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비즈니스 트렌드&동향] ‘위기와 기회 사이’ 중국 대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전략적 재편

샤오홍수-알리바바, ‘콘텐츠+커머스’ 통합 전략적 제휴 체결

중국 콘텐츠 플랫폼 샤오홍수(小红书)와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 그룹이 야심찬 행보를 개시했다. 양사는 지난 7일,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하고 ‘홍마오(红猫)프로젝트’라는 파격적 협업 체계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콘텐츠 기반 소비자 경험에서 실질적 구매 전환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의 심층적 통합을 목표로, 데이터 연동 및 광고형 링크 기능 등 획기적 시너지 창출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 복잡한 관계 양상을 보여왔던 두 디지털 거인은 2021년 샤오홍수 측의 타오바오·티몰 링크 차단 조치로 결별했으나, 이번 제휴를 통해 전략적 화해를 이루어냈다. 당시 샤오홍수는 자체 전자상거래 생태계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며 플랫폼 내 쇼핑 기능과 브랜드-계정 일체화 전략을 강화했다. 이는 도우인(抖音)과 콰이쇼우(快手) 등 경쟁 콘텐츠 플랫폼이 외부 전자상거래 유입을 차단하고 자사 생태계를 견고히 한 전략과 맥을 같이했다. 그러나 도우인과 콰이쇼우가 외부 제휴를 단절한 것과 달리, 샤오홍수는 이번에 알리바바와의 협력을 전격 재개하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였다.

전통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 정체에 직면한 가운데, 콘텐츠 중심 플랫폼이 새로운 소비자 유입의 핵심 통로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우인 전자상거래 부문은 2024년 총거래액(GMV)이 전년 대비 35% 증가한 3조 4,300억 위안(약 665조원)을 기록하며 업계 3위로 도약했다. 반면 알리바바의 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4분기) 타오티엔 그룹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1,360억 9,100만 위안(약 26조원)에 머물렀으며, 자체 브랜드 및 기타 매출은 오히려 9%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샤오홍수와의 전략적 제휴는 알리바바의 ‘정밀 시장 포지셔닝’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알리바바는 샤오홍수를 통해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 풍부한 콘텐츠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샤오홍수는 알리바바의 견고한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활용해 상업화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확장하는 호혜적 구조를 구축하게 된다.

샤오홍수는 현재 월간 활성사용자(MAU) 3억 명 이상을 보유한 콘텐츠 강자로, 사용자의 70%가 능동적 검색 기능을 활용하며 88%가 자발적 정보 탐색을 실시한다. 이는 대다수 사용자가 소비 결정 과정에서 실질적 후기와 경험을 중시한다는 주목할 만한 소비 행태를 시사한다.

샤오홍수는 자체 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육성을 시도했으나, 거래 규모와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이에 외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의 트래픽 전환을 허용하는 ‘라이트 커머스’ 전략으로 노선을 전환했다. 샤오홍수가 보유한 실사용자와 진정성 있는 리뷰는 브랜드들에게 핵심적 유입 채널로서의 가치를 제공한다. 샤오홍수 COO 커난(柯南)은 “브랜드가 샤오홍수에서 사용자와 처음 만나는 순간이 바로 전환의 시작점”이라며 “콘텐츠와 구매를 잇는 전 과정에 대한 통합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이미 지난 2년간 ‘샤오홍싱(小红星)’ 프로젝트를 통해 브랜드 콘텐츠 효과성에 대한 심층 분석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 최근 1년간 타오바오와 티몰 브랜드의 샤오홍수 콘텐츠 클릭률이 20%, 상호작용률이 109%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알리바바는 생태계 개방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사 플랫폼에 위챗페이(WeChat Pay, 微信支付)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경쟁사인 징둥물류(JD Logistics, 京东物流)와 협력하여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26일 개최된 ‘2025 티몰 슈퍼브랜드 프라이빗 미팅’에서 티몰 총재 지아루오(家洛)는 “올해 티몰의 핵심 전략은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천명하며, 외부 트래픽 유치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티몰은 웨이보(微博), 샤오홍수, 비리비리(Bilibili, 哔哩哔哩) 등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여 브랜드들의 전방위적 디지털 운영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번 전략적 제휴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플랫폼 자체 트래픽에 의존하던 기존 모델에서 탈피하여 소셜미디어 기반 콘텐츠 커머스 및 옴니채널 마케팅으로 진화하려는 알리바바의 혁신적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알리바바-징둥-메이투안, ‘외식’에서 시작된 즉시배송 전쟁의 심화와 확장

올해 초 징둥(JD.com, 京东)은 5월 1일 이전 입점 업체에 대한 연간 수수료 전액 면제라는 파격적 혜택을 제시하며 외식배달 서비스 시장에 당당히 진출했다. 특히 지난 4월 중순, 징둥 창업자 리우창둥(刘强东) 회장이 직접 배달 현장에 투입되어 라이더들과 식사를 나누며 소통하는 모습이 중국 전역에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다수의 배달원이 징둥의 깃발 아래 집결하는 현상을 촉발했다.

