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 아름다운 나라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거대한 영토와 단풍잎 정도일 것이다. 선선한 여름 바람과 알록달록한 낙엽이 춤추듯 펼쳐져 있는 웅장한 로키산맥. 하지만 캐나다는 이제 더 이상 자연경관만 뛰어난 곳이 아닌 최첨단 스타트업 기업 육성의 글로벌 리더로서 그 입지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제1의 인공지능 메카, 가상 현실과 증강 현실의 선두 주자, 북미 스타트업의 새로운 허브. 이 키워드들은 캐나다 대표 도시 토론토와 밴쿠버를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선뜻 연상되지 않을 수 있지만 정부 주도의 치밀한 이민 및 경제 정책하에 세계의 스타트업 리더들이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빠르게, 치열하게.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 (Start-up Visa, 이하 SUV)는 연방 이민국의 정규 영주권 프로그램으로 전환된 것은 4년 전으로 최근의 일이다. 팬데믹의 영향으로 인해 지원자 수가 주춤했지만,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그 관심도가 매우 높아지고 있으며 프로그램을 통한 기업 확장과 가족 이주 나아가 기업 이전 (flip)까지 가능한 북미 진출, 투자 지원, 영주권, 세가지 목적을 한 번에 달성할 수 있는 정부 프로그램이다.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 – 패자 부활전이 아닌 치열한 아이돌 데뷔전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을 캐나다에 유치하기 위한 캐나다 연방정부의 경제발전 의지를 보여주는 제도로 혁신적인 비지니스 아이디어를 가진 유망한 사업가를 유치하여 경제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사업이민 제도이다. 그 취지는 한국에서 잘 나가는 케이팝 아이돌을 세계 무대에 데뷔시키려는 소속사 수장의 마음을 생각해보면 될 듯하다.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케이팝 아이돌 그룹도 처음부터 글로벌 무대로 시작한 스타들이 아니듯이 국내의 수많은 스타트업 리더들도 처음부터 세계적인 스타트업 스타로 시작할 수 없다. 어떤 직종이든 더 멀리 뛰어오를 수 있는 킥스타트는 꼭 필요한 법인데, SUV 프로그램의 취지가 바로 그러하다. 해외에 고전하고 있는 스타트업 재직자들에게 패자 부활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닌, 이미 잘 되고 있거나, 더 잘 될 수 있는, 반드시 성공할 것 같은 캐나다 밖의 예비 승자들에게 적법한 심사를 통해 더 큰 무대로 진출의 문을 열어주는, 케이팝 아이돌 오디션과 같은 정부 프로그램이 바로 캐나다 정부의 SUV프로그램이다.
비자신청 주요 멤버 구성- 5인의 어벤져스
스타트업 비자 신청의 핵심은 5인의 인적 자원 결성이다. 최대 5명까지의 한 팀으로 구성하어 경영, 기술, 재무, 마케팅, 기획 등 각기 다른 특화된 C-level 능력과 경력을 결합해 함께 신청할 수 있다. 5명이 모두 반드시 채워질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호환성 수준이며, 그 능력치들의 시너지를 통해, 목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심사기준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개별 지원자는 최소 10%의 법인 의결권이 필요하며 투자기관과 지원자 합산 총 의결권이 최소 50% 이상 되어야 한다. 프로그램 신청이 승인되면 그 배우자와 동반 자녀까지 동시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투자 지원 확약서 – 대학 합격증
투자 지원 확약서 (Letter of Support)는 본 비자 신청 단계 중 필수로 요구되는 서류이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캐나다 연방 정부에서 지정한 약 70곳의 인가 투자/지원 기관 중 한 곳을 자율적으로 선택해 투자 심사를 성공적으로 통과하게 되면 지원기관으로부터 투자 지원 확약서를 받을 수 있다. 사업의 유망성과 능력을 인정받아 투자 지원을 확보해야 하므로 이것을 획득하는 것은 마치 서울대학교 합격증을 받는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원 확약서를 바탕으로 영주권 신청, 워크 퍼밋 신청, 법인 설립, 투자 유치 등의 업무가 이루어지게 된다. 캐나다 정부에서 지정한 기관 종류로는 벤처캐피탈·엔젤투자자·인큐베이터가 있으며, 기관별로 요구되는 사업계획서 기준은 상이하다. 기관의 심사 이후 발급되는 투자 지원 확약서 (Letter of Support) 를 가지고 이민 신청의 자격이 주어진다.
캐나다 영주권 – 고육지책
프로그램 지원을 고려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하는 즉각적인 고민은, 영주권을 신청하면 지금 당장 이주를 해야 하는지 여부인데 답은 꼭 그렇지 않다. 캐나다 정부의 입장에선 어렵게 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들이 사업 진출 후 궁극적으로 캐나다로 이주하지 않으면 손해라고 판단하기에 영주권 부여라는 고육지책으로 합격자가 종국에는 캐나다로 사업 베이스를 이전하게 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유연하게 진출 시기를 선정하여 점진적으로 사업 이전을 할 수 있으며, 영주권 수속이 진행되는 동안 사전에 준비한 사업 계획서 상의 내용들이 현실성 있게 점차 발전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와 같은 내용은 선임 변호사와 상의 후, 증빙 서류를 제출하여 프로그램 수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할 수 있다.
영어테스트 – 영어를 알지 못해도 Ok?
스타트업 프로그램은 정규 영주권 신청 프로그램이라 기본적인 영어 실력이 요구되긴 하지만 다른 비자 프로그램에 비해 요구 점수가 낮은 편이다. 캐나다 언어 벤치마크 (CLB) 기준 10점 만점 중 5 점 이상의 점수만 확보하면 신청할 수 있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더라도 진입 장벽이 높지 않다.
인큐베이터, 밴처캐피탈(VC), 엔젤 투자자, 변호사 – 관우와 제갈량
투자 지원 확약서(Letter of Support)를 통해 지원이 확정되면 인큐베이터, VC, 엔젤 투자자로부터 펀딩 받을 기회도 있고 그 이외 시장 공략에 대한 상세한 마케팅 전략이나 판로 개척을 위한 멘토링과 코칭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지사를 설립해서 새로운 시장을 홀로 개발하는 것보다 인큐베이터, 투자기관, 현지 변호사 등 관우와 제갈량 수준의 참모를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북미 사업 개척을 시작할 수 있어 큰 이점이 있다. 시기적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각종 규제가 풀리고 국제적으로 기동성이 재개되는 지금이 북미 시장을 개척하고 캐나다 스타트업 비자를 신청하는 데 있어 아주 좋은 적기라 판단되므로 북미 진출에 관심이 있는 사업가들은 주저 말고 문을 두드려 보시길 바란다. 빠르게, 치열하게.
글 : 정필균 Chung & Associates 대표 변호사는 캐나다 정상급 로펌에서 활동하여 쌓은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Chung & Associates를 설립하여 밴쿠버에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까다롭고 복잡한 스타트업 및 테크 이민 전반에 대해 자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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