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Crunch Beijing 2014] 한국 스타트업계는 급성장 중…일본은 엔젤 투자사가 부족
지난 테크크런치 베이징 행사 중 ‘한국과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를 논하는 패널 세션이 열려 현지 중국 참관객들의 주목을 끌었다. 패널토론에는 테크크런치 및 크런치베이스 COO 조나단 쉬이버(Jonathan Shieber)가 사회를 맡고 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 대표 및 커플 메시징 서비스 비트윈의 개발사 VCNC 장혜린 매니저가 한국 대표 패널로 참석하였으며, 일본 사이버에이전트 벤처스 노부아키 키타가와(Nobuaki Kitagawa) 대표가 일본 대표 패널로 자리하여 아시아 ICT 강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논하였다.
이번 패널 세션은 글로벌 ICT 시장 1, 2위인 미국, 중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과 일본 스타트업계의 현황과 차이점을 살피고 전반적으로 아시아 스타트업계가 직면한 이슈를 화제로 삼았다.
한국 스타트업계 종사자로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VCNC 사업개발 담당 장혜린 매니저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고자 재정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행사 참가 지원 및 마케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스타트업계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3년 전, 비트윈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엔지니어와 사업 개발 담당 인력을 구하기 어려웠던 반면에 지금은 스타트업 시장이 성장하면서 어렵지 않게 인력을 구할 수 있다.”라며, “한국의 스마트한 인재들과 기술에 관심 있는 이들이 창업이나 기존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정도가 증가함으로써 국내 스타트업계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사이버에이전트 벤처스 노부아키 키타가와 대표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가장 활발한 아시아 국가는 한국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폭넓은 범위의 지원을 한다.”라며 한국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을 높이 평가하였다. 하지만 그는 스타트업에게 가장 유리한 시장으로 한국 보다는 중국을 꼽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시장에 모여 들어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달리) 대부분 현지 투자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이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낙관적인 성향은 아니어서 스타트업을 위한 투자자 찾기가 녹록치 않다. 이는 일본만 아니라 한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또한 동일한 상황이라고 본다. 적극적인 투자자들이 부족하여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통해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고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한 단계 더 성장할 기회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케이큐브벤처스 임지훈 대표 또한 중국 시장이 실리콘밸리에 이어 가장 큰 기회의 시장이라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 역량, 엑시트(투자 회수) 세 가지 관점으로 중국, 일본, 한국 시장을 비교하였다. “아시아 국가 중 투자 부분에서는 일본 시장이 성숙하여 유리하며, 중국은 엑시트나 투자 기회가 크기 때문에 유리하다. 한국의 경우, 3개 국가 중 스타트업의 역량(Talent) 부분에서 매력적이다. 한국 스타트업의 역량 또한 글로벌 TOP 수준으로 향상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스타트업의 대규모 투자와 인수, 합병 소식이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미국계 글로벌 기업이 한국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대규모 금액에 인수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는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대학 졸업 후 혹은 대기업에서 나와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아지고, 정부의 지원과 더불어 큰 기업들이 스타트업 인수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스타트업 생태계가 견고히 발전하고 있어 한국이 실리콘밸리만큼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이 성장하여 좋은 투자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시아 스타트업 중 글로벌 시장 진출 관련하여 한국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다”며, 비트윈의 글로벌 시장 진출 계기에 관한 질문에 장혜린 매니저는 “VCNC는 비트윈 서비스 개발 초기에 글로벌화(Globalization)을 고려했다. 어떠한 모바일 서비스 프로덕트가 전 세계적으로 범용될 수 있는 콘텐츠인가를 고민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Going Global)을 일찍 고민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글로벌화의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서비스를 꿈꾸는 스타트업은 지금 개발 중인 서비스가 모든 나라에서 통용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답하였다.
마지막으로 한국과 일본 대표 투자자들에게 ‘투자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과 ‘아시아 투자 시장의 이슈’에 대한 질문이 주어졌다. 임지훈 대표는 “투자 심사에서 70%의 비중으로 팀 역량을 고려한다.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계속 발전하면서 조금씩 변경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전환되지만, 결국 모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주체는 팀이다. 팀 구성의 전문성과 발전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을 인수하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좋은 스타트업 인수를 놓쳤을 때 후회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반면, 노부아키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하는 O2O 서비스 플랫폼 개발사를 주목한다는 의견을 냈다. 온라인만을 겨냥하는 서비스라면 성장과 기회가 제한적이지만,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서비스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더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리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투자 시장의 문제는 앤젤-그로우스(초기 성장) 단계의 기업에 투자할만한 적극적 투자사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시아 스타트업들이 발전하는 만큼 이들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시켜 줄 투자자들이 절실함을 피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