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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마일스톤의 스타트업 CFO Case Study] 멀티플이란 무엇인가요?

스타트업이 성장하다 보면 투자 유치나 인수합병(M&A)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오는 질문이 “우리 회사 가치가 얼마일까?”이고, 이를 판단하는 데 있어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식 중 하나가 바로 ‘멀티플(Multiple)’을 활용한 상대가치 평가방식입니다.

멀티플 방식은 특정 재무 지표에 일정 배수를 곱해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EBITDA가 10억 원이고 EV/EBITDA 멀티플이 10배라면 우리회사의 기업가치는 100억 원으로 계산됩니다. 계산 구조는 단순하지만, 실제 거래에서 기업을 평가할 때 활용되는 대표적인 방식 중 하나입니다.

멀티플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평가대상회사의 상황과 산업군에 따라 다양한 지표의 멀티플이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멀티플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익 기반 멀티플
    • P/E 멀티플 (PER):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입니다. 현재 주가가 주당순이익 대비 몇 배인가를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대상회사가 현재 벌어들이는 이익의 몇 배로 기업가치가 평가되는가를 볼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멀티플 방식입니다. 계산 방식이 매우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EV/EBITDA 멀티플: 기업가치(EV)를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인 EBITDA로 나눈 값으로, 실제 기업의 영업현금창출력에 기반한 멀티플입니다. PER에 비해 영업가치를 비교적 정교하게 구할 수 있고 평가대상회사와 유사회사의 자본구조가 상이한 경우 이를 적절하게 고려하여 멀티플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감가상각 규모가 큰 장치 산업, 제조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속한 기업가치 산정 시 널리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2. 장부가치 기반 멀티플
    • P/B 멀티플 (PBR):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Book Value)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순자산가치 대비 주식가치가 얼마인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금융업과 같이 자본적정성이 중요하고, 타인자본비용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에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3. 매출 기반 멀티플
    • EV/Sales 멀티플: EV를 연간 매출액으로 나눈 값입니다. 아직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 즉 적자 스타트업이거나 초기 성장 단계의 기업에 많이 활용됩니다. 매출이 비즈니스의 핵심 성공 지표인 경우 효과적이며, 다른 수익성 지표보다 변동성이 낮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멀티플이 왜곡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4. 기타 멀티플
    • 고객 수, 구독자 수, 월간활성사용자(MAU), 웹사이트 방문자 수 등 핵심 비재무 지표를 기반으로 하는 멀티플입니다.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 커머스/미디어 기업 등에서 주로 활용됩니다. 단점은 표준화된 회계기준이 아닌 지표를 사용한다는 점과 지표 정의가 기업마다 다른 경우 가치 평가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멀티플을 보다 보면, EV라는 개념이 자주 등장합니다. EV는 Enterprise Value의 약자로, 기업 전체 영업가치를 의미합니다. 주주에게 귀속되는 주식가치에 채권자 몫인 차입금을 더하고, 여기에 현금 및 현금성과 같은 비영업용 자산을 차감해 계산합니다. 다시 말해, 상장회사 기준 EV는 시가총액에 순차입금(Net Debt)을 더한 값입니다. 순차입금은 쉽게 말해 차입금에서 현금을 차감한 값입니다. 즉, EV는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가치가 얼마인가를 의미한다 라고 보면 되며, 이 EV를 분자로 두고 EBITDA라는 영업현금흐름을 분모로 두는 구조가 대표적으로 쓰이는 EV/EBITDA 멀티플 형태입니다.

어떤 멀티플을 사용할지는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한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에는 영업이익이 음수이기 때문에 EBITDA도 음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는 EV/Sales 멀티플이나 MAU 같은 산업특화 멀티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익이 안정화된 후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EV/EBITDA를 적용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적자 기업의 경우 현재시점의 EV/EBITDA를 직접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평가대상회사의 현재 EBITDA 대신, 향후 미래 EBITDA를 추정한 뒤 이를 할인하여 현재가치로 계산하는 방식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3~5년 뒤 EBITDA가 양수로 예상되는 시점의 미래(forward) 멀티플을 도출하고 이를 미래 시점의 EBITDA에 곱해 미래 기업가치를 추정하여, 이를 현재 시점으로 할인해서 현재시점의 가치를 구하는 방식입니다. 상황에 따라 미래 멀티플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평가대상회사의 미래 EBITDA를 현재 시점으로 할인한 현재 시점의 EBITDA에 현재시점의 멀티플을 곱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는 적자이나 향후 성장이 기대되어 흑자가 예상되는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주로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멀티플을 활용한 가치평가 접근법을 크게 시장접근법(Market Approach)이라고 부르며, 이 시장접근법은 정확히는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유사상장회사방법(Guideline Public Company Method)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유사거래방법(Guideline Transaction Method)입니다.

