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비즈니스와 투자 기회 잡았다”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
11월 첫째 주 성대히 열린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ingapore Fintech Festival, 이하 SFF)은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 및 IT기업, 핀테크 스타트업이 대거 참여한 행사였다.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입을 모아 의미있는 행사였다고 전했다. 단순히 기업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는 “회사 사업모델에 대한 관심도가 국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느꼈다. 심지어 우리 사업모델과 거의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도 만났다.”며 “동남아시아와 유럽 진출을 추진 중인데 싱가포르가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해외 금융기관들과 후속 미팅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데이터 기반 온투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 서비스 ‘윙크스톤’을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이다. 사업 초기부터 신용, 담보 부족으로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상공인 맞춤형 중금리 대출상품을 선보여왔고 연체율과 부실률 모두 0%를 유지하고 있다. SME사업자별 현금흐름 추정(CFSS)기반 복합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사업자의 현금흐름부터 상환능력, 자금 수요의 유형을 정확하게 평가하여 한도를 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SFF 2022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권오형 윙크스톤파트너스 대표와 현장에서 일문일답을 나눴다.
올해 SFF에 부스 참가와 현지 투자자 대상 IR을 했다. 외국 핀테크 기업 관계자와 투자자의 반응이 어땠나.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이 데이터에 기반해 소상공인의 신용평가를 하고, 비대면 대출 시스템을 만들어 직접 대출을 하는 거다. 참관 기업 및 기업 방문객들이 우리 사업 모델을 높게 평가해줬다.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 진출을 진행 중인데 협업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 것이 수확이다. 국내 VC나 투자 기관, 금융기관들에게 우리 모델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그런 이해도가 국내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느꼈다.
협업 대상 기업이나 기관은 어디를 말하는 건가.
우린 국내에서 이커머스나 모빌리티 플랫폼에서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와서 신용평가 모델을 돌린다. 해외에서 이 모델을 원활히 하려면 해외 금융기관과 협업이 필요하다. SFF에서 일본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 금융기관과 밋업을 했고 후속 미팅이 예정되어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소공상인 대출 사업을 하는 잘나가는 회사 CEO를 만났는데 우리과 똑같은 사업 모델이어서 서로 깜짝 놀랐다. 농담으로 한국에서만 사업을 해달라고 하더라. 서로 부딪치지 말고 양쪽 마켓에 관심 있는 금융기관들을 소개해 주자고 얘기했다.
오랜만에 열리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여서 그런지 관람객이 무척 많았다. 또한 국내서 보기 힘든 핀테크 모델도 다수 보였다.
다양한 종류의 금융기관들이 있다는 것이 국내행사와 SFF의 차이인 것 같다. 한국 핀테크 산업은 성장 단계이기에 아직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SFF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 핀테크 회사들이 최신 트렌드에 걸맞는 사업 모델을 선보이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보다 규제가 없는 국가들이기 때문일거다.
핀테크 영역에서 최신 트렌드도 봤을 거다. 무엇이 관심을 끌던가.
우리 사업을 고도화할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있다. 데이터 위변조 이슈를 없애기 위해 데이터 자체를 블록체인으로 구성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SFF 현장을 살펴보니 관련 기술을 갖고 있거나 이미 사업을 하는 회사들이 보였다.
SFF에 참가한 해외 금융기관들이 개방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최신 기술과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 금융 기관은 규제 등 여건으로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해외는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덜하기에 빨리 도입되는 것 같다.
이번에 SFF에 참가하면서 생각했던 목표가 있었을 거다. 어떤 걸 기대했고, 얼마나 이뤘나.
시리즈 A 라운드까지 투자유치를 했고, 지금 브릿지 투자를 추진 중이다. 현재 얼어붙은 국내 투자시장에서 우리같은 핀테크 사업은 환영받는 모델은 아니다. 이커머스처럼 매출이 금방 올라가는 것도 아니기에 우선 투자 대상이 아니다. 사실 시리즈 B 라운드에서 핀테크에 투자하는 VC는 한국에 거의 없다.
SFF에서 우리 모델을 다르게 봐줄 해외 VC가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왔고, 다행스럽게 우리의 생각은 옳았다. 우리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들을 다수 만났다. 특히 ESG 등 임팩트 펀드에서 우리 사업 모델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다. 우리 사업 모델이 소상공인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기에 관심을 가진 듯 싶다.
다른 나라는 돈이 말랐는데 싱가포르는 자금이 넘쳐난다고 한다. 오히려 투자할 회사가 적다는 말도 나온다고 한다. 이곳에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 법인 대표는 “여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고 하더라. 싱가포르에 자주 올 듯싶다.
근본적인 질문인데,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뭔가.
국내외서 회계사로 일했다. 한국에서는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M&A 가치평가를 했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FDIC(연방예금보험공사)나 FRB(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의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 당시 미국 은행들이 신용평가를 고도화해 소상공인 대출을 적극적으로 했다. 그런 모델이 왜 한국에서는 없을까를 고민했고 사업 모델로 괜찮다고 판단했다.
바로 사업을 시작한 건 아니다.
소상공인들이 이커머스에 판매하고 구입하는 것들이 디지털화 돼 있어야만 가능한 모델인데 당시에는 그런 환경이 조성되기 전이다. 국내 핀테크 기업과 미디어 커머스에서 몇년 간 CFO로 근무했는데, 어느날 보니 데이터가 충분히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API로 연동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4년 전 창업을 하게 됐다.
회사 구성은 어떻게 되어 있나. 핀테크 영역 특성상 소규모로 운영되진 않을텐데.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하고 있다. 금융, 핀테크 쪽 인재는 물론이고, 서비스 기획자와 IT 개발자, 데이터 사이언스 인력도 있다. 현재 25명인데, 속도를 내야하기에 올해 10명 정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에 다수 선정됐다. 특히 금융 기관과의 협업 프로그램이 많다. 그들도 인정하는 모델로 읽힌다.
KB금융그룹의 ‘KB스타터스’, 메트라이프 ‘인클루전 플러스5.0’ 등에 선정됐다. SFF기간 중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 선정 통보도 받았다. 감사한 일이다.
KB국민은행과 동대문 시장의 공급망 데이터체인 구축을 함께한다.
동대문 사입 시장이 15조 원인데 그게 다 현금 거래다. 동대문패션 공급망 데이터체인 구축 및 상호 활용, 동대문패션 공급망 데이터체인을 활용한 금융상품·서비스 발굴, 공급망 데이터와 블록체인 기술의 융합 연구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스타트업들과 함께 동대문 시장의 원단·부자재, 도·소매업자의 거래데이터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개발을 시도할 계획이다.
4년 동안 1조 원 정도 대출을 검토하고 700억 원 정도를 실제로 진행했는데 지금까지 연체는 단 한 건도 없다. 데이터 기반으로 하는 모델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소공상인 대출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낮출 수 있는 의미있는 수치라고 본다. 싱가포르에도 우리와 유사한 회사들이 많은데, 그들의 연체율도 매우 낮다. 우린 이 모델이 담보대출보다 더 안전한 대출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서울투자청과 서울핀테크랩 덕분에 SFF에서 부스도 꾸렸고 현지 투자자 대상 IR도 했다. 많은 유무형 성과를 얻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