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징둥, 광저우자동차·CATL과 손잡고 ‘국민전기차’ 개발 나선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JD.com, 京东)이 자동차 산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징둥은 14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징둥 11.11 서프라이즈 오픈데이’ 행사에서 광저우자동차(GAC, 广汽), 배터리 제조사 CATL(宁德时代)의 자회사 스따이띠엔푸(时代电服)와 공동으로 ‘국민차(国民好车)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번 협업으로 개발되는 차량은 오는 11월 11일 징둥 11.11 쇼핑 페스티벌에서 공개되며, 징둥 플랫폼을 통해 독점 판매될 예정이다. 발표 직후부터 징둥 앱에서 ‘궈민하오처(国民好车)’ 검색을 통해 사전 시승 예약 및 조기 구매 혜택 신청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차량 외관, 색상, 스마트 기능, 주행거리, 가격대 등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역할 분담 명확… 제조·기술·유통 삼각 협력 체계 구축
이번 프로젝트에서 세 기업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된다. 징둥 측은 “제조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며, 소비자 데이터 분석과 유통, 서비스 통합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광저우자동차는 차량 제조 및 품질 관리를, 스따이띠엔푸는 ‘초콜릿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 제공을 맡는다.
징둥은 6억 명에 달하는 활성 사용자 데이터와 전국 3,000개의 자동차 애프터마켓 통합서비스 매장 ‘징둥양처(京东养车)’, 4만 개 이상의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요 예측부터 제품 정의, 판매, 사후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통합한다. 세 회사의 협력은 스마트 제조와 에너지 기술, 리테일 플랫폼이 결합된 신개념 자동차 개발 모델로 평가된다.
‘리테일 중추형 제조 역설계’ 전략… 소비자 주도 생산 체계로 전환
징둥의 이번 행보는 단순한 자동차 판매 확장을 넘어선다. 징둥은 2018년부터 징처훼이(京车会)를 운영해왔으며, 2022년 이를 징둥양처로 개편하며 ‘구매–부품–정비–사용–교체’라는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징둥의 핵심 전략은 ‘데이터가 설계하고, 제조가 실행한다’는 개념이다. 자동차를 ‘팔기 전에 이미 정의하는’ 구조다. 플랫폼에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색상, 크기, 주행거리, 충전 방식 등을 데이터화하고, 제조 파트너가 이를 실물로 구현한다. 징둥은 이를 ‘리테일 중추형 제조 역설계(Retail-driven Reverse Manufacture)’라 명명하며, 기존 제조 주도형 산업을 소비자 주도형 역방향 공급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화웨이의 접근법과 대비된다. 화웨이가 기술 중심의 상향식 전략을 취한다면, 징둥은 소비 중심의 하향식 접근을 택했다. 화웨이가 ‘자동차를 더 스마트하게’ 만드는 데 주력한다면, 징둥은 ‘자동차를 더 쉽게 사고 쓰게’ 만드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각사 전략적 이해관계 교차… 새로운 산업 권력 구조 모색
이번 삼자 협력의 이면에는 각 기업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징둥은 소비자 접점과 구매 결정권 장악을 통해 차량 관련 모든 소비를 자사 생태계 내에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차량 자체는 광저우자동차가 만들고 배터리는 CATL이 공급하지만, ‘어떤 차를 제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징둥의 데이터다. 궁극적으로 징둥이 원하는 것은 차 한 대가 아니라, 그 차와 관련된 모든 소비를 자사 생태계 내에서 폐쇄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광저우자동차는 젊은층 유입과 온라인 트래픽 확보를 노린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차량은 광치 아이온(Aion, 埃安) UT의 배터리 교체형 모델로, 기존 6만 9,800~10만 1,800위안대 소형 전기차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 모델을 디지털 채널로 재포장해 저가형 도심형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려는 전략이다.
