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봤던 광고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벼룩시장 구인구직’ CF다. 특히 광고 끄트머리에 연예인 김C가 나즈막한 목소리로 말하는 카피문구가 인상적이다.
‘당신만 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일도 당신을 찾고 있습니다.’
그렇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잊고 있었다. 회사가 직원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직원도 회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이다. 물론 대다수의 구직자가 회사를 선택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선택 기준이 좁다. 큰 기업에 한정된 이야기겠지만, 연봉과 회사의 규모가 우선순위다. 이를 목표로 설정한 스펙 쌓기가 당연시 되고, 대학교에서의 학과 선택 역시 이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어느 기업에 들어가려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가 공식처럼 돌아다닌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아니라 사회가 선호하는 직군에 자신을 투영하는 셈이다. 물론 고연봉이 보장된 큰 기업에서 일하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니다. 하지만 회사를 선택함에 있어 돈과 명함 속 지위만을 따진다면 그 삶이란 것이 과연 행복하겠는가. 물론 이건 꼰대적 발상이긴 하다.
큰 기업들에 구직자가 몰리는 반면에 스타트업과 같이 연봉도 많이 줄 수 없고, 일가친척에게 회사소개를 하려면 1~20분에 끝나지 않는 작은 기업은 인재를 구하는 것이 어렵다. 스타트업은 인재에 목마르다. 하지만 인재는 스타트업을 선택함에 있어 큰기업에 비해 많은 고민을 한다. 더불어 이직 역시 여타 중견기업에 비해 그 빈도수가 높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구시대적 유물이 된지 오래지만, 스타트업의 이직률은 꽤 높은편에 속한다. 큰 고민없이 선택해서 자신의 성향과 맞으면 천만다행이겠지만, 일이란 것이 친하다고 잘되는건 아니다.
잡설이 길었다. 그간 플래텀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주목해왔다. 하지만 내부 팀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데는 다소 소홀했다. 그래서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위해 비정기 연재를 시작한다. 스타트업 팀원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를 듣자는 취지다.
우선 본지 이가은 기자의 사례를 첫 에피소드로 구성해 보았다. 그래서 시리즈 제목도 [가은아 떠나지 마]다. 기저에는 우리 역시 이가은 기자와 같은 인재를 놓치지 않겠다는 취지도 있다. 오랫동안 함께하자는 연애편지인 셈이다.
이가은 기자는 독특한 채용과정을 거쳤다.
플래텀에서 채용공고를 낸 것도 아닌데 연락이 온 케이스다. 그게 지난해 12월 2일이다. 첫 컨텍은 페이스북 메신저(아래 이미지 참조)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플래텀 코파운더의 지인에게 기자 인력 채용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지나가는 이야기로 한 것이 우연히 전달된 케이스다.
연락이 온 김에 우선 이력서와 함께 본인이 공동저자로 참여하며 작성한 프레젠테이션 관련 서적의 샘플 원고를 받았다.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12월 10일로 면접 날짜를 잡았다. 기다리는 과정에서 이기자의 대학시절 프레젠테이션 영상을 참고했다. 말을 잘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10일 1시간 정도의 면접을 진행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가은 기자는 그 자리에서 채용이 결정됐다. 이기자는 우리의 질문에 정답을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더불어 플래텀과 함께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했다. ‘플래텀, 너희들 내가 잘 알고 있어. 내가 열심히 일해줄테니 좋은말 할때 얼른 뽑아’ 라는 무언의 시위를 하는듯 싶었다. 그만큼 적극적이었다.
그렇게 이기자는 12월 17일에 첫 출근을 하게 됬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시작으로 보름간의 과정이었다. 물론 이기자의 고행은 그때부터 시작이었겠지만.
몇일전 이가은 기자가 면접 준비를 하며 작성한 3장의 노트를 보여줬다. 플래텀에 입사 면접을 보기 전 적은 내용이라고 한다. 내용을 보면 플래텀이라는 매체를 꼼꼼히 분석하고, 회사 구성원 및 코파운더 등을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자신과 회사의 공통분모를 적어놨다.
이기자는 자신의 분석결과 플래텀이 함께할만한 회사라 여겨져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플래텀이 이가은 기자를 선택한게 아니라 이가은 기자에게 플래텀이 선택된 것이다.
이가은기자가 회사를 선택하는 대조건은 아래 3가지 였다.
-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곳인가?
- 임원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가?
- 회사의 비전이 나의 가치관과 방향이 맞는가?
다행스럽게도, 이가은 기자의 분석결과 플래텀은 세 부분에서 모두 (ㅇ) 체크를 받았다. 휴.
이가은 기자는 두 번째 장에 플래텀에 대한 정보를 적어 놓았다. 플래텀의 창간 과정에서 부터 운영진, 코파운더, 필진에 이르기 까지 검색 등을 통해 성향과 글 주제에 대한 정보들을 함축시켜 놓았다. 심지어 SNS 활용 방식에 대한 키워드도 담겨있다.
이기자는 이 과정에서 플래텀이 준비가 잘 된, 브랜딩이 확실한 기업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입사 이후 본인의 기대치에 못미친 부분이 있어 현재 로고와 슬로건 변경을 비롯한 매체 브랜딩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플래텀에 다소 정체되어 있던 부분을 팀원이 변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건 세 번째 장이다. 플래텀과 이기자 본인의 연관성을 찾는 과정이 담겨져 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 해도 본인과 안 맞으면 서로 피곤한 법이다.
이기자가 최우선시 한 부분은 ‘본인이 할 일이 의미가 있는가?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사람을 향해 있는가? 였고, 이 역시 플래텀은 합격점을 받았다. 휴.
입사 전 이기자는 플래텀에서 스타트업의 인생을 글로 표현하고, 다른 누군가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했고, 현재 실제로 그 일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이기자가 플래텀이 보완해야 할 점으로 적어놓은 사이트 리뷰얼 부분은 얼마전 이루어졌으며, 글의 깊이로 인한 피로감 역시 상당부분 경감되는 중이다. 그녀가 입사한 후 바뀐 부분이다.
이 기자가 플래텀과 본인의 접점을 찾고 난 뒤 남겨놓은 코멘트다. 물론 입사 전 그녀의 분석이다. 현재 이기자는 다른 생각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밖에서 보는것과 내부에서 보는 것은 다르게 마련이니까.
플래텀이 그녀에게 재밌고, 신나고, 행복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매체(회사)일지 아닐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플래텀은 기자 이가은이 플래텀에 적합한 인물이라 판단한다. 그래서 그녀와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 진심이다.
그래서 목놓아 외친다. ‘가은아 떠나지 마!’
- 이기자의 입장 <스타트업 막내가 전하는 아주 사.적.인. 고백>
플래텀은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가은아 떠나지 마] 시리즈에 어울리는 스타트업 팀원을 추천해 주시거나, 연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표님들이 떠나보내기 싫은 팀원을 추천해 주셔도 좋고, 팀원 간 추천도 환영합니다. 추천해 주신 분들께는 창업 도서 ‘스타트업 똑똑하게 시작하라(최환진, 김소현 저 / 지앤선 )‘를 보내드립니다.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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