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티핑포인트? 아직 멀었다!” 윙클보스 형제가 말하는 비트코인의 미래
국내 최대 스타트업 테크 컨퍼런스, 비론치(beLAUUNCH) 2014의 첫날에서 가장 주목받은 세션은 윙클보스 형제(Cameron Winklevoss, Tyler Winklevoss)가 참여한 ‘비트코인의 티핑포인트’ 패널 토론 세션입니다. 카메론 윙클보스, 타일러 윙클보스(이하 윙클보스 형제)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흥행을 통해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죠.
윙클보스 형제는 페이스북의 성공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현재 ‘비트코인 계의 거물’로 얼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을 딴 윙클보스 캐피탈을 설립해 투자를 진행하며 전 세계 비트코인의 1% 이상(한화 약 124억 원)을 보유하고 있지요. 또한 자체적으로 ‘윙클덱스’라는 비트코인 가격지수를 만들었으며, 윙클보스 비트코인 신탁(Winklevoss Bitcoin Trust)이라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해 증권거래소의 검토를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지난 3월, 비트코인으로 영국의 버진 갤락틱(Virgin Galactic)에서 우주여행 티켓을 구매하기도 했죠. 각설하고.
이들과 함께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엔젤리스트’의 나발 라비칸트(Naval Ravikant) 대표가 14일 비론치 마지막 세션에서 패널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는데요. 스트롱벤처스의 코파운더인 존 남(John Nahm) 디렉터 사회로 진행된 이날 패널 토론 내용을 요약해 소개합니다.
존 남(이하 존) : 온라인 화폐로서 비트코인은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어떻게 생각하나?
나발 라비칸트(이하 나발) : 사실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비트코인이 생소한 개념이라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비트코인은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100% 가상 화폐지만 가치는 금과 비슷하다. 단, 금고에 저장하는 게 아니라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이며 컴퓨터 상에서 가치가 매겨진다. 또한 비트코인은 소통의 방법이다. 온라인 화폐라는 표현은 인터넷만큼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거라는 의미이다.
존 : 주제가 비트코인의 티핑포인트(호조로 전환되는 급격한 변화 시점)인데, 비트코인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보나?
카메론 윙클보스(이하 카메론) : 비트코인이 확산되기는 한 것 같다. 그러나 아직 대중적인 이해는 부족하다. 주류에서 비트코인 활용은 시간이 걸릴 거라 생각한다. 티핑포인트에 도달하기엔 아직 멀었다.
타일러 윙클보스(이하 타일러) : 앞으로 기회가 더 많을 거라고 본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상승하면 할 수록 사용자들은 (비트코인을) 더 사용해보고 싶을 거라 생각한다. 지난해부터 상품 구매가 편리하도록 계속 개발되고 있고,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비트코인 시스템을 도입할 거라고 본다. 잘 아시다시피 비트코인은 기존 결제 시스템에 비해 매우 간단하기 때문이다. 보편화 역시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하지만 확산되는 것 보다 고객의 충성도가 중요한 부분이 될거라 본다. 다만 현재 티핑포인트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기에 시기상조라고 본다.
나발 :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실패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금이 10조 규모인데 비트코인은 현재 5-60억 규모다. 제 2의 금이라고 하기엔 아직 부족하다. 기술적으로 비트코인의 역할이 현금이나 신용카드가 할 수 없는 기능을 해야 한다. 비트코인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타일러 : 동의한다. 비트코인이 신용카드나 현금을 대체한다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 거라고 본다. 더불어 비트코인 거래소가 많이 있고 비트코인을 저장할 수 있는 월렛(Wallet)이 많이 있는데, 월렛의 규모도 증가해야 할 것이다.
존 : 한국 시장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한국에서 가상 화폐에 대한 많은 혁신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 소비자가 비트코인의 얼리어답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나발 :한국은 온라인 화페가 발전 돼 있는 상태다. 소비자들도 가상 화폐에 익숙하다. TV를 보다가 결제를 하는 것도 장벽이 없다. 소비자들 상당수가 이런 패턴에 익숙하기 때문에 반대로 비트코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내가 한국의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에 투자를 한 것은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라 배울 수 있는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가 활용했던 도토리 시스템은 세계 최초의 가상 화페 개념이었다. 한국이 비트코인의 얼리어답터가 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존 : 윙클보스 형제는 이번이 첫 내한인데, 소감은 어떠한가?
타일러 : 한국이 기술 강국이란 건 이미 알고 있었다. 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 많고,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고, 인프라도 잘 돼 있고 말이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성공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본다. 앞서 나발이 말한 것처럼 싸이월드 도토리의 사례도 있었고, 온라인 게임도 꽤 시장규모가 크다. 이후에는 정부의 지원이나 규제가 중요할 듯하다. 비트코인이 한국에서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코빗과 같은 안전한 거래소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나발 : 비트코인에 대해 미국은 강력한 규제를 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외 지역에서 스타트업을 하려는 비트코인 관계자들이 많은데, 한국은 정말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정부 규제 완화와 스타트업의 노력이 시너지가 난다면 한국은 비트코인의 허브가 되리라 본다.
카메론 : 동의한다. 한국이 비트코인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존 : 비트코인의 마일스톤(Milestone)은 무엇인가?
카메론 : 솔직히 말해 예전에는 ‘비트코인 어떻게 사나요’라는 질문을 들었을 때 답변하기가 쉽지 않았다. 프로세스가 복잡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이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지금은 규제에 대한 부분을 해결하는 중이고 곧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발 : ETF(윙클보스 비트코인 신탁(Winklevoss Bitcoin Trust)이라는 상장지수펀드를 말함)가 통과되면 그것만으로 가격상승이 있을 거다. 한국은 코빗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미국은 사실 많이 어렵다. 하지만 ETF를 통과 한다면 한결 수월해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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