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486] 제주 풍경소리의 유언을 기록하는 스타트업
‘슬리핑라이언’은 제주 생태 소리를 담은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소리(sound) 와 환경(landscape)의 합성어)’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주 자연의 소리를 콘텐츠로 가공해 음원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슬리핑라이언 이용원 대표는 서울에서의 공공기관 생활을 뒤로 하고 ‘생태 감수성’을 찾기위해 제주행 비행기를 탄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궁극적은 목표는 본인이 녹음한 사운드스케이프가 화성에 울리는 것. ‘풍경’을 ‘소리’로 전하는 이용원 대표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시작 이야기를 해달라. 제주에 언제, 왜 오게 됐나.
환경부 산하 환경보전협회에서 7년 동안 근무했다. 당시 교육을 하며 입에 달고 살던 말이 ‘생태 감수성’이었는데, 막상 내게 없다는 것에서 큰 괴리감이 있었다. 머릿속에 지식은 있지만 도시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살았던 지라 감정이입이 안 됐다. 이 분야를 제대로 하려면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진급을 앞두고 사표를 내고 제주도에 왔다.
사실 준비를 제대로 한 건 아니다. 그냥 창업할 거라는 다짐을 하고 녹음기 한 대를 샀을 뿐이다. 환경교육을 할 때 보통 말이나 글, 또는 이미지로 설명한다. 그러한 교육을 전달할 때 넘지 못 하는 선, 한계가 있다. 그래서 후각이나 촉각, 미각, 청각과 같은 다른 감각으로 전달하는 것을 고민했다. 그 중에서 사업으로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각하다가 선택한 것이 청각, 즉 소리였다. 녹음기를 켜놓고 자연의 소리를 담으면 되기에 장비만 좋으면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 다른 건 몰라도 자연에 오래 머무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바로 창업한 건 아니다. 회사 설립은 3년 후에 이루어졌다.
방황기가 3년 정도 있었다. 제주에 와서 한 4개월 정도 지나니 불안해 졌다. 일 자리를 찾아봤는데, 내가 가지고 있던 기술이 여기서는 쓸모가 없었다. 그래서 찾은 게 어느 회사 법인 차량 운전이었다.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서 아침 첫 버스를 타고 가서 임원 집 앞에 7시까지 대기하는 게 루틴이었다. 1년 쯤 되던 어느날 눈을 떠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더라. 무단 결근을 한 건데, 그날 바로 사직서를 내야 했다. (웃음) 그 다음에 한 일이 제주올레 탐사팀에서 근무한 거다. 제주의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많은 스팟을 찾은 유용한 시간이었다.
그러다 제주더큰내일센터에서 진행하는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게 됐다. 사업계획서 작성하는 법, 피칭하는 법, 창업가 마인드셋과 같은 창업관련 기초교육을 그제서야 받았다. 이후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했고 법인 설립까지 이어졌다.
-제주의 생태 소리를 담은 사운드스케이프 사업을 하고있다. 이 아이템으로 창업한 이유는 뭔가.
나에게 부족했던 것이 생태 감수성이었는데,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이 창업이라는 형태가 됐다. 아마 내게 남은 인생 모두가 이것으로 귀결되지 않을까 싶다.
-사운드스케이프와 ASMR의 차이를 설명해 준다면.
사운드스케이프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ASMR이라고 이해하는 듯 싶다. ASMR은 말 그대로 자율신경을 자극하는 소리이고 사운드스케이프 안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사운드스케이프는 세 가지로 나뉘어 진다. 첫 번째가 지구가 자전과 공전을 하면서 만들어 내는 소리를 ‘지오포니(Geophony)’라고 한다. 예를 들면 비가 내리는 소리, 천둥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또는 지각 아래 온천수가 올라오는 소리, 지진이 났을 때 맨틀이 쪼개지면서 나는 소리와 같은 거다. 두 번째는 생명체들이 내는 소리, 즉 곤충이나 새, 포유류들이 내는 소리를 ‘바이오포니(Biophony)’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모든 소리들을 일컫는 ‘엔스로포니(Anthrophony)’가 있는데, 우리가 대화하는 소리, 비행기 소리, 발소리 심지어 사람이 부르는 노래소리도 엔스로포니로 분류된다.
서울에 가면 우리가 듣는 소리의 대부분이 엔스로포니다. 뇌 안에서 지오포니와 바이오포니가 부족해서 생긴 결렬을 도시에서는 채울 방법이 없기에 ASMR에 의존하게 된다. 그런데 ASMR도 어떻게 보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엔스로포니다. ASMR에 대한 부작용도 학계에서 언급되는 상황이다.
