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AP의 강자 퀄컴의 독주,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스마트폰 사용자는 점점 많아지고 있고 사용시간 역시 계속 늘어가는 추세이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의 사용시간은 3년전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폰 사용시간만 놓고 봤을 경우 같은 기간 약 2.3배 증가한것으로 조사되었으며 태블릿의 경우 아이패드 출시 이후 사용 시간이 무려 10배 이상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
시장에는 점점 더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출시되고 있고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핵심 부품인 모바일 AP 시장 규모 역시 같이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AP 시장 규모는 2011년 81억 달러에서 2012년 129억 달러, 2013년에는 180억 달러로 2년만에 2배 넘게 성장했다.
꾸준히 성장하는 모바일 AP 시장은 퀄컴이 스냅드래곤 시리즈로 리드하며 독주하고 있다. 과연 퀄컴의 독주는 언제까지 계속될것인가? 본 보고서에서는 모바일 AP의 시장 현황을 알아보고 차세대 모바일 AP의 특징 및 시장 전망에 대해서 얘기해 보고자 한다.
I. 모바일 AP 시장 현황
모바일 AP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핵심 부품으로 많은 업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으로 2013년 모바일 AP 점유율 1위는 퀄컴이 차지했다. 퀄컴이 절반이 넘는 54%의 점유율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면서 1위를 독주하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최신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며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 동시에 LTE 모뎀이 통합된 원칩 솔루션이 탑재되어 있어 차세대 모바일 네트워크인 LTE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어 최적의 AP로 꼽힌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600과 800 시리즈를 다양한 스마트폰에 공급했고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스냅드래곤 400과 200 시리즈도 출시하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도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냅드래곤 801을 갤럭시S5와 LG G3에 탑재하는 등 글로벌 인기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스냅드래곤이 탑재되고 있다.
모바일 AP 점유율 2위는 애플이 차지했다.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와 아이패드 시리즈에 자체 개발한 A7, A6 등을 탑재하고 있는데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16%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퀄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A7은 64비트를 지원하는 최초의 소비자용 모바일 AP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3위는 중저가용 스마트폰 AP를 주로 공급하는 대만의 미디어텍(MediaTek)이 차지했다. 미디어텍은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의 중저가 스마트폰 수요를 주로 공략하고 있다. 100~200 달러대의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사에 많은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데 중국 시장은 미디어텍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에서의 점유율은 이미 퀄컴을 앞질렀다.
4위는 삼성전자로 엑시노스 (Exynos) 옥타가 갤럭시S4와 갤럭시 노트3에 탑재되었다. 삼성전자는 베이스밴드 통합 모바일 AP 개발이 늦어져 점유율이 많이 하락했다. 2013년 하반기에 LTE 통합 모바일 AP를 처음 출시했지만 대응이 늦어진 것이 점유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5위는 중국의 스프레드트럼(Spreadtrum)이라는 업체가 차지했다. 스프레드트럼은 상하이에 있는 팹리스 업체로 중국에서 사용되는 TD-SCDMA용 모뎀을 통합한 AP를 주로 만들고 있다. 이밖에도 EDGE와 UMTS 등 3G 통신 모뎀을 통합한 AP를 생산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데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출하량 기준으로 살펴보면 퀄컴이 34.8%로 1위, 2위는 미디어텍이 17.8%를 차지했고 3위는 14.3%의 애플, 4위는 14.2%의 스프레드트럼, 5위는 삼성전자가 6.8%를 차지했다.
이밖에 브로드컴 (Broadcom), 마벨(Marvell), HiSilicon 등 많은 업체들이 멀티코어 모바일 AP를 공급하고 있으며 엔비디아는 2013년 하반기에 테그라4와 LTE 통합 테그라4i를 출시하면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편, 모바일 AP 시장에서 마이너 업체로 분류되는 인텔은 지난해 0.2%의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II. 차세대 모바일 AP의 주요 경쟁 포인트
차세대 모바일 AP는 LTE 통합 원칩 솔루션과 저전력, QHD와 64비트 지원 여부등이 주요 경쟁 포인트로 지목된다. 전세계적으로 모바일 네트워크가 LTE로 전환되면서 LTE 통합 AP는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조건이 되고 있다. LTE 통합 AP를 사용하지 않으면 별도의 LTE 모뎀을 탑재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스마트폰의 부피가 커져 제품의 경쟁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모바일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사용시간이 긴 제품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배터리 용량을 늘려 소비자들의 요구에 대응하고 있는데 배터리 용량 확대와 함께 저전력 AP에 대한 필요성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풀HD의 2배 해상도인 QHD 탑재 스마트폰은 지난 2013년 말부터 출시되기 시작해 2014년에는 본격적으로 출시되고 있어 QHD 이상 해상도 지원이 AP 선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QHD의 2배, 풀HD보다 4배 높은 해상도의 UHD 스마트폰은 오버 스펙 논란으로 아직은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디스플레이 크기의 대형화와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대한 요구 등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상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64비트 AP는 애플의 아이폰5S에 적용된 A7으로 대중에 많이 알려졌다. 애플은 AP뿐 아니라 운영체제까지 직접 개발하기 때문에 빠르게 적용이 가능했다. 64비트 AP는 운영체제, 모바일 앱이 함께 64비트로 개발되어야 제대로 된 성능을 낼 수 있다. 64비트 운영체제는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가 2배로 높아져 작업속도가 빨라지고 탑재 가능한 RAM도 32비트의 4GB보다 훨씬 많은 128GB 정도까지 가능해 멀티태스킹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64비트 운영체제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64비트 모바일 앱의 개발에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고 대용량 RAM이 필요할 정도의 앱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64비트 AP의 필요성은 그리 크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64비트 운영체제와 앱을 사용하면 반응 속도도 매우 빨라지고 배터리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 64비트 지원 AP가 생각보다 빠르게 실전 배치될수도 있다.
