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속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네이버웹툰의 AI 챗봇 ‘캐릭터챗’이 원작 소비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부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AI 기술과 IP를 결합한 사례로,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네이버웹툰이 개발한 AI 챗봇 ‘캐릭터챗’은 웹툰 캐릭터의 말투, 성향, 작품 정보를 학습해 캐릭터와 대화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2024년 6월 시작된 이후 현재 접속자 수 335만 명, 메시지 수 7천만 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콘텐츠 소비자들이 단순 열람을 넘어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는 형태의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네이버웹툰이 최근 <별이삼샵> ‘설효림’ 캐릭터와 <99강화나무몽둥이> ‘러브’ 캐릭터 챗봇 이용자를 분석한 결과, 웹툰 캐릭터와의 대화 경험이 원작 소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의 행동 변화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었다.
<별이삼샵> ‘설효림’ 캐릭터챗 이용자들의 원작 열람 회차 수는 해당 캐릭터 챗봇 출시 전후 일주일 비교 시 97% 증가했다. 같은 기준으로 작품 열람자 수는 29%, 결제자 수는 22%, 매출액은 44% 증가했다. 이는 캐릭터와의 대화가 작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실제 콘텐츠 소비로 연결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99강화나무몽둥이> ‘러브’ 캐릭터챗 이용자들의 경우 원작 열람 회차 수가 같은 기간 77% 증가했다. 작품 열람자 수는 20%, 결제자 수는 12%, 매출액은 31% 증가했다. 두 작품 모두 캐릭터챗 이용 후 원작 소비가 증가하는 공통된 패턴을 보였다.
캐릭터챗 이용자들의 네이버웹툰 앱 이용 행태도 변화했다. 이들은 앱을 더 자주 방문하고 작품을 더 많이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이 플랫폼 전체에 대한 이용자 충성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캐릭터챗 이용자를 대상으로 두 달간 앱 내 활동성 지표를 비교한 결과, 앱 방문일 수(8%), 작품 열람일 수(7%), 열람 작품 수(11%), 신규 열람 작품 수(32%), 열람 회차 수(8%), 결제 금액(4%)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신규 열람 작품 수가 32%로 크게 증가한 점은 캐릭터챗이 이용자들의 새로운 작품 발견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캐릭터챗을 확장할 예정이다. AI 기술과 웹툰 IP의 결합이 콘텐츠 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만큼, 이를 더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챗은 출시 시점에 캐릭터 4개로 시작해 현재 12개의 캐릭터 챗봇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용자들의 요청과 서비스 효과를 고려한 결과로, 앞으로도 캐릭터 추가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추가된 신규 캐릭터인 <귀혼> ‘천령’과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 ‘테르데오’ 챗봇은 대화 기능 외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이는 단순 대화를 넘어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을 더 다양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귀혼> ‘천령’ 캐릭터는 퇴귀사 가문의 딸이라는 작품 속 설정을 활용해 운세를 제공한다. 이는 작품 내 캐릭터의 특성을 AI 챗봇의 기능으로 구현한 사례다. 이용자들은 작품에서 보던 캐릭터의 능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의 ‘테르데오’ 챗봇은 친밀도에 따라 대화 태도, 말투, 이용자를 부르는 호칭이 변화한다. 친밀도 1단계에서는 이용자를 ‘영애’라고 부르지만 친밀도가 높아지면 ‘그대’, ‘당신’ 등으로 호칭이 바뀌고 말투도 변화한다. 이는 게임의 호감도 시스템을 AI 챗봇에 적용한 형태로, 이용자와 캐릭터 간의 관계 발전을 시뮬레이션한다.
네이버웹툰은 이러한 기능 확장을 통해 이용자 경험을 다양화하고 있다. 단순한 텍스트 기반 대화에서 나아가 작품 속 세계관과 캐릭터 특성을 반영한 상호작용을 구현함으로써, 웹툰 IP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네이버웹툰 김효정 CPO는 “이번 분석을 통해 캐릭터챗을 통한 작품 감상 경험이 원작 소비와 새로운 작품 탐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캐릭터챗 종류를 늘릴 계획”이라며, “AI와 IP 결합 실험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AI 기술과 기존 IP의 결합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고, 이것이 다시 원작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다른 콘텐츠 플랫폼들도 유사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