슬리핑라이언은은 ASMR에 쏠린 시선을 사운드스케이프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한국에서 사운드스케이프를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은 우리 밖에 없는 것으로 안다. 제주도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전국적인 인지도가 없어서 올해는 지상파 방송사가 진행하는 환경 다큐멘타리 제작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래서 꼭 유퀴즈온더블록에 나가고 싶다. (웃음)
-녹음은 낮보다 밤에 많이 할 것 같다. 외지고, 위험한 곳에 갈 때도 있나.
절반은 낮에, 절반은 새벽이나 밤 시간대에 한다. 낮에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깊숙이 들어가고, 밤에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녹음을 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데, 오히려 사람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그 오지에 그 시간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리 없잖나. (웃음)
보통 외진 곳으로 많이 가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예를 들면 월정리 해수욕장 같은 경우 낮에는 음악 소리와 관광객들로 굉장히 시끄럽지만, 밤에는 같은 장소지만 자연의 소리만 들린다. 중요한 것은 녹음할 수 있는 장소 선정과 녹음이 가능한 시간대다. 사실 내 녹음 기술이 방송사 사람들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나마 우위라면 지리와 환경을 전공했기에 장소에 대한 이해나 생태적 바탕 지식이 많다는 걸거다.
어느날 오조포구에서 밤 12시 넘어 녹음을 하고 있는데, 신고당할 뻔 했다. 소위 007가방이라 불리우는 아타셰케이스에 장비를 넣고 다닐 때였는데, 다 펼쳐 놓고 쪼그려 앉아서 녹음을 하는 모습이 많이 수상해 보였던 거다. 어딘가에서 “저 사람 간첩아니야?” 라고 대화도 들리더라. (웃음) 종종 그런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이승악오름에서 여름철 24시간동안 녹음한 적이 있다. 소리를 내면 안되기에 선풍기도 틀지 못하고 텐트 안에서 숨죽이고 누워 있었는데 새벽 2-3시 쯤에 갑자기 커다란 포유류 두 마리가 나타나서 텐트를 툭툭 치면서 짓더라. 처음에는 들개인가 싶었는데 노루였다. 자연에서 노루를 만나는 호사를 누려본 거다.
자연을 녹음하는 것은 그 자체로 너무 즐겁다. 그러다 보니 자연의 소리에 따라 그날 기분이 달라지곤 한다. 자연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지역에서 더 이상 못 듣게 됐을 때 좌절감이 들고, 자연의 소리가 굉장히 풍부한 곳에서 녹음을 하고 나면 기분이 마냥 좋아진다. 바다라고 해서 다 같은 바다가 아니고 가는 곳 마다 다 다르다. 예를 들면 중문해수욕장의 파도는 사람들이 서핑을 즐길 수 있을 만큼의 긴 파도를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파도소리가 크고 긴 반면에, 오조포구의 바다는 내수면이라서 잔잔한 파도소리와 함께 주변의 철새나 곤충 소리가 함께 들린다. 가는 곳 마다 소리가 다른 것 자체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녹음하러 한 장소에 4-5번 가는 것으로 알고있다. 그중 없어진 소리도 있었나.
안타깝지만 있었다. 제주 알작지 해변에 몽돌이라고 불리는 작은 돌멩이들이 있다. 사람들이 몽돌해변의 돌소리를 좋아해서 도로를 냈는데, 공사와 파도 침식이 더 해져 몽돌이 사라져 버렸다. 해안가 소리는 영향이 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사라지는데 1년이 채 안 걸렸다. 그리고 요즘엔 우도를 가면 녹음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 작년까지만 해도 녹음할 수 있는 포인트가 두세 개 정도 있었는데, 대형 리조트가 들어서고 가로등마다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오면서 자연의 소리가 묻혀 버렸다.
사실 제주의 풍경소리는 위험한 상황이다. 제2공항이 곧 착공될 예정이고, 2025년부터 관광지마다 에어택시라고 불리우는 드론이 사람을 태울 거다. 작은 드론 하나만 띄워도 소음이 큰데, 사람을 태우는 드론까지 날아다닌다면 더 이상 풍경소리를 들을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우리도 제주 사운드스케이프를 아카이빙하는 작업이 올해가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녹음한 것이 제주 풍경소리의 유언이 되지 않을까.
-이 시장에 동종기업이 떠오르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시장을 만들어야 하는 입장인데.
