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은아 떠나지 마(이하 가떠)’ 의 첫 에피소드가 공개 된 뒤 다수의 스타트업 관계자들로 부터 팀원 추천을 받았다. 게중에 가장 먼저 추천메일을 보내준 사람은 스마트알림장 키즈노트의 김준용 대표로 그가 추천해준 사람은 바로 황찬우 매니저(25)다.
김대표는 황매니저를 가르켜 ‘데이터에 대한 분석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 탁월한 역량을 가지고 있고, 무엇보다 열정이 매우 뜨거운 중요한 인재’라고 표현했다. 대표가 팀원을 공개적으로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흔한일은 아니다.
그래서 황매니저를 만나봤다. 그가 어떤이유로 키즈노트를 선택했고, 키즈노트는 그를 왜 떠나 보내기 싫어하는 걸까?
반갑습니다. 황매니저님. 키즈노트에는 언제 입사하신 건가요? 처음부터 함께 하신건가요?
아닙니다. 저는 2013년 3월부터 합류했으니 1년 정도 됐어요. 키즈노트가 다음 달에 두 돌이 되니 회사 역사의 절반을 함께한 셈입니다.
키즈노트가 첫 직장이신가요?
인턴을 빼고는 첫 직장이에요. 사실 저는 아직 졸업을 못했어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휴학중입니다.
키즈노트에 합류하게 된 과정을 이야기해 주신다면요?
회사를 선택하게 된 멋진 스토리는 없어요. 선배가 키즈노트 채용이 있다고 알려주시고, 추천해주셔서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됬어요. 사실 제 주변에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나 조카가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전까지 키즈노트 서비스 자체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았어요. 저는 재무를 공부하던 학생이었고, 키즈노트가 당시 IR작업(투자를 위한 기업설명회), 펀딩 작업을 하고 있었터라 서비스보다는 그 과정 자체에 흥미를 느껴서 합류했다가 점차 비즈니스 자체에 흥미를 가지게 되어 이렇게 눌러앉게 되었습니다(웃음).
처음부터 정직은 아니셨던 거군요?
네. 저는 인턴부터 시작했어요. 6개월 근무 후에 전환이 돼서 지금은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고요. 지금은 IR작업뿐만 아니라 BM을 하는 세일즈나 마케팅 등 전방위 영역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키즈노트의 비즈니스 영역이 관심사가 아니라고 하셨는데요. 원래 관심이 있던 분야는 어느쪽이었나요?
처음에는 스타트업을 꿈궜지만, 벤처캐피탈(이하 VC)로 방향 선회를 했어요. 재학시절에 스타트업을 해봤던 경험이 있는데요. 당시 시작 동기도 좀 가벼웠고, 일도 어설프게 했어요. 인적구성 부분에서도 한계가 있었고요. 그래서 잘 안됐어요. 한 번 겪어보니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이 커보이더라고요. 창업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것도 인지했고요. 그래서 파이낸스 쪽으로 공부를 했어요. 내가 창업할 역량이 안된다면 VC가 되서 그들을 도와주기라도 하자 싶었죠. 그래서 VC를 목표로 공부를 하다가 스타트업의 IR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있다고 해서 키즈노트를 알게됐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다시 처음에 꿈꿨던 스타트업으로 돌아가게 된겁니다.
다시 돌아가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텐데요. 스타트업에 대한 매력이었나요?
둘 다 매력이 있었죠. 스타트업의 매력이라면 첫 번째로 피드백이 바로바로 온다는 거에요. 키즈노트와 같은 스타트업은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제가 전면에 있어서 해야 되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많은 역할을 해야하는데 그것에 대한 내-외부 팀원들의 피드백이 매우 강렬하게 와요. 그런 과정에서 저를 알아가는 것 같아 매력 있어요.
키즈노트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일단 팀 문화가 좋았던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키즈노트의 비즈니스를 통해 고질적인 사회문제가 개선이 된다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가 돌아가게 될것 같아서에요. 그런 것이 직관적으로 보였어요. 잘 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로켓이 출발하려고 하면 일단 타라’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한테는 키즈노트가 로켓같아 보였어요. 아직 출발 전인 키즈노트라는 로켓을 접한 게 행운처럼 느껴진 적도 있었어요. 과거형으로 말했네요. 현재도 느껴져요(웃음).
