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이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와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다인 수면 환경에서도 개인별 숨소리를 분리해 수면 단계를 정확히 구분하는 AI 모델의 성능을 검증했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의 질과 구조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표준검사지만, 여러 센서를 부착해야 하는 불편함과 높은 비용으로 일상적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 또한 기존 수면 분석 기술들은 대부분 혼자 수면하는 환경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실제 생활처럼 두 명 이상이 함께 자는 경우 타인의 소음으로 인해 개인별 수면 상태를 정확히 분석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숨소리만으로 수면 단계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성인 44쌍(총 88명)을 대상으로 한 침대에서 동시에 취침하도록 하고, 각자의 베개 옆에 스마트폰을 배치해 숨소리를 녹음하는 동시에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했다.
연구 결과, AI 모델은 수면다원검사와 비교해 4단계 수면 분류(깨어있음, 렘수면, 얕은 수면, 깊은 수면)에서 Macro F1 점수 0.63, 2단계 분류(깨어있음/수면)에서는 0.77을 기록하며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기존 웨어러블 수면 측정기기의 성능(4단계 기준 Macro F1 점수 0.49)보다 약 29% 높은 수준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현실적 주거 환경을 그대로 반영한 이번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만으로도 수면다원검사에 필적하는 정밀 분석이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며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수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는 “공동 수면 환경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임상적으로 증명한 첫 사례”라며 “향후 코골이·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 관련 질환을 다인 환경에서 진단·모니터링하는 후속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슬립 이동헌 대표는 “이번 연구는 그간 비접촉식 수면측정의 가장 큰 한계였던 다인 수면 환경에서의 정확도를, 수면다원검사와의 공식적인 비교 연구를 통해 명확히 입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연구에 활용된 알고리즘은 이미 식약처 2등급 수면무호흡증 진단보조 의료기기인 ‘앱노트랙’을 비롯해 SKT 에이닷, 삼성생명 더헬스 등 주요 파트너사의 제품에 탑재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수면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Sleep Medicine』에 게재됐으며, 2024년 유럽수면학회(ESRS)에서 우수 초록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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