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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성비’ 시대의 마이크로 콘텐츠 활용법

# 지난 11월, 중국 숏폼 드라마 앱인 ‘릴숏(ReelShort)’이 틱톡을 제치고 iOS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료 엔터테인먼트 앱으로 등극했다. 릴숏은 숏폼 드라마 전문 앱으로, 한 회차당 90~120초 정도의 매우 짧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 다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시청자들은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2배속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돈보다 시간에 가치를 두는 ‘시성비’ 시대가 대두되었습니다. 영상도 책도 길면 끝까지 보지 않습니다. 이는 시청자의 관심이 점점 더 희소자원이 되어가는 것을 방증합니다. 그리고 패러다임의 변화는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를 동반합니다.

그렇다면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고 시간 효율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에서 찾을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플랫폼에 기회가 있습니다. 마이크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숏폼 드라마 앱이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스냅챗과 틱톡 등 숏폼 동영상 플랫폼일겁니다. 이들 외에도 뉴스 큐레이션 플랫폼인 악시오스(Axios), 한 권의 책을 10분 안에 읽을 수 있는 콘텐츠로 요약해 제공하는 일본 모바일 독서 앱 플라이어(Flier)도 유명합니다.

플랫폼 외에도 마이크로 콘텐츠 기술 및 서비스는 또 다른 성장 기회를 제공합니다. 일례로 AKA 버추얼(AKA Virtual)은 체루빅 벤처스(Cherubic Ventures)가 투자한 일본의 3D 콘텐츠 솔루션 제공업체입니다. AKA Virtual은 낮은 비용으로 픽사급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데요. 주요 타깃 고객은 영화 제작사, 만화 제작사, 만화가 등 콘텐츠 생산자입니다. 이 회사는 스크립팅, 스토리보드, 동영상 제작부터 라이브 스트리밍과 상호 작용에 이르기까지 3D 숏폼 동영상 제작에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합니다.

Source: AKA Virtual

AKA Virtual은 2017년 버튜버 제작 기업으로 출범해 25명의 버튜버 캐릭터를 보유할 성도로 성과를 냅니다. 일본의 양대 버튜버 에이전시 중 하나인 홀로라이브(Hololive)도 이 회사의 고객입니다.

버튜버 시장에서 기술력을 쌓은 AKA Virtual은 영화 제작사, 만화 제작사, 게임 개발사들이 IP 활용 방법을 찾고 있음을 파악합니다. 또한 시대의 흐름인 숏폼 동영상으로 젊은 시청자층에 다가가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게임 개발사는 3D 가상 캐릭터와 이미지를 매우 세밀하게 디자인하는 데 능숙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D 모델링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에 숏폼 동영상 플랫폼 알고리즘에 맞추어 짧은 영상을 높은 빈도로 제작할 수 없습니다. 줄거리와 스토리텔링이 강점인 애니메이션 및 만화 제작자도 짧은 시간 안에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클라이맥스에 도달해야 하는 숏폼 동영상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서 새로운 시청자에게 다가가려면 광고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팬과 상호 작용하는 콘텐츠를 제작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기존의 콘텐츠 제작 과정과는 다릅니다.

마이크로 콘텐츠의 제작 과정은 더욱 민첩하고 유연하며 즉각적이어야 합니다. AKA Virtual 솔루션은 3D 애니메이션을 생성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줍니다. 제작자는 휴대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간단한 도구로 고품질의 ‘픽사급’ 3D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겁니다. 작년 유명 게임 개발사인 세가(Sega)가 AKA Virtual 솔루션을 채택한 이유입니다.

Source: AKA Virtual

스피드 재생에 익숙한 소비자의 취향은 더욱 까다로워질 겁니다. 다만 방대한 콘텐츠의 바다에서 두각을 나타내려면 필수 도구와 기술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콘텐츠가 시청자에게 감동과 가치를 제공해야 그들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choi매트 첸(Matt Cheng) 체루빅 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아워송 코파운더

Matt Cheng, Founder and General Partner of Cherubic Ventures

Matt is a Taiwanese venture investor, serial entrepreneur, company advisor, and former junior tennis player. Prior to founding Cherubic, Matt co-founded Tian-Ge in China and 91APP in Taiwan, both went public at over $1B+ in market cap. Matt is also a company advisor to Wish and Atomic VC, as well as an early investor in Flexport, Calm, and Hims & Hers.

외부 전문가 혹은 필진이 플래텀에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고문의 editor@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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