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의 첫째 주, 가상자산 시장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듯했다. 비트코인은 딥시크 사태로 7%나 추락했다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트럼프의 관세 폭탄 발언에 다시 12%나 곤두박질쳤다. 도대체 이 불안정의 근원은 무엇일까. 시장을 들여다볼수록 그 답은 더욱 복잡해져만 갔다.
첫 번째 실마리는 돈의 문제였다. 2020년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미국은 마치 돈을 찍어내는 기계처럼 국가 부채를 늘려왔다. 그때는 그것이 유일한 해결책처럼 보였다. 특히 2023년 초부터는 단기채라는 카드를 과도하게 써왔는데, 이제 그 카드마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연준의 역레포 계좌라는 비상금 통장도 거의 바닥났다. 돈이 마르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과도하게 쓴 신용카드의 결제일이 다가오는 것처럼, 시장은 이제 그 부담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두 번째 실마리는 정책의 딜레마였다. 트럼프는 취임 후 세 가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부 효율화, 감세, 그리고 관세 부과. 얼핏 보면 합리적인 이 정책들이 단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재정 지출이 줄어들어 시장의 돈줄이 마르고, 감세와 관세는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약을 먹었더니 부작용이 더 심각한 상황이 된 것이다. 파월 연준 의장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세 번째 실마리에 주목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정체성 위기다. ‘대규모 채택’이라는 꿈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그 결정권은 모두 업계 밖에 있다. 미국의 전략적 보유고 편입이든, 스테이블코인 채택이든, SEC의 규제 완화든 모두 남의 손에 달린 일이다. 게다가 밈코인의 광풍으로 신생 프로젝트들의 설득력은 더욱 떨어졌다. 마치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맡긴 채 끝없이 기다리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시장의 움직임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시선은 자꾸만 밖으로 향한다. 거시경제 지표와 정책 결정자들의 입술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일희일비한다. 미국의 GDP 성장률이 3% 부근을 맴돌고, 고용 지표가 견조하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시장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출렁인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동력이 나타나기 전까지 계속될 것이다. 마치 방향을 잃은 나침반처럼.
특히 눈여겨볼 것은 유동성 환경의 변화다. 연준의 양적 긴축은 현재진행형이고, 파월은 “QT를 지속할만한 여유가 있다”고 말한다. 옐런은 6월까지 부채한도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으면 채무불이행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자산 시장이 안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밈코인 시장의 성행은 또 다른 문제다. pump.fun의 출시 이후, 시장은 마치 도박장으로 변한 듯하다. 진지한 프로젝트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작아지고, ‘거래’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듯하다. 이는 마치 카지노에서 룰렛만 돌아가는 상황과 비슷하다. 진정한 가치 창출은 어디로 갔을까.
자,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쩌면 이 혼돈 속에서 진정한 가치를 찾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일지도 모른다. 시장이 외부 요인에 휘둘리는 동안, 우리는 내실을 다지고 기술적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제 성장통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면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게 될까. 아마도 그때가 되면, 지금의 이 혼란스러운 시기가 필연적인 과정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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