징둥은 상인들에게는 전례 없는 0% 수수료 정책을, 라이더에게는 사회보험 제공이라는 안정적 복지를, 소비자에게는 파격적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삼위일체 보조금 전략을 구사하며 일일 외식 주문 1,000만 건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이러한 징둥의 외식 시장 진출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기업 존립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징둥은 기존 디지털가전 시장에서 메이투안(美团) 등 경쟁 플랫폼에 점유율을 잠식당했으며, 2022년부터는 중국 전통 전자상거래 시장 2위 자리를 핀둬둬(拼多多)에 내주었다. 더욱이 2024년에는 3위 지위마저 틱톡 전자상거래 부문의 급격한 성장에 위협받는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도전적 환경 속에서 징둥은 외식이라는 고빈도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의 앱 ‘열기 빈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과거 징둥은 객단가는 높았으나 이용 빈도가 현저히 낮아 타오바오나 핀둬둬, 틱톡에 비해 앱 체류시간과 방문 빈도에서 열세를 보였다. 외식 배달 서비스는 이러한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인 동시에, 메이투안의 핵심 사업 영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퀘스트모바일의 통계에 따르면, 외식 시장 진출 이후 징둥 앱의 일간활성사용자 수는 2,073만 명이라는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사용자의 앱 열기 빈도 또한 현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4월 30일, 알리바바 역시 이 전장에 당당히 참전하여 자사의 배달 플랫폼 어러머(饿了么)를 통해 ‘1천억 위안(약 19조원) 보조금’ 프로모션이라는 대규모 캠페인을 전격 개시했다. 동시에 타오바오 산하의 ‘샤오스다(小时达)’는 ‘타오바오 샨꼬우(淘宝闪购)’로 브랜드 정체성을 업그레이드하며 타오바오 앱 내 독립 탭을 확보하는 전략적 성과를 이루었다. 타오바오 샨꼬우는 어러머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여 외식, 슈퍼마켓, 의약품을 넘어 의류, 첨단 디지털 제품까지 서비스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특히 애플, 삼성, 화웨이 등 프리미엄 전자제품도 단 1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혁신적 서비스를 구현해냈다.

지난 5월 5일, 어러머는 타오바오 샨꼬우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공식 발표했다. 타오바오의 즉시배송 서비스인 타오바오 샨꼬우의 일일 주문건수는 1,000만 건을 가뿐히 돌파했으며, 전국 39개 도시에서 어러머의 외식 주문량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타오바오 샨꼬우가 공식 출시된 지 불과 6일 만에 이룩한 괄목할 만한 성과로, 중국 소비자들의 폭발적 호응을 입증하는 결과다.

