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블과 미스핏 CEO가 들려주는 창업스토리, 그리고 웨어러블 디바이스
아시아 최대 스타트업 테크 콘퍼런스, 비론치(beLAUNCH) 2014의 대망의 첫 순서는 <글로벌 스타트업 CEO가 전하는 창업스토리>로, 페블의 CEO인 에릭 미기코브스키 (Eric Migicovsky)와 미스핏 CEO인 소니 부(Sonny Vu)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두사람에 대한 소개와 함께 이날 발표와 패널토론에서 언급된 내용을 요약해 봅니다.
에릭 미기코브스키(이하 미기코브스키)는 스마트워치 페블을 개발한 페블테크놀로지의 설립자입니다. 그는 워털루(Waterloo University)에서 엔지니어링을 공부하며 친구들과 스마크워치를 만들기 시작했고 첫 번째 모델인 인펄스(InPulse)를 만들었습니다. 2012년 4월 킥스타터 역사상 최고 금액인 1,030만 달러(한화 약 1009억 원)를 초기 자금으로 모았고 27만 명에게 예약판매를 실시했습니다. 페블은 최근 iOS에 앱스토어를 열고 자체 유통을 위한 플랫폼을 확장해나가며 명실공히 웨어러블 테크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기코브스키는 본인이 창업한 후 6년간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하며 자신이 하는 일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페블워치를 사람들이 원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고요.
흔히 스타트업은 비즈니스 측면에서 세 가지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에릭이 말한 세 가지의 문제는 팀 빌딩(Team Building)의 문제, 네트워크(Network) 확장의 문제, 자금 조달(Fundraising)의 문제인데요.
팀 빌딩
페블은 세 명이 처음 시작해 킥스타터 펀딩 성공 후에는 10명, 2013년 1월부터 현재까지는 70명의 팀원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작은 기업일 때는 1~2 개에만 초점을 맞추라는 친구의 조언을 받았다는 설명입니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고 난 후에 고용을 늘려도 늦지 않다는 판단을 했다고 하네요.
미기코브스키가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공동의 목표의식을 가진 팀이 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내부 투명성을 강화했다고 하는데요. 모든 직원들이 비즈니스와 제품에 대해 배우고, 페블이 개선하고 있는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도록 했다고 합니다. 더불어 80명의 모든 직원이 회의에 참석하는 동시에 정보 역시 숨김없이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페블은 현재도 기간 별로 지금까지 달성한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팀원 모두와 함께 논의한다고 합니다.
네트워크 구축
두 번째로 언급한 것은 다양한 네트워크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미기코브스키는 실리콘밸리에 있었을 당시 이메일을 아주 많이 활용했다고 하는데요. 스타트업 업계 인사들 외 전자분야 종사자들과도 활발히 메일을 주고 받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과연 그들이 피드백을 줄까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걱정과는 달리 무척 친절한 피드백을 받았다고 하네요. 직접 만나 구체적 조언을 해주는 이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PC 시대 초기부터 선구적 역할을 했던 사람들과 초기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미기코브스키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하는 일은 ‘개발자들을 모으는 것’과 ‘창업자들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로 페블을 개발하는 사람이 1000여 명이 있는데요. 이 사람들이 모두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시작했습니다. 3박 4일 혹은 4박 5일 동안 앱개발도 하고 파티도 하는 워크샵을 연 것이지요. 이 컨퍼런스에서 만난 사람들은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관계를 지속해 나가고 있고 세 네 명의 개발자는 페블에 직접 고용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 하나 그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일은 ‘창업자들을 연결하는 일’입니다. 스타트업들은 각각 고유의 문제들을 겪고 있습니다. 아주 다양하게요. 창업자들의 네트워크가 좋은 것은, 서로가 본인의 문제를 공유하고 서로 조언을 해주고 도와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 예로 페블에서 인력 채용을 할 때 이민법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 네트워크를 통해 법적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자금 조달
페블은 VC로부터 투자 유치를 한 게 아니라 정부자금과 킥스타터로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자금 조달은 정말 쉽지 않은 문제라고 하는데요. 돈을 받든가 받지 않든가 결국 이분법의 논리니까요.
미기코브스크는 무조건 VC부터 찾지 말고 조금 다른 방법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설명합니다. 그가 설명한 부분은 역시나 크라우드 펀딩 관련 내용이었는데요. 페블은 킥스타터에 스마트워치를 내놓아 성과를 얻어 그 다음 개발을 위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쌓은 성과들을 통해 이후 VC에게도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킥스타터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 경험은 그에게 페블을 사람들이 원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소니 부(Sonny Vu, 이하 소니) 대표는 뛰어난 디자인을 보유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미스핏 샤인(Shine)을 출시한 미스핏 웨어러블의 설립자입니다. 미스핏 샤인은 활동량측정기로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Dot Design Award)와 A디자인 어워드 (A Design Award)에서 디자인 상을 수상하며 혁신적인 기술은 물론 디자인 제품으로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미스핏은 소니의 세 번째 창업입니다.
소니는 이날 발표 서두에 ‘창업가들에게 실패는 아주 중요한 경험’이라는 말로 발표의 서문을 열었습니다. 본 발표에서는 본인의 실패와 피봇(Pivot, 사업 방향 전한)에 경험을 이야기하며 그 과정을 통해 배웠던 것들을 공유했습니다.
소니는 컨슈머브랜드(Consumer Brand)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내봤는데 실패를 했습니다. 비용이 엄청났을테니까요. 당시 비즈니스에 대해 경험도 없었고요. 그 경험을 통해 마케팅은 다른이에게 맡기는 것으로 결정하고 바이오센서 제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한국 원주에 있는 제조시설에서 개발을 했다고 합니다. 소니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고 합니다.
소니가 언급한 또 다른 이야기는 존 스콜리와 식사를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였습니다. 존 스콜리는 펩시와 애플에서 경력을 쌓은 유명 인사죠. 소니는 처음에는 스콜리가 거절할 것이라 미리 짐작하지 않고 일단 만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던 것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합니다. 미스핏이라는 회사는 그렇게 시작된거죠. 소니와 스콜리는 기술을 위해 뭔가를 하는 게 아니라 기술이 우리를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는 걸 만들자고 이야기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IoT(Internet of Thing)로 초점을 맞추게 됐다고 합니다.
페블이 킥스타터로 한 단계 발전이 됐다면, 미스펫은 인디고고 캠페인이 그런 역할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입소문으로 마케팅 목표를 달성하게 됐고 이후 애플스토어에도 들어가고 여러 파트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미스핏은 32개국에 진출해있죠.
웨어러블 제품에 대한 소니의 생각은 ‘아름답거나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샤인(활동량측정기)은 일단 아름답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하네요. 또한 기존의 웨어러블 제품은 여성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래서 여성들도 착용할 수 있도록 만들려 노력했고요. 디자인적인 옵션도 많이 제공하고요. 또한 미스핏은 터널라운드 테스트(고객이 우리 제품을 집에 두고 나왔다면, 다시 가지러 들어갈 것인지를 알아보는 방법)를 통해 사람들이 왜 이걸 사용해야 하고 가장 이상적인 결합은 무엇일지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끝으로 소니는 스타트업에게 명성 관리를 잘 할 것, 문화를 중요시 할 것, 린 방식을 사용할 것, 사용자의 입장이 돼 볼 것, 스스로를 믿을 것을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