III. 차세대 모바일 AP 시장 전망
차세대 모바일 AP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업체는 역시 퀄컴이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05는 3개의 주파수 밴드 사용이 가능한 CAT.6 LTE를 지원해 최대 300Mbps의 빠른 속도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UHD를 지원해 초고해상도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퀄컴은 UHD에 대응하는 스냅드래곤 805의 개발을 이미 완료한 상태로 QHD 디스플레이 탑재가 유력한 삼성전자의 갤럭시F(가칭)와 LG G3 프라임 등 플래그쉽 제품 탑재를 예약하고 있다. 스냅드래곤 805와 함께 미드레인지 스마트폰을 위한 스냅드래곤 410도 출시 예정이다. 또한, 연말에는 저전력 빅리틀 기술을 구현한 옥타코어 스냅드래곤 615와 610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이 두 제품은 모두 64비트를 지원한다.
이처럼 퀄컴 스냅드래곤은 차세대 모바일 AP의 요구 조건을 대부분 만족시키고 있다. 하이엔드 및 미드레인지용 모바일 AP에서 모두 강점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퀄컴의 아성을 넘을 AP 업체는 쉽게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애플이 출시 예정인 아이폰6에는 A7 후속 모델인 A8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퀄컴과 달리 애플은 아직 차세대 모바일 AP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전 모델인 A7과 같이 64비트를 지원할 것이고 듀얼 코어를 넘어 쿼드코어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미디어텍은 LTE 카테고리4를 지원하는 통합 AP를 기존의 보급형과 함께 하이엔드 스마트폰에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출하량과 점유율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출하량은 이미 예상치를 넘은 상태이고 LTE 통합 AP의 수요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의 실적 역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AP로는 엑시노스 5430이 거론되고 있다. 엑시노스 5430 역시 옥타코어로 저전력 빅리틀 기술 지원이 예상된다. 자체 개발한 통신 모뎀 새넌의 탑재가 예상되나 인텔과 퀄컴의 LTE 모뎀 탑재 가능성도 있고 QHD를 지원할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전력도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64비트는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5 변종 모델과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노트4에 엑시노스가 얼마나 탑재되느냐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 AP의 실적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출시된 테그라4i를 구글의 3D 프로젝트 탱고에 탑재하는데 성공했고 후속으로 나온 테그라K1은 샤오미 Mi Pad에 탑재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인기를 끈 Mi3에도 테그라4를 탑재한 적이 있어 엔비디아로서는 성장세가 높은 샤오미를 적극 공략해야 할 것이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제품으로 32비트 AP인 테그라K1의 64비트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테그라노트7 후속작이 출시되는데 여기에도 테그라K1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의 올해 AP 점유율은 어느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스마트폰용 메리필드와 태블릿용 무어필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두 제품 모두 저전력 실버몬트 아키텍처로 설계되었고 64비트까지 지원한다. 델과 에이수스 일부 제품에 메리필드와 무어필드 AP가 탑재되는데 PC에서의 컴퓨팅 성능이 모바일에서 얼마나 발휘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밖에 LG전자와 화웨이도 자체 AP를 개발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개발중인 AP “오딘”의 양산을 조만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에는 오딘을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해 출시할 예정이고 이를 시작으로 퀄컴 의존도를 낮출 계획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꾸준히 자체 개발 AP를 스마트폰에 탑재해 왔는데 빅리틀과 LTE-A를 지원하는 LTE 원칩 통합 AP “기린 920″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린 920은 최대 300Mbps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LTE-TDD와 VoLTE도 지원하며 QHD 해상도에도 대응해 화웨이의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탑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IV. 시사점
모바일 AP 시장은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퀄컴은 한박자 빠른 최신 기술을 적용한 고성능 AP를 위주로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디어텍과 스프레드트럼이 중저가 스마트폰을 앞세워 점유율과 매출을 늘리고 있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는 줄고 있고,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퀄컴의 독주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LTE 통합 AP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높은 점유율을 생각하면 퀄컴의 앞으로의 행보가 느긋할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와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빅5의 상당수가 자체 AP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퀄컴의 시장 지배력은 조금씩 약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엔비디아와 인텔도 신제품을 내놓으며 퀄컴의 1위 수성에 흠집을 내고 있어 장기적으로 볼때 퀄컴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막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