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빠르게 성장하는 몽골 창업 생태계에서 한국이 배울 점
팬더믹이 잦아든 2024년, 드디어 몽골에 방문했습니다. 2024년 4월 몽골의 대표적인 사회혁신 액셀러레이터 KITE의 설립자 볼로르마 루브산도르(Bolormaa Luvsandorj) 대표로부터 반가운 연락이 왔거든요. 몽골의 사회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KITE에서 매년 진행 중인 소셜 이노베이션 위크(Social Innovation Week) 행사에 올해 참석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언더독스와 몽골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부터 2020년까지 언더독스는 캄보디아, 필리핀, 미얀마, 몽골 등 다양한 국가에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요.
특히 몽골의 경우 2020년 언더독스 ‘글로벌 사회혁신 캠핑‘(Underdogs Global Social Innovation Camping)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 현지 창업 코치들이 파트너로 참여하기도 했고요. 같은해, 청소년 창업교육을 위해 언더독스의 창업 방법론과 코칭 노하우를 전수하는 ‘언더독스 글로벌 코치 트레이닝’(Underdogs Global Coach Training)으로 몽골 현지 6명의 코치를 육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사 참석은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사업이 잠시 중단된 이후로 실로 오랜만에 몽골 창업 생태계와 다시 연결되는 자리였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씬에 ‘몽골’은 생소한 국가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몽골은 글로벌 창업 생태계에서 빠르게 두각을 드러내는 아시아 국가 중 한 곳입니다.
몽골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35세 이하로 젊은 국가입니다. 1인 당 GDP 또한 1만불을 넘기면서 내수 시장의 구매력 또한 높은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신흥국가죠. 사회혁신 영역을 비롯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아직은 창업 생태계가 초기 단계로 액셀러레이터의 수가 10여 개 밖에 되지 않지만, 국제교류를 통해 빠른 속도로 창업 생태계를 고도화해나가고 있습니다.
2024년 KITE의 소셜 이노베이션 위크의 주제는 미래 세대의 사회혁신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언더독스는 첫 번째 세션인 ’사회혁신 기업가정신과 SDGs 임팩트‘의 두 번째 발표 연사로 참석했습니다.
몽골 창업 생태계와 직접 마주하며 배운 점은 크게 3가지입니다.
대기업이 경제의 주축을 담당하는 한국의 경제, 그리고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자원이 부족한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내수 시장에 집중되어 있는 경향성을 종종 발견합니다. 그렇다 보니 신흥국가를 비롯한 아시아의 다른 지역보다 한국은 글로벌 시장과 생태계에 대한 소속감 또는 동질감이 높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서울의 글로벌화지수는 한류의 위상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의외로 다른 국가와 기관 또는 사람과 협력할 때 장벽을 만드는 요인이 언어가 아닌 문화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문화 안에서 우수한 전문성과 인사이트가 타 문화권에서는 큰 의미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많기 때문이죠. 즉, 글로벌 시장에서 협력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의 핵심 역량 못지 않게 콘텐츠를 지역화(Localization)하는 수용성입니다. 현지 시장과 문화를 이해하며 장기적인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언더독스가 그간 전국 단위로 창업 교육을 하면 실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했던 경험은 몽골 창업 생태계에서도 유효했습니다. 매번 세밀한 문화와 생활 패턴의 차이를 좁히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실험해 왔던 과정이 2024년 몽골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여러 국가와 협력하기 위해 현지 파트너들의 니즈를, 해당 국가의 문화적 맥락 안에서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이 돼 주고 있습니다.
이번 몽골 행사에 참석해 다시금 글로벌 진출의 의의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언더독스가 2015년 창업 경험을 가진 실전형 코치를 육성해 몰입형 창업 교육이라는 솔루션을 제시한 점, 이후 유수의 대기업과 기관이 창업 교육 파트너로 연결된 점, 1만6000명의 창업가를 육성한 노하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데이터 플랫폼과 투자 연계 등을 활발하게 하는 점을 관심있게 살펴보는 분위기였습니다.
앞으로 언더독스는 ‘아시아 투모로우’라는 브랜드를 되살려 아시아 혁신 네트워크가 모이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2018년부터 아시아 전역의 파트너들과 함께 창업 코치, 창업가 육성에 이바지했다면 2024년부터는 아시아 각지 혁신가들의 정보와 인사이트를 교류하면서 생태계를 연결하려 합니다. 전 세계에 한국 창업 교육의 저력을 알릴 언더독스의 행보를 기대합니다.
원문: 빠르게 성장하는 몽골 창업 생태계에서 한국이 배울 점
글: 박대은 언더독스 파트너. 박대은 파트너가 몸담은 언더독스는 창업교육 전문 기업이다. 2015년 처음 설립된 후 현재까지 전국에서 1만6000명이 넘는 혁신 창업가를 발굴 및 육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