키즈노트는 제가 처음 스타트업을 시도했던 시절처럼 불확실성이 큰 단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미 너무 잘 되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요소가 꽉 차버린 그런 상태도 아니에요. 기술적으로는 완벽하지만, 오퍼레이션이나 세일즈 등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제가 그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 시점에 우연한 기회로 들어왔다는 게 럭키로 느껴져요. 그래서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고요.
키즈노트만의 문화는 어떤것이 있나요?
키즈노트만의 문화는 아닐텐데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영어 이름으로 서로를 호칭해요. 언어가 다르니까 생각하는 것도 따라오더라구요. 예를 들어서, ‘대표님 이거 어때요?’ 보다도 ‘스미스 이거 어때요? 클레이 이거 어때요?’ 이렇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구요.
그리고 대표님들과 회의를 하다보면 난상토론할때가 있잖아요? 납득이 안되면 반박을 하고, 그거에 대해서 납득이 안되면 설득해야 하고요. 그러한 과정에서 감정이 올라오기도 해서 얼굴을 붉히고 얘기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대표님들은 그런 과정을 좋아하고 장려하세요. 나중에 직원의 주장이 틀렸다고 밝혀져도 서로 ‘건전한 충돌’로 부딪히는 거에 대해서 적극 권장하세요. 그게 너무 마음에 들어요. 사실 저는 충돌이 일어날 때 느끼는 피드백이 커요. 거기서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느껴지고요. 또한 그런 부분이 활성화 되어야 팀도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것들이 단순히 구호로 머무르지가 않아요. 정말로 팀 내에서 실천되고 있는 문화이고 매력입니다.
황매니저님은 키즈노트에서 어떤일을 하시나요?
스타트업이 대부분 그렇겠지만, 사실 다 관여가 되어 있어요(웃음). 하지만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BD로서 BM을 붙여나가는 임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일즈나 마케팅 전략의 실효나 개선방안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키즈노트에서 업무적, 비업무적인 부분에서 황매니저님이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너무 많아요. 비업무적으로는 제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뭘 잘하고, 뭘 못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게 됐어요. 저 자신에 대한 윤곽을 잡아줬다고 생각해요.
업무적으로 보면, 제가 가진 프로의 역량은 키즈노트에서 다 배운거죠. 한 회사의 이름을 등에 지고 나가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무게와 책임감도 있고요.
황매니저님이 회사에 처음으로 합류한 시점이 IR을 하던 시절인데요. 결국엔 투자유치가 됬고요. 투자가 이루어지는 근본적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세요?
저희는 회원수 15만, 다운로드 수 30만 정도에요. 다른 모바일 서비스에 비해서는 많은 수치라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이 작은 모수 안에서 활동량은 의미가 있는 수치에요. 전체 월간활동사용자수 대비 하루에 들어오는 사용자수의 전환율이나 하루 회원 한 명이 앱 안에 머무르는 체류시간이나, 이 사람이 하루에 구동시키는 앱 수치나 이런 부분이 다른 서비스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한 수치에요. 그러다보니 모수만 늘린다면 굉장히 많은 가능성을 가질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논리로 접근했던 게 주효했다고 봅니다.
키즈노트를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서비스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키즈노트는 스마트폰 기반 알림장이에요. 기존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아이의 생활을 담은 알림장을 수기로 작성해 각 가정과 커뮤니케이션을 했어요. 알림장 뿐만 아니라 가정통신문이나 투약의뢰서나 동의서 등이 그렇게 작성됐죠. 아무래도 불편한 부분이 많이 있었는데요. 키즈노트는 이러한 부분을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현재까지는 솔루션 차원에서만 머물고 있지만, 향후 영유아 산업의 플랫폼까지를 목표로 보고 있어요.
