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자정에 사라진 휴대폰, 토요일에 증발한 지갑… ‘분실물의 시간표’

‘술 취해 택시에서 휴대폰을 잃어버린 적이 있으신가요? 여기, 당신만이 아닙니다.’

택시 호출 플랫폼 ‘우버 택시’가 최근 공개한 ‘2025 분실물 지표’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잃어버리는 물건은 ‘휴대폰’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가장 쉽게 잃어버린다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지표는 우버 택시가 2024년 4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수집한 분실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휴대폰에 이어 지갑, 가방, 이어폰·헤드셋, 안경 순으로 많이 분실된 것으로 집계됐다.

재미있는 것은 분실물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요일이 토요일이라는 점이다. 주말 밤 술자리가 늘어나는 시간, 우리의 소지품들도 주인을 잃고 떠돌아다닌다. 반면 월요일은 분실물이 가장 적게 발생했다. 시간대별로는 자정에 분실물이 가장 많이 발견됐으며, 출근 시간보다 퇴근 시간에 더 많은 물건이 택시 안에 남겨졌다.

K-뷰티·패션·식품 강국의 위상은 분실물에서도 드러났다. 패션 아이템 중에서는 모자와 팔찌를, 뷰티 제품 중에서는 립스틱·립밤을 가장 많이 잃어버렸다. 식품으로는 치킨, 홍삼스틱, 초코파이, 호두과자, 술 등 한국인의 입맛을 보여주는 분실물들이 눈에 띄었다.

“어느 날 새벽, 한 택시 기사님은 뒷좌석에서 롤렉스 시계를 발견했습니다.” 고가의 분실물도 적지 않았다. 노트북, 명품 영양크림 등을 두고 내린 승객들도 있었다.

특히 한국의 고유한 문화를 반영한 이색 분실물들이 눈길을 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한 수험생은 수험표를 택시에 두고 내렸고, K-POP 앨범과 포토카드, ‘인생네컷’ 사진 등을 분실한 승객도 있었다. 그 밖에도 생새우, 우쿨렐레, 교정기, 함마드릴, 청첩장, 의사 가운 등 예상치 못한 물건들이 택시 안에서 발견됐다.

올해는 지난해 첫 발표에 이어 글로벌 ‘우버 분실물 지표’와 함께 한국의 데이터가 공개돼 더욱 의미가 깊다. 해외 승객들 역시 휴대폰, 지갑, 가방 등을 주로 분실했지만, 각 나라의 특색이 담긴 물건들도 있었다.

미국에서는 ‘고스트버스터즈 고스트 트랩’과 ‘자유의 여신 왕관’, 심지어 살아있는 바닷가재 10마리를 두고 내린 승객도 있었다. 홍콩에서는 에그타르트, 이탈리아에서는 마법 지팡이, 호주에서는 회색 코알라가 택시에 남겨졌다.

우버 운영 담당 부사장 겸 미국·캐나다 총괄 카미엘 어빙은 “필수품부터 특별한 물건까지, 잃어버린 소지품을 되찾는 일이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분실물 지표 발표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우버 택시는 분실물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우버 앱에서 ‘활동-차량 서비스 세부 정보(탑승 내역)-분실물 관련’을 선택하면 기사와 직접 연락할 수 있으며, 기사가 부재중일 경우 음성 메시지로 분실물에 대한 정보를 남길 수 있다.

당신이 지난밤 택시에서 잃어버린 그 물건,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가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댓글

Leave a Comment


관련 기사

스타트업

우버 택시, 짐 많은 승객 위한 ‘일반 택시XL’ 론칭

스타트업 이벤트

“우버 택시, 韓시장 성공적 안착…신규 서비스로 도약 가속화한다”

투자

우버(Uber), UT 지분 전량 인수

인사이트

혼자 달리는 자와 때를 읽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