CATL은 배터리 비즈니스의 소비자 직접 판매 확대를 꾀한다. 스따이띠엔푸는 2023년부터 배터리 구독 서비스(BaaS) 모델을 본격 추진 중이다. 배터리를 일회성 제품이 아닌 순환 서비스 자산으로 전환해 교환 네트워크, 배터리 임대, 재사용 등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것이다. 징둥과의 협업은 소비자 접점을 확보해 이 모델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
결국 이번 협력은 ‘누가 자동차의 기준을 정의할 것인가’를 둘러싼 탐색전이다. 제조사는 생산을, 플랫폼은 데이터를, 에너지 기업은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 권력 분배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생태계 확장 본격화… CATL·창안자동차와 연이은 제휴
‘국민차 프로젝트’ 발표 다음날, 징둥은 CATL과 추가 전략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징둥양처 네트워크를 활용해 배터리 애프터마켓 채널을 공동 구축하고, ‘초콜릿 교체식 배터리 시스템’ 공식 직영 채널을 징둥에 개설해 차량·배터리 분리 판매 모델을 본격 확대하기로 했다.
같은 날 창안자동차(长安汽车)와도 전략 제휴를 맺었다. 이번 협력은 승용차, 오토바이, 부품, 애프터마켓 제품의 전 채널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 체계 구축, 오프라인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을 포함한다.
이번 ‘국민차 프로젝트’는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다. 플랫폼이 제조의 앞단으로 진입해 ‘데이터로 자동차를 설계하는 새로운 권력 이동’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징둥에게 중요한 것은 ‘차’가 아니라 그 차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소비 생태계 전체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징둥이 ‘자동차 판매’에서 ‘자동차 생태계 운영자’로 진화하는 시작점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서비스 로봇기업 윈지 테크놀로지, 홍콩거래소 상장
중국 상용 스마트 서비스 로봇기업 윈지 테크놀로지(云迹科技)가 16일 ‘로봇 서비스 지능체 1호주’로 홍콩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당일 발행가 95.6홍콩달러(약 1만 7,529원) 대비 49.37% 급등한 142.8홍콩달러(약 2만 6,183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130.5홍콩달러(약 2만 3,928원)에 마감하며 시가총액 약 89억 7천만 홍콩달러(약 1조 6,447억원)를 기록했다.
홍콩 특별 상장 채널 활용… 커촹반에서 전략 수정
이번 상장은 홍콩거래소의 ’18C장(特专科技公司)’ 제도를 활용한 여섯 번째 사례다. 이 제도는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했지만 아직 수익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은 첨단 기술 기업을 위한 특별 상장 채널이다.
윈지는 2022년 2월 상하이 커촹판(科创板) 상장을 목표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에 등록했으나, 2024년 3월 전략을 수정해 홍콩 상장을 선택했다. 이후 2024년 9월 중국 증권감독당국으로부터 해외 상장 및 미상장 내국인 지분의 ‘전면 유동화(全流通)’ 승인을 획득하며 원활한 자본 조달 구조를 마련했다.
중국 서비스 로봇 시장 1위… 331개 도시 배치
윈지는 센서 및 자동화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즈타오(支涛)가 2014년 1월 설립했다. ‘로봇+AI 시스템’ 융합형 서비스 지능체 기업으로, 주요 제품은 호텔, 병원, 오피스, 공항 등 B2B 서비스 환경에서 활용되는 상업용 자율주행 로봇이다.
중국 서비스 로봇 시장 점유율은 6.3%로 1위이며, 호텔 로봇 분야에서도 점유율 13.9%로 1위를 차지한다. 누적 고객사 수는 약 3만 4천 개로, 이 중 호텔이 3만 4천 곳, 병원이 약 150곳이다. 2024년 한 해 5억 회 이상의 서비스를 수행했으며, 2025년 5월 기준 중국 331개 도시에 로봇을 배치했다.
매출 증가세… 적자폭은 축소
윈지의 2022년부터 2025년 1~5월까지 매출은 각각 1억 6,100만 위안(약 321억원), 1억 4,500만 위안(약 289억원), 2억 4,500만 위안(약 489억원), 8,800만 위안(약 1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조정 순손실은 각각 2억 3,400만 위안(약 467억원), 1억 2천만 위안(약 239억원), 2,800만 위안(약 55억원), 2,700만 위안(약 53억원)으로 적자폭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매출원별로는 로봇 및 기능 모듈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AI 디지털 시스템 수익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텐센트·알리바바 등 빅테크 투자 유치
윈지는 설립 이후 다수의 벤처 투자를 유치했으며, 주요 투자자로 텐센트(Tencent, 腾讯), 알리바바(Alibaba, 阿里巴巴), 레노버(Lenovo, 联想), 아이플라이텍(iFlyTek, 科大讯飞) 등이 참여했다.
