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인력관리 플랫폼 ‘리모트'(Remote)가 발표한 ‘2025 글로벌 일과 삶의 균형 지수’에서 한국이 60개국 중 31위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5계단 상승했다.
이번 조사는 GDP 상위 60개국을 대상으로 법정 유급휴가일, 최소 병가일, 출산휴가일, 출산휴가 급여 비율, 최저시급, 의료제도, 행복지수, 주당 평균 근무시간, 성소수자 포용성, 안전성 등 10개 항목을 종합 평가한 결과다.
한국의 순위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은 근로환경 개선이었다. 2024년 38.58시간이었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올해 37.9시간으로 줄어들면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또한 2025년 최저시급 인상도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성소수자 포용성 지수가 전년 대비 6점 상승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이는 관련 권리나 법제도 개선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법정 병가 제도가 아예 없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해 현저히 뒤처지는 부분으로, 전체 순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유급 출산휴가 기간도 타국가 대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안전성 지수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안전성 지수에는 경제, 사회복지, 교육 수준과 사법체계 효율성, 정부와 국민 간 신뢰도 등이 포함된다.
올해도 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장악했다. 1위는 뉴질랜드가 차지했고, 2위부터 6위까지는 아일랜드, 벨기에,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이 모두 10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은 59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미국은 2023년 53위, 2024년 55위에 이어 지속적으로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법적으로 정해진 유급휴가일이 없고, 공휴일 유급 보장 의무도 없어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법정 병가도 보장되지 않는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이 전년보다 5계단 하락한 29위를, 중국이 52위를 기록했다.
리모트는 순위가 상승한 국가들의 공통점으로 경제성장, 사회복지, 의료, 교육, 환경적 지속가능성 부문에서의 개선을 꼽았다. 반대로 순위가 하락한 국가들은 다른 국가들이 진전을 보이는 동안 현상유지에 머물거나, 경기침체, 정치적 불안정, 사회적 불안, 환경 악화 등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31위 기록은 분명한 진전이지만, 병가제도 도입과 출산휴가 확대 등 근본적인 근로자 보호제도 개선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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