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더벤처츠가 정기 투자 심사 프로그램인 ‘월간 배치’를 ‘2주 배치’ 체계로 전환한다고 25일 밝혔다. 실제 평가에 AI 심사역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더 빠르고 유연한 심사 체계가 가능해졌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조치다.
더벤처스는 지난 3월 뱅크샐러드 공동창업자 출신 황성현 테크 리드를 영입하며 AI 심사역 시스템 도입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약 3개월 간의 프로토타입 개발과 운영 검증을 거쳐 올해 6월부터 실제 투자 심사에 AI 심사역 ‘Vicky 1.0’ 버전을 본격 적용하고 있다.
더벤처스는 2022년부터 핵심 질문 중심의 20분 내외 인터뷰를 통해 투자 여부를 판단하고, 평균 4주 이내 자금을 집행하는 ‘월간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이번 개편으로 심사 주기가 2주 단위로 짧아지면서, 창업자들은 연간 최대 24회 투자 심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평균 대기 시간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됐으며, 심사부터 입금까지 소요되는 기간 역시 약 3주로 줄었다.
새롭게 정비된 심사 프로세스에는 AI 심사역의 평가가 함께 반영된다. 멀티 에이전트 기반의 AI 시스템은 시장성, 경쟁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분석한 뒤, 정량·정성 지표를 종합해 5단계 평가 결과를 도출한다.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들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심사역이 해당 기업의 강점과 리스크를 정리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파트너와 실무 심사역은 이 평가 결과를 참고해 투자 미팅 여부를 결정하며, 더벤처스는 이 같은 구조를 통해 초기 스크리닝의 속도와 판단의 정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운영 결과도 긍정적이다. 평균 검토 시간은 약 44% 단축됐고, AI 심사역 평가와 실제 투자 판단 간 일치율은 약 78%에 달한다. 특히 AI 심사역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이 실제 미팅으로 이어지는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벤처스는 유망한 초기 팀을 빠르게 포착하기 위해 평가 기준 자체를 보다 유연하고 낙관적으로 설계했다.
AI 심사역 시스템은 황성현 테크 리드가 총괄하고 있으며, 심사 자동화부터 포트폴리오 데이터 분석, 후속 투자 연계까지 투자 구조 전반을 고도화하고 있다.
김철우 더벤처스 대표는 “투자사도 스타트업처럼 끊임없이 실험하고 발전해야 한다”며, “우리가 AI 등 기술을 투자 프로세스에 도입하는 이유는 창업자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AI 심사역은 빠르고 유연한 투자 심사 구조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을 실용적으로 활용해 창업자와 투자 기회를 더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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