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마일스톤의 스타트업 CFO Case Study] 이제는 회계팀을 만들어야 할 때
스타트업의 재무/회계를 돌봐 주는 입장에서, 가끔씩 회사와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회계팀 구축, 좀 더 구체적으로는 ‘회계 시스템의 내부화’가 그중 하나입니다. 회사는 ‘외부 기장’을 통해 최대한 미룰 수 있는 시점까지 회계팀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직원을 직접 채용하는 것에 비해 훨씬 적은 비용으로 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창업 초기 단계에서는 한정된 자원을 사업 확장이나 매출 증대 쪽에 배치하는 것이 올바른 의사결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올바른 시점에 회계 시스템을 제대로 내부화 하지 않으면 추후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이해관계자가 많아지면 숫자, 즉 ‘재무제표’의 중요성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회사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겠지만 아래의 상황이라면 회계 시스템의 내부화를 고민해 볼 시점입니다.
1. 회사의 규모와 복잡성 증대
세무대리인은 ‘외부인’입니다. 외부인이기 때문에 회사의 사실관계나 전후 사정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제한되고, 외부에서 조회되는 ‘증빙’을 토대로 재무제표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사실관계의 확인이 필요한 항목들에 대해서는 회사의 피드백을 받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업무처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거래가 복잡해지고, 자회사가 생겨나고, 자금의 이동이 빈번해지게 되면, 세무대리인이 모든 사실관계를 쫓아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 더구나 우리 회사의 세무대리인은 우리 회사의 업무만 처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급격히 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분야와 동일하게 회계/재무도 올바른 시점에 내재화를 해야 합니다. 정확한 재무제표의 작성은 거래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합니다.
2. 외부감사
회사 규모를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회계적 이벤트가 있습니다. 외부감사, 정확하게는 ‘법정감사’입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자산 120억 이상 / 부채 70억 이상 / 매출 100억 이상 / 종업원 100명 이상 중 2가지를 충족하면 법정감사 대상이 됩니다. 법정감사 대상이 되었다는 것은 회사의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정감사 대상이 되어서도 세무대리인을 통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감사 자체가 재무제표를 검증하는 과정이므로 진행 중에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세무대리인-감사인 모두 각자의 입장이 있고,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외부감사 대상이 되었다면 자체 회계팀을 통해 신뢰성 높은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이를 감사인을 통해 검토 받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3. 세무대리인의 피드백
어느 순간, 세무대리인으로부터 피드백이 올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회사의 규모와 복잡성이 증대되면, 업무를 담당하는 세무대리인도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좀 더 신경 써서 업무를 처리하겠지만 실수가 잦아지고, 업무를 의뢰하는 회사도 만족스럽지가 않습니다. 이쯤 되면 수수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담당자의 교체가 잦아지고, 최악의 경우에는 ‘더 이상 업무를 못하겠으니, 다른 세무대리인을 알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세무대리인의 입장에서, 법정감사를 수감하면서 감사인을 대응하는 것은 꽤나 큰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4. 내부관리용 숫자와의 불일치
세무대리인을 통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있더라도,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자체적으로 ‘숫자’를 다룹니다. 정형화된 양식은 없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우리 회사의 매출, 비용, 현금흐름 등을 집계하고 관리합니다. 역시나 초기 단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이해관계자가 많아지면 결국 모든 의사결정은 ‘재무제표’로 진행됩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회계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재무회계’와 ‘관리회계’의 차이가 크게 벌어집니다. 이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5. 마치며
많은 스타트업과 만나보니, 어떤 회사는 생각보다 일찍 회계팀을 구축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회사는 너무나 커져버린 상태에서도 아직 회계팀을 구축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대표나 CFO의 관심과 의지로 차이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 적절한 시점에 조언을 해 줄 전문가의 유무가 차이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가 성장할수록 회계의 중요성은 커집니다. 커져버린 우리 회사의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숫자, 회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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