우린 사운드스케이프를 하는 단체나 기업이 더 많아지길 바라고 있는데 플레이어가 거의 없다. 이 시장은 진입 허들이 다른 시장 보다 훨씬 더 높다. 다른 사업은 전문가나 기술자들을 고용하여 어느정도 진행이 가능하지만, 사운드스케이프는 녹음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바로 녹음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적어도 한 장소를 수차례 찾아가야 하고 지형도 많이 알아야 한다. 녹화와 녹음 전문가가 있는 방송사도 힘들어 한다. 사운드스케이프 시장은 이전까지 동시녹음 하는 이들의 취미영역 아니면 예술 영역에서 취급된다. 우리처럼 사업으로 접목한 사례는 국내에선 없는 것 같다.
-최근에는 사운드스케이프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에는 사운드스케이프를 바탕으로 조금 더 다채로운 일을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사운드워킹’ 등 체험 프로그램이나 여행상품, 그리고 음원 콘텐츠 쪽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다.
‘사운드워킹’은 참가자들에게 녹음 키드를 나누어 주고, 자연을 걸으면서 제주의 소리를 느끼며 힐링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제주의 자연을 느낄 수 있기에 해외에서도 찾고있다. 호주, 대만, 필리핀, 미국, 독일 등 외신기자단들이 오고 있는데, 다들 프로그램이 끝나고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경험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반응이 좋은 그룹은 숲 해설가 그룹이다. 숲 해설사 23명을 대상으로 작년에 연수를 진행했는데, 반응이 좋아 올해 조금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사운드투어’라는 상품도 있다. 사운드스케이프로 제주의 소리 풍경이 좋은 곳을 소개하고, 직접 체험이 가능한 곳은 사이트에서 직접 예약도 할 수 있다. 또한 소리풍경이 좋은 카페나 숙소 같은 곳도 추천한다. 아울러 그동안 모았던 사운드스케이프를 앨범과 굿즈로 제작하여 판매 할 예정이다.
우리가만든 것 중에 재미난 소리들이 굉장히 많다. 제주도의 소리풍경 50개 정도를 녹음하여 ‘사운드벙커’라는 브랜드 페이지에 온라인 전시도 했다. 보통 자연의 소리는 음악 인트로 등에 살짝 들어가는 정도였지만, 우린 자연의 소리가 메인인 12개의 음원을 만들기도 했다. 그 음원을 유통하기 위해 음원 유통사와 계약 진행 중인데, 근일 여러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을 거다.
-사업화를 하며 우여곡절은 없었나.
제주 자연의 소리와 AI수면코칭을 결합해 아기의 수면장애를 해결하는 서비스 ‘베베슬립’ 콘셉트를 처음 발표했을 때 심사위원들로부터 질문을 많이 받았다. “자연의 소리가 사람에 좋다는 거 확실해요?” “그런 데이터는 어디에 있고, 근거가 있나요?” “이 분야 전문성이 있나요?” 등 질문이었다. 자연의 소리가 사람에게 좋다 나쁘다를 입증하는 것에 시간을 들이지 말고 빨리 서비스를 만들어 대중의 피드백을 받는 게 낫다고 봤다. 이후 서비스를 론칭했고 2021년과 2022년 구글 피드쳐에 선정됐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너무 잘 쓰고 있다는 피드백을 해줄 때 뿌듯하다.
최근 방송사에서 요청이 많다. 제주도 영상은 많지만 소리가 없다는 것이 이유이다. 그쪽 작업 방식이 촬영팀이 마이크 없이 카메라만 가져와 영상을 쭉 찍은 후 쉽게 구할 수 있는 소리를 입히는 거다. 우리가 들은 영상 속 소리와 실제 소리가 다른 경우가 많은 배경이다. 소리 녹음이 쉽지 않고 시간적 여유도 없다. 그러다 보니 아카이빙된 제주 지역 소리에 대한 니즈가 있었다.
예상하기에 사운드스케이프나 백그라운드 뮤직 시장이 건축설계 쪽에서 많이 필요할 거라 본다. 요즘 아파트들이 지상을 공원화하고 있는데, 그곳에 자연의 소리가 필요할 거다. 그래서 올해까진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내년부터는 그걸 가지고 사업화에 더 집중할 생각이다.
-제주에만 자연의 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 녹음할 계획이 있나.
