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가까운 일자리를 찾는 도시는 어디일까. 그리고 얼마나 빨리 매칭될까.
한국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지하철 세 정거장 거리의 사무실보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동네 카페를, 한 시간짜리 면접보다 삼십 분 만에 끝나는 매칭을 선호한다.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 당근알바가 공개한 1년간(2024년 5월 16일~2025년 5월 15일) 데이터가 이런 변화를 숫자로 보여준다.
당근알바에서 가장 많은 지원이 몰린 거리는 1~2킬로미터였다. 전체 지원의 15.6%가 이 범위에 집중됐다. 아파트 단지 두세 개 건너편, 버스 정류장 서너 개 지나는 거리다. 생활반경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일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지역별 ‘가까운 일자리 경쟁’에서는 광주광역시가 1위를 차지했다. 평균 채용 거리 6.8킬로미터로, 전국에서 가장 짧은 거리에서 일자리 매칭이 이뤄졌다. 인천광역시와 대구광역시가 7.0킬로미터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인다. 서울 강북구가 평균 4.5킬로미터로 최단거리를 기록했고, 인천 부평구(4.6킬로미터), 미추홀구(4.8킬로미터)가 뒤를 이었다. 대도시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생활반경이 작은 지역일수록 더 가까운 곳에서 일자리를 찾는 경향이 나타났다.
속도 면에서는 더욱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웃알바’ 서비스에서 채용이 확정된 공고 중 43.3%가 30분 이내에 매칭됐다. 두 번째로 높은 30분~1시간 이내 매칭(8.6%)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수치다. “급히 구합니다”, “바로 오실 수 있는 분”이라는 문구가 담긴 공고들이 실제로 빠른 속도로 성사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의 배경에는 기술적 요인과 사회적 변화가 겹쳐 있다. 가까운 거리의 일자리일수록 지원자들의 부담이 적어 지원이 활발해지고, 채팅 기능을 통한 즉석 소통이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는 분석이다.
당근알바 관계자는 “하이퍼로컬 트렌드를 기반으로 가까운 거리의 이웃과 크고 작은 도움을 주고받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당근알바는 앞으로도 신뢰를 기반으로 지역 내 일자리를 활발히 연결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숫자가 말해주는 것은 단순하다. 사람들은 더 가까운 곳에서, 더 빠르게 일자리를 찾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지역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방식의 구인구직 서비스가 자리하고 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