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하원 초당파 위원회가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딥시크가 중국 정부를 대신해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다고 비난하며, 최근 몇 달간 국가 안보 우려로 인한 딥시크 금지 노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미 하원 중국 공산당 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딥시크는 겉으로는 “단순한 AI 챗봇”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 정부를 위해 사용자 데이터를 “빨아들이고” 있으며, 미국에서 훔친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원 위원회는 딥시크 창립자 량원펑(梁文鋒)이 국가 연계 하드웨어 유통업체와 중국 연구기관인 저장랩과 연결된 “통합 생태계” 내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 보고서는 오픈AI의 증언을 인용해,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에 “불법적인” 기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딥시크 직원들이 오픈AI 모델을 활용해 “훈련 데이터를 변환”하는 등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보안 장치를 우회”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하원 위원회는 또한 딥시크가 검색 결과를 중국 선전에 맞게 “은밀히 조작”하고 있으며, 수출이 제한된 엔비디아 칩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엔비디아는 이 주장을 부인하며, 딥시크가 사용한 칩은 “수출 통제 규정을 완전히 준수한” 것이라고 CNBC에 밝혔다.
중국에서 민간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량원펑은 지난 2월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과 만났으며, 이는 회사에 대한 정부 승인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타임스는 딥시크가 중국 일부 정부 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공산당 지원 위원회와 경찰서에서 직원들에게 이 앱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버보안 분석업체 페루트 시큐리티는 딥시크에 사용자 로그인 정보를 차이나모바일로 전송할 수 있는 숨겨진 코드가 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미국은 차이나모바일과 중국군 간의 연계를 이유로 이 회사의 미국 내 운영을 금지한 바 있다.
하원 위원회는 딥시크 금지를 직접 권고하지는 않았지만, 대신 새로운 수출 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연방 정부가 중국 기반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월 하원에서는 연방 기기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는 초당파 법안이 발의됐지만, 다른 의원들의 지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미 해군은 이 앱과 관련된 “잠재적 보안 및 윤리적 우려”를 이유로 딥시크 접근을 제한했으며, NASA의 AI 담당 책임자도 국가 안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딥시크가 국가 안보에 “용인할 수 없는 위험”을 가한다며 정부 기기에서 사용을 금지했고, 이탈리아, 대만, 한국 관리들도 정부 기기에서 딥시크 금지 조치를 취했다.
딥시크의 생성형 AI 모델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출시된 후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회사는 자사 챗봇이 오픈AI의 챗GPT를 포함한 경쟁사들을 능가한다고 주장했으며, 업계 분석가들은 딥시크가 경쟁사 대비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운영된다고 추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 출시가 미국 산업계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딥시크는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거의 6천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미국 주식시장의 광범위한 매도세를 촉발했다. 딥시크는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처우, 대만의 중국 내 지위, 1989년 천안문 사건 등 중국과 관련된 논란이 되는 주제에 대한 질문 답변을 거부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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