‘소리가 좋다’라는 측면 보다 ‘생태계적으로 가치가 높은 곳’을 보는 관점이다. 올해 DMZ나 울릉도, 왕피천 등에서 녹음할 예정이다. 제주도 아카이빙하는 개수를 더 늘려서 조금 더 좋은 소리로 업그레이드 할 계획이다.
-그간 올라온 사운드스케이프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것은 무엇인가. 또는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것은 무엇인가.
지난해 JIBS 라디오 생방송(김민경의 NOW JEJU)에 16번 출연했다. 매번 다른 주제로 약 30분간 테마별로 제주의 소리를 모아 소개하는 코너를 진행했다. 매 주제마다 제주도의 소리로 3-4개의 장소를 소개했는데, 천백습지의 경우 도민들도 못들어본 소리라는 반응이 많았다. 체험프로그램에서는 무령아리 딱따구리 소리가 반응이 좋았다. 또한 녹차동굴에서 맺힌 물들이 떨어지는 소리, 곤충과 박쥐가 날아다니는 소리도 호응도가 높았다.
-사업이니 돈을 벌어야 한다.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현재 앱서비스보다 체험프로그램 쪽에서 매출이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은 잠깐 짬내서 진행한 프로젝트성 성격이었는데 성과가 좋아서 올해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 데이터 바우처 공급기업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원 소스 자체를 데이터 바우처로 올려서 명상 사업을 하는 기업들에게 판매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
제주도를 대표하는 브랜딩 기업들 중에서도 우리 사운드스케이프를 원하는 곳들도 많다. 맘마레시피에서 제주 선물 박스에 우리 사운드엽서가 굿즈로 함께 들어가고 있고, 제주 미푸드는 제품 박스에 우리가 그린 녹음 지도를 입혀 사람들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패밀리 매장에 들어가는 제주 소리를 콜라보 한 적도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운영할 때 연락이 온다. 얼마전에는 효리네 민박집에 나왔던 집의 새벽 소리와 빗소리를 녹음해서 공간을 같이 디자인해주는 작업도 진행했다. 앞으로는 이러한 작업들이 더 많아질거라 예상한다.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것은 백그라운드 뮤직시장이다. 영상제작 시장이 확장되면서 백그라운드 뮤직 시장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사운드스케이프가 하나의 요소로 자리잡고 있기는 하지만 콘텐츠가 많지 않다. 우린 사운드스케이프를 효율적으로 체집하고 기록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 세계자연 유산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녹음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것이 갖춰지면 사운드스케이프 영역에 독보적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시드 라운드 투자 유치도 했다. 어떤 투자자를 찾았고, 어떻게 설득했나.
브릿지스퀘어가 투자를 결정해 줬다. 2022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와 JDC가 데모데이를 주최했는데, 그곳에서 1등을 했다. 여러 곳에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긴 했는데, 유일하게 우리를 이해해 준 곳이 브릿지스퀘어였다. 다음 라운드는 올해 초로 예정하고 있다.
-사실 일반적인 VC가 투자하기에 용이한 사업은 아니다.
이 사업은 성장하는 데 시간이 걸릴 거라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 만날 때 우린 ‘J 커브’가 아니라 ‘한라산 커브’를 지향한다고 말한다. 한라산은 올라가는 건지 아닌지 잘 알 수 없는데, 걷다보면 정상에 도착한다. 사실 이 시장에 속한 기업은 우리 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무너지면 사운드스케이프 시장 자체가 없어진다고 본다. 사운드스케이프 산업에 가능성이 있다고 느낀다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요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술 뿐만 아니라 콘텐츠 측면에서도 사운드스케이프를 많이 탐색하고 있다. 그 안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슬리핑라이언의 매력이 있다고 본다.
-회사명을 ‘슬리핑라이언’이라고 지은 이유는 뭔가.
영어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가 있다. 제주의 자연 소리, 더 나아가 전 세계 자연 소리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나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라는 뜻을 담았다.
-창업하고 가장 기뻤던 적은 언제인가.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고 그게 수익까지 된다는 거다. 가끔은 내가 이 정도 생산력이 있는 사람이었구나 싶을 때가 있다. (웃음) 그리고 가장 좋은 건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에 힐링의 씨앗을 자라나게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부분에 대한 만족감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사업하기 잘했다고 느낀다.
-본인만의 비전, 장단기 마일스톤은 뭔가.
우리의 사운드스케이프가 화성에 울릴 때까지 멈추지 않는 거다. 제주도가 갖고 있는, 더 나아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다양한 소리를 담으려고 한다. 사운드스케이프 시장에 작지 않은 흔적을 남긴 기업이 되는 게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