2021년 8월 C라운드에서 약 2억 6,500만 위안(약 529억원)을 조달했고, 4개월 뒤 D라운드에서 약 5억 8천만 위안(약 1,159억원)을 조달하며 당시 기업가치가 약 40억 8천만 위안(약 8,153억원)으로 평가됐다.
상용화 단계 진입 신호… 수익성 개선이 관건
윈지의 상장은 서비스 로봇과 AI 지능체 분야가 기술개발 단계를 넘어 상용화·산업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호텔, 병원, 오피스 등 반복적이고 확장 가능한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손실 상태가 지속되어왔기에, 향후 수익성 개선과 지속 가능한 성장 실적이 투자자 신뢰 확보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디 자율주행, D라운드서 4천억원 유치… 평가액 8조원 육박
중국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디디(滴滴)의 자율주행 법인이 최근 D라운드 투자에서 20억 위안(약 3,996억원)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광저우자동차와 베이징·광저우의 국유 자본 플랫폼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했다.
공식적인 사후 평가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후룬 리포트가 2025년 초 발표한 <2025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에 따르면 디디 자율주행의 평가액은 이미 365억 위안(약 7조 2,937억원)에 달한다. 이번 투자를 감안하면 평가액이 400억 위안(약 7조 9,932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광저우자동차, 가장 강력한 산업 파트너로 자리매김
디디 자율주행은 2016년 디디 내부 R&D 부서로 출발해 2019년 8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다. 2020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5억 달러(약 7,121억원)를 유치하며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율주행 투자 중 하나로 주목받았다.
이후 IDG 캐피탈, CPE 위엔펑(源峰), 파레오 차이나(Valeo China)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연이어 참여했다. 특히 광저우자동차 그룹은 2021년 첫 투자(3억 달러)를 시작으로 2024년, 2025년에도 지속적으로 추가 투자하며 가장 강력한 산업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양사는 2024년 광저우에 합작법인 광저우 안디테크놀로지(广州安滴科技)를 설립하며 자율주행 차량의 전장(前装) 양산 체계 구축에 나섰다.
국유자본 참여로 정책 지원 확보
광저우 국유 자본(광저우 개발구 투자그룹, 광화 펀드 등)은 디디의 남방 시장 시험 주행 허가, 무인 시범 운영 인프라 확보에 정책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D라운드에는 베이징 국유 자본도 합류했다. 특히 베이징 인공지능산업펀드는 치밍벤처파트너스(启明创投)와 베이징 국유 자본이 공동 운영하는 펀드로, ‘AI+제조’ 전략의 핵심 플랫폼이다.
신뢰 회복 신호… 완전무인 테스트 시작
디디 측은 이번 투자를 통해 “자본 시장과 정책 당국의 신뢰가 완전히 회복됐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2020년 미국 상장 후 논란과 2021년 상장 폐지라는 위기를 겪은 지 5년 만에 다시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디디는 이번 투자 공시에서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완전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광저우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온과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전장형 자율주행차량을 2025년 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향후 베이징,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시범 운행될 예정이다.
자율주행 투자 열기 급속 회복… 산업자본 주도로 전환
투자 데이터 플랫폼 차이나벤처스소스(CVSource)에 따르면, 2025년 현재까지 중국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총 91건의 투자와 25건의 인수합병이 발생해 총 116건의 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2023년 및 2024년 동기 대비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자율주행 산업의 투자 열기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점은 투자 주체의 변화다. 과거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가 주도하던 기술 가능성에 기반한 투자에서 벗어나, 완성차 기업, 지방 국유 자본, 산업 자본이 주도하는 대규모 전략 투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9월 이후 업계 전반에서 굵직한 인수합병과 대형 투자가 잇따르며 시장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초 이치자동차(FAW, 一汽) 그룹이 DJI(大疆) 계열 자율주행 기업 주오위커지(卓驭科技)를 인수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리(Geely, 吉利)그룹 산하의 첸리커지(千里科技)에 약 13억 3,900만 위안(약 2,675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지도·로보틱스 기업 젠즈로봇(鉴智机器人)에는 쓰웨이투신(四维图新)이 18억 위안(약 3,596억원)에 지분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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