키즈노트와 같은 서비스들이 몇몇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키즈노트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일단 가장 처음나온 선도 서비스에요. 스마트 알림장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었고요. 저희는 이제 2년이 됩니다만, 다른 업체들은 1년 남짓이 대부분이에요. 단순히 기간이 오래 됬다는 게 강점은 아니겠죠. 하지만 저희는 런칭한지는 2년이지만 그전 6개월 정도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상주해서 정말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눈에 보이는 기능 외 그 아래 숨겨져있는 근본적인 니즈를 캐치했어요. 더불어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루어지다 보니 기능적으로도 여타 서비스와 차별점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강점은 전화응대를 직접 한다는 거에요. 기능상 문제보다는 소소한 키즈노트 사용법에 대한 문의가 많아요. 그래서 전화응대를 안할 수가 없어요. 활용을 하고 싶은데 못할 수가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불편한 점에 대한 목소리도 듣고요. 고객과 소통이 굉장히 활발하게 되고 있습니다. ‘올바른 소통’이라는 부분에서 회사에서 지향하고 있는 부분이고요. 하지만 콜센터 등 대응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직접 받다보니 업무효율 측면으로 보면 힘든 부분이긴 해요. 다른 업무를 하다가 전화가 와서 응대를 하면 흐름이 끊어지고, 전반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져요(웃음). 하지만 저희가 대기업과 상대할 수 있는 저희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하고 핵심 경쟁 무기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저희도 그 취지를 알기에 힘들다고 하소연하기 어렵고요. 그래서인지 저희 대표님들이 저희보다 전화를 많이 적극적으로 받으세요(웃음). 그러면서 이런 말씀도 하세요. ‘다른 스타트업들은 전화 좀 왔으면 좋겠다는 곳도 많다. 불편하면 사용자는 그냥 떠나버린다. 그런데 이렇게 사용법을 물어봐주고, 불편하면 얘기를 해주는게 얼마나 감사한가?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야 하는거다’ 라고요.
대표님이 두 분이시잖아요. 어떤 분들이세요 두 분은?
최장욱 대표님이 먼저 창업을 했고, 이후에 김준용 대표님이 합류를 하셨어요. 두 분은 안랩 출신이고요. 각각 개발부와 사업부를 총괄하고 계세요. 두 분은 제대로 된 콤비에요. 내외형적으로 서로 상호보완이 되는 관계로 보여요. 회사 분위기를 이끌줄 아시고요.
소위 엄마와 아빠인가요?
그렇죠. 최장욱 대표님이 아버지 유형이라면 김준용 대표님이 어머니 유형이에요(웃음). 서로 다르면서 조화가 잘되는 관계로 보여요. 힘든 시기를 같이 겪어 오면서 돈독해지신 것 같고요.
황매니저님은 앞으로도 키즈노트와 함께 하실건가요?
저는 남들과는 다른 커리어패스가 있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상당히 엷어졌어요. 사회 평균적인 눈높이를 봤을 때, 월등하다고 취급되는 그런 직위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나 동경은 사라졌고요. 그리고 대표님들의 방관으로 제가 버릇이 많이 없어졌어요(웃음). 아마 기존 기업들에 가면 못 참을 것 같아요.
과거에는 대기업과 같은 사회적 직위에 대한 동경이 있었구요?
옛날에는 있었죠(웃음). 점을 찍는다는 표현을 스티브 잡스가 했다고 하더라구요. 지금 제가 하는 일이 점을 찍어 가는 것 같아요. 나중에 그림을 완성시킬 때 이 점이 포함이 안 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점을 찍다보면 좀 더 풍성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제 주변에서 진행하고 있는 취업준비나 고시는 점을 일단 하나 찍어놓은 다음에 그 선을 향해 빠르게 점을 찍어가는 과정으로 보여요. 빨리 갈수도 있고 성공할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직선밖에 안되는 거잖아요? 그런 부분에 대해 좀 회의감이 있어요. 풍요롭지는 않다고 봐요.
스타트업 팀원에게 있어 부모님 설득은 또다른 난관입니다. 어떻게 말씀드렸나요?
그렇죠. 사실 부모님은 제가 본격적으로 이쪽에 매진하고 있는지 모르세요(웃음). 아직 인턴인 줄 알고 계시구요. 제가 아직 나이가 많이 차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다 군대가겠지’라고 생각을 하시는듯 싶어요. 아무래도 부모님을 설득하려면 많은 공유와 설득이 있어야겠죠? 부모님 설득도 있겠고, 제 스스로 납득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키즈노트가 더 성장하길 바라고 있어요. 바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가 그 안에서 역할을 하고 싶고요. 회사도 저도 성장하길 바랍니다.
이 인터뷰를 부모님이 보시면 안돼는 건가요? 가떠 시리즈의 기획 취지 중 하나가 ‘부모님 전상서’도 있기는 해요(웃음).
공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매체의 힘을 빌어서 말씀드리는 것도 좋겠죠(웃음).
인터뷰 LC : 함효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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