메이투안은 오프라인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고 온라인 중심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다양한 상품을 실시간으로 배송하며 전통 전자상거래의 영역까지 적극적으로 침투하고 있다. 현재 메이투안은 하루 7,000만 건이라는 압도적인 배달 주문량, 700만 명의 방대한 라이더 네트워크, 1,500만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거대 생태계를 구축했으며, 자체 물류 인프라인 산띠엔창(闪电仓)을 전국 3만 곳 이상에 전략적으로 배치하여 운영 중이다. 이러한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메이투안은 전자제품, 숙박, 모빌리티, 항공권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징둥과 알리바바의 공세로 일부 시장 점유율에 타격을 입었으나, 메이투안의 입지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투안은 2010년 소셜 커머스 태동기부터 2015년 외식 배달서비스 격전기, 2017년 공유 자전거 혁명기, 2020년 동네 공동구매 전성기에 이르기까지 수차례의 혹독한 업계 전쟁에서 승리하며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이루어낸 검증된 전사(戰士)다. 특히 과거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메이투안은 3·4선 도시 시장에서 전략적 돌파구를 찾아 중국 외식 시장의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메이투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3,376억 위안(약 65조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8.4% 급증한 358억 위안(약 6조 9,430억원)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달성했다. 사용자 수, 거래 빈도, 가맹점 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번 디지털 거인들의 격돌은 단순히 수익성이 낮은 외식배달 시장만을 겨냥한 것이 아닌, 더 큰 전략적 포석이 담겨 있다. 실제로 외식배달서비스 업계 1위 메이투안의 외식배달 부문 순이익률은 2.8%에 불과하며, 어러머는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완전히 탈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각 플랫폼은 외식이라는 고빈도, 고수요 서비스를 전략적 발판으로 삼아 전체 즉시 유통시장으로의 본격적 확장을 도모하는 장기적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즉시배송 시장은 연간 1조 위안(약 193조원)이라는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매년 50% 이상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이 시장은 디지털 네이티브 젊은 소비자층의 비중이 높고 구매력이 강한 황금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시배송은 향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어, 알리바바와 징둥 모두 생존과 도약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전략적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는 핵심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의 경쟁은 거대한 전쟁의 서막에 불과하다. 커피와 밀크티를 주력 상품으로 주문건수를 늘리고 있는 초기 단계에서는 최종 승자를 단정 짓기 어렵다. 각 플랫폼이 이 격변하는 시장에서 어떠한 독보적 포지셔닝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지가 향후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지리, 전략적 결단으로 지커 상장폐지 및 완전 자회사화 단행

중국 자동차 산업의 선두주자 지리(Geely, 吉利)가 5월 7일, 뉴욕증시 상장 1년 만에 전기차 브랜드 자회사 지커(Zeekr, 极氪)의 자진 상장폐지를 전격 결정했다. 현재 지리는 지커의 지분 약 65.7%를 확보한 상태에서 잔여 34.4%에 해당하는 소액주주 지분을 전략적으로 매입하여 지커를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을 공식 철회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소액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25.66달러(약 3만 5,947원)라는 프리미엄 가격에 주식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는 5월 6일 종가 22.6달러(약 3만 1,660원) 대비 약 13.6% 상향된 금액으로,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조건이다. 또한 대안으로 보유한 지커 1주당 지리홀딩스 주식 12.3주로 교환하는 옵션도 선택 가능하다. 지리 측은 이번 대규모 인수를 위한 자금을 현금 보유분, 신규 주식 발행, 전략적 부채 조달 등 다각적 방식을 통해 확보할 계획임을 명시했다.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에 일부 놀라움을 표명하면서도, 지커의 시장 내 위치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전략적으로 합리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커는 상장 첫날 28달러(약 3만 9,247원)까지 주가가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으나, 이후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며 시가총액이 중국의 주요 신흥 전기차 기업인 리오토(Li Auto, 理想汽车), 샤오펑(Xpeng, 小鹏汽车)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또한 지커는 지난해 지리와 스웨덴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 볼보의 합작 투자 브랜드인 링크앤코(Lynk&Co)와 전략적 합병을 단행했으나, 두 브랜드 간 역할 분담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고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략적 협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당초 계획과 달리 링크앤코는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을 주력으로 생산 중이며, 최신 모델인 링크900은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공을 거두며 오히려 지커보다 더욱 강력한 브랜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 지커의 핵심 모델인 지커 001과 지커 007의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25년 1-4월 지커의 누적 판매량은 5만 5천 대로, 연간 목표치의 약 17% 수준에 그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리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리수푸(李书福)는 이번 결정에 대해 “지커는 지리의 품으로 돌아온다. 우리는 타이저우선언(台州宣言)의 핵심 정신에 입각하여 하나의 지리로 자동차 사업을 전략적으로 통합해 나갈 것”이라며 그룹 전반의 브랜드 및 기술력 집중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지리그룹은 타이저우선언을 통해 전략적 집중, 통합, 시너지, 안정성, 인재 육성이라는 5가지 핵심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지리는 전기차 브랜드 지오메트리(Geometry)와 갤럭시(Galaxy),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와 링크앤코(Lynk&Co)를 단계적으로 통합했으며, 최근에는 그룹 내 배터리 사업부문을 전면적으로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리는 이번 전략적 인수를 통해 내부 자원의 효율적 배분, 중복 투자 요소 제거, 운영 비용 최적화 등을 실현하여 장기적 관점에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커가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면 지리그룹 차원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립 및 미래 지향적 전략 재조정이 보다 신속하고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플래텀 중국 연구소 소장 / 불편부당(不偏不黨)한 시선으로 중국 현황을 관찰하고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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