유사상장회사 방법은 상장된 유사 기업들의 주가나 EV를 기준으로 멀티플을 도출하고, 이를 대상 회사의 재무적 수치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산업군에 속하고 매출 규모나 이익 구조가 유사한 상장사를 비교 대상으로 삼아, 그 회사들의 멀티플 평균치를 평가대상 회사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주식 시장이 효율적이고, 비교 대상 상장기업이 충분한 경우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적용과정은 유사 상장기업을 선정하고, 그들의 시가총액이나 주가 및 재무적 수치를 바탕으로 한 멀티플을 계산한 뒤, 평가 목적에 맞는 적절한 멀티플을 선택하여 평가대상회사의 재무적 수치에 적용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단, 비교 대상 회사의 사업 모델, 주요 매출, 수출 비중, 비용 구조 등이 평가대상회사와 충분히 유사해야만 신뢰도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사거래방법은 실제 인수합병(M&A) 사례에서 지불된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멀티플을 도출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어떤 회사가 100억 원에 매각되었고 그 회사의 EBITDA가 10억 원이었다면, 거래 멀티플은 10배가 됩니다. 이와 같이 평가대상회사와 유사한 기업의 거래 사례를 검토해 멀티플을 계산하고, 평가대상회사의 재무적 수치에 해당 멀티플을 적용하여 기업가치를 산정합니다. 이 방식은 특히 유사 상장회사가 충분하지 않은 비상장 기업을 평가할 때 유용하며, 실제 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가치 판단이 가능합니다. 다만 거래 당시 지분율이나 거래 구조에 따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지배지분 거래인지 소수지분 거래인지에 따라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두 방법론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에, 어느 하나의 방법론을 고집하기 보다 실제 거래 시에는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서 활용하기도 합니다. 유사상장회사법은 평가대상회사와 유사한 상장사가 존재할 때 적절하며, 유사거래사법은 최근 유사한 M&A 사례가 있을 때 설득력이 높아집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멀티플 방식을 적용할 때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비교 대상 기업이 우리 회사와 충분히 유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유사성은 산업, 제품, 고객군, 수익모델, 비용구조, 자산 구조 등 다양한 요소로 판단되며, 단순히 같은 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사회사를 선정하게 되면 가치가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멀티플을 적용할 때는 평가대상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비경상적인 손익은 제거한 ‘정상화된 재무적 수치(Normalized)’를 기준으로 적용해야 보다 정확한 가치가 도출된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멀티플 방식은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산정 시 DCF처럼 복잡한 미래 추정 없이도 빠르게 기업가치를 추정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단순하지만 시장에서 실제로 많이 쓰이는 이유는, 투자자나 매수자 입장에서 타당한 거래 가격을 산정하는 데 직관적이면서도 설득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위에서 언급 드린 것처럼 비교 기업의 선정, 비경상적인 손익의 Normalized 등은 반드시 적절하게 검토되어야 하며, 이러한 절차가 뒷받침되어야 멀티플로 산정한 가치가 의미 있는 숫자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스타트업이 기업가치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어떤 멀티플을 어떤 기준으로 왜 적용했는지’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설명이 논리적으로 타당할 때, 멀티플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회사의 가치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설득력 있는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 회계법인 마일스톤
저자 블로그 : 회계법인 마일스톤 공식 블로그

마일스톤은 스타트업을 위한 회계법인입니다. ‘사업의 시작부터 기업의 정점까지’, 젊고 열정적인 구성원들은 스타트업이 직면하는 다양한 이슈와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합니다. 스타트업 초기부터 엑시트까지 단계별 재무 이슈와 관리 팁을 담은 ‘J커브를 위한 스타트업 재무 가이드북’을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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