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국회 스타트업 지원모임 유니콘팜이 2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플랫폼 산업의 진흥 및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플랫폼 산업 진흥을 위한 법제도적 방안과 이용자 보호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유니콘팜 공동대표인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K-글로벌 플랫폼이 가능한가?”라는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이미 대기업이 된 플랫폼의 경우 국회에서 논의 중인 거래공정화법 등의 규제가 필요하지만, 내수를 넘어서는 K-글로벌 플랫폼 탄생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글로벌 거대 빅테크 기업들과 대등한 위상을 지닌 자국 플랫폼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내 플랫폼 산업의 실질적 성장과 혁신을 견인할 수 있는 진흥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담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선지원 교수는 ‘플랫폼 규제 입법의 지역적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플랫폼 생태계는 각 서비스 영역별로 내생적 성장을 거듭해왔다”고 분석했다. 선 교수는 “EU식 사전규제 방식의 국내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심도 있는 검토가 선행되어야 하며, 플랫폼 산업 전반에 대한 일률적 규제 접근보다는 각 영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희석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의 플랫폼 규제 동향 및 시사점” 발표를 통해 “일본의 플랫폼 규제는 자국 산업의 육성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국내 규제 입법 방향으로 “플랫폼의 가치와 과제에 대한 인식의 공유, 산업진흥과 이용자 보호의 조화, 국내외 기업 동등규제 원칙, 기본이념과 국가전략을 담을 수 있는 진흥법 추진”을 제시했다.

경희대 법무대학원 최민식 교수는 “최근 미국, EU, 일본 등 해외 선진국들이 자국의 플랫폼 산업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규제 일변도의 접근에서 탈피하여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에서는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학계, 소비자 단체, 입점업체 단체, 입법조사처 등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플랫폼 산업 진흥을 위한 구체적인 법제 방향을 논의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해외 기업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잠식할 위험이 있으며, 전자상거래 이후는 핀테크, AI 순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방향 수립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진흥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세준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시행 사례를 들며 “Aliexpress와 TikTok 등 역외 플랫폼에 대한 규제 집행이 EU의 역내 시장, 이용자, 그리고 자국 플랫폼 보호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혜련 경찰대 법학과 교수는 “한국이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기본법을 제정하고, AI 분야 그룹순위에서 3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두권과의 격차가 현저하다”며 AI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실효성 있는 진흥법 마련을 촉구했다.

조윤미 미래소비자행동 상임대표는 “우리나라는 EU, 미국, 일본과 달리, 국내 토종 플랫폼이 활성화되어있으면서도 미국, 중국 등 거대 플랫폼과 경쟁을 해야 하는 복잡한 환경에 처해있다”며 한국 상황에 맞는 규제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순교 한국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국장은 “소상공인에게 플랫폼 생태계는 접근성과 비용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며, “과도한 규제 도입보다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은진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자율규제 방식이 급변하는 플랫폼 생태계에서 효율성과 실효성을 겸비한 해결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하며, 자율규제 체계의 실효성 제고를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으로의 국내 플랫폼 규제 논의가 우리나라의 지역적 특색 등을 반영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며, “단순히 기존 규제의 개선이나 보완을 넘어, 오늘 논의된 진흥법 등 새로운 법제의 도입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