 참여한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 및 IT기업, 핀테크 스타트업과 사업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현장에서 만난 참가기업 관계자는 “SFF는 참가 기업의 적극성에 따라 성과도 제각각”이라며 “부스에서 관람객을 만나는 것도 의미있겠지만 부지런히 다니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고 전했다.
서울시과 부산시를 비롯해 서울핀테크랩,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싱가포르 IT지원센터 등 기관들은 이번 SFF 콘퍼런스에 한국관을 조성해 K-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올해 한국관의 트렌드는 과거처럼 행사장 곳곳에 산재되어 있지 않고 공동 조성되거나 한 지역(5관)에 모여있었다는 것이다. 한국관 부스는 여러 국가관 중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이기도 했다.
기관들은 현지 투자사나 파트너사를 사전에 발굴하고 현장 피칭과 네트워킹 행사 등으로 소통을 도왔다. 서울핀테크랩과 K-스타트업센터 싱가포르는 현지 투자자를 초청해 K-스타트업 IR피칭 행사를 주관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는 “회사 사업모델에 대한 관심도가 국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느꼈다. 심지어 우리 사업모델과 거의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도 만났다.”며 “유럽과 동남아시아 진출을 추진 중인데 싱가포르도 유력 시장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해외 금융기관들과 후속 미팅을 약속했다. SFF 참가는 좋은 기회였고 향후 의미있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주현 서울핀테크랩 센터장은 “한국 공동관 조성과 네트워킹 행사는 입주기업의 빠른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해외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법적인 규제나 시장 현황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았다. 그런 니즈가 있는 해외 스타트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보려 한다. 앞으로도 우수한 스타트업들이 더 많은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관에서는 블록체인, 전자보안 솔루션, 간편 결제 등 K-핀테크 스타트업이 기술과 제품을 홍보하고, 현장에서 글로벌 투자자와의 상담도 진행됐다.
이번 SFF에는 부엔까미노(저축 앱 ‘세이블’), 스몰티켓(펫 디지털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 ‘펫핑’), 페이하다(해외 송금 서비스), 윙크스톤파트너스(온투업 서비스 ‘윙크스톤’), 페이먼트인앱(핀테크 전문 기술 기업), 이노핀(빅데이터, AI 기술 기업), 센트비(전자지급결제서비스), 에이아이스페라(사이버부정탐지시스템), 에프엔에스밸류(블록체인을 활용한 정보보안), 원투씨엠(지불 및 바우쳐시스템), 퀀팃(로보어드바이저시스템), 체리솔루션즈(사이버보안), 풀스택(돈세탁방지시스템), 핀투비(공급사슬금융플랫폼) 등이 참가했다. 이중 센트비 최성욱 대표는 SFF글로벌 핀테크 어워드(SFF Global FinTech Awards 2022)에서 10대 핀테크 리더로 선정되었다.
한편 다음 SFF는 2023년 11월 13일-17일에 다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