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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말이 없다, 다만 쌓일 뿐’ 카카오, 첫 사회공헌 리포트 발간

카카오가 첫 번째 사회공헌 보고서를 발간했다. 제목은 ‘카카오 사회공헌 리포트 2025’. 보고서는 2014년 ‘소셜임팩트’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이후 카카오가 기술을 통해 사회문제에 접근해온 과정을 일관된 맥락 속에서 서술한다. 단순한 후원이나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기업이 사회 구조의 일부분으로 작동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에서 작성된 문서다.

리포트는 디지털 전환과 상생, 임팩트 커머스, 기술 인재 양성, 지역협력, 디지털 리터러시, 사회공헌 플랫폼, 환경 대응 등 일곱 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각 항목에는 사업의 성격뿐 아니라 수치화된 성과 지표가 병기돼 있으며, 일부 항목에서는 연도별 확장 흐름까지 제시된다. 이를테면 ‘단골만들기 지원센터’는 2024년까지 총 6만 6천여 명의 소상공인에게 263억 원 규모의 메시지 발송 비용을 지원했으며, 전통시장과 지역상권 227곳에 방문해 2,800여 명의 상인에게 교육을 제공했다. 이 모든 과정은 ‘프로젝트 단골’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이뤄졌다.

고령층과 청소년을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은 카카오의 사회공헌 활동 중 비교적 넓은 접점을 확보한 분야다.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은 전국 100곳의 노인복지관에서 운영되었고, 3,000명의 시니어가 디지털 생활 교육을 수강했다. 시니어 교사를 양성해 교육 현장에 투입하는 방식은 교육 프로그램이 동시에 일자리 창출 모델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인 ‘사이좋은 디지털 세상’은 푸른나무재단과 협력해 2015년부터 지속되어 왔으며, 2024년 기준 누적 교육 수강 학생은 25만 5천여 명에 달한다.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는 2007년 다음(Daum)의 희망모금에서 출발해 현재까지 누적 929억 원의 기부금, 6,650만 건의 참여 기록을 남겼다. 리포트에 따르면 ‘같이기부’는 단순한 송금 중심의 기부를 넘어 댓글, 공유, 응원 등 디지털 행동을 통해 간접적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고, 이로 인해 사용자 기반 확대와 장기적 참여 유도가 가능해졌다는 분석도 함께 실렸다.

환경 영역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2023년 9월 준공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이다. 이곳은 전력 사용 효율(PUE) 1.3 이하의 설계를 기반으로 연간 30GWh의 에너지를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을 15% 감축하는 성과를 목표로 한다. 또한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를 달성한다는 ‘Net Zero 2040’ 선언과, 파트너 및 이용자 참여를 기반으로 한 ‘Active Green Initiative’ 전략은 카카오의 환경 대응 프레임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눈에 띄는 또 다른 특징은 지역 기반의 인재 양성과 문제 해결 접근이다. ‘카카오 테크캠퍼스’는 전국 5개 지역 거점 대학과 협력해 실무형 IT 교육을 운영하고 있으며, 287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동시에 ‘인터넷하는 돌하르방’, ‘제주 임팩트 챌린지’ 등 제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밀착형 공익 프로젝트도 병행되었다. 이러한 활동은 전국적 범위의 사회공헌 전략 속에서 지역성을 존중하는 사례로 기능한다.

이번 리포트의 발간은 단순한 활동 요약을 넘어, 하나의 기업이 사회와 어떤 거리에서 무엇을 관찰하고 개입해왔는지를 드러내는 일종의 기록이다. 물론 여전히 물음표는 남는다. 기술 기반 플랫폼이 기부 생태계와 지역 커뮤니티, 교육 시스템에 관여하는 방식이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카카오는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해석을 내놓지는 않는다. 다만 리포트의 구성은 묵직한 숫자들로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기록은 감정 없이 말한다. 그러나 읽는 이는 감정과 판단을 피할 수 없다. 카카오의 사회공헌 리포트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기술과 사람, 시스템과 일상의 경계를 조심스럽게 밟고 있다.

플래텀 에디터 / 스타트업 소식을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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