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점수는 G20 중 3위로 우수…AI 전환기 선제 대응 과제

한국이 2025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서 12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게놈이 24일 발표한 ‘2025 APEXE 국가 순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20개국 중 12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1위), 인도(2위), 중국(3위)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순위에서는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했고, 이스라엘(2위), 미국(3위), 에스토니아(4위), 영국(5위)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도가 6위, 중국이 7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번 순위는 기존 혁신 지수들과 달리 인구와 GDP 대비 스타트업 생태계 성과를 정규화해 대소국가 간 공정한 비교를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전통적 혁신 시스템, 인재, 인프라 등을 종합 분석해 각국의 ‘혁신 잠재력’ 대비 실제 성과를 평가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의 스타트업 정책 점수가 매우 우수하다는 것이다. G20 국가를 대상으로 한 정책 평가에서 한국은 7.6점을 받아 프랑스(8.0점), 호주(7.7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세부 분야별로는 펀딩(8점)과 프로그램(8점)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 반면, 인재(7점) 분야는 상대적 약점으로 나타났다. 미국(5.6점), 중국(5.4점), 일본(6.4점) 등 주요 경쟁국들보다 정책 점수가 높아 체계적인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보고서는 현재 스타트업 생태계가 ‘AI 시대’로 전환하고 있으며, 정책 선도국가들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WEF와 OECD는 AI가 전 세계 일자리의 20% 이상을 대체하거나 없앨 것으로 예측하지만, 새로운 일자리의 90%는 미국과 중국에 집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AI 인프라와 기업 지원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며 “자국 AI 스타트업에 투자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요 스타트업 생태계의 AI 네이티브 스타트업 투자 비중을 분석한 결과, 서울은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실리콘밸리, 런던, 베이징, 토론토 등이 50% 이상의 높은 비중을 보인 반면, 서울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AI 네이티브 스타트업은 AI를 부가 기능이 아닌 핵심으로 하는 기업들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더 빠르게 가치를 창출한다. 보고서는 “이들 투자가 미래 AI 스타트업의 일자리 창출을 예측하는 좋은 지표”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각 시대별로 선제적 행동을 취한 국가들이 경제적 도약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컴퓨터 시대, 네트워크 컴퓨터 시대를 거쳐 현재의 ‘사고하는 컴퓨터’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만,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이 선도적 행동으로 경제 도약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특히 파리는 이미 AI 투자로 50배의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소개하며, “능력을 넘어서는 투자가 아닌 결단력 있는 행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게놈은 “AI 시대 스타트업 생태계의 3번째 기하급수적 성장 물결이 시작됐다”며 “2026년 예산 수립을 위한 AI 정책 프레임워크 구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요 생태계 정책입안자들로 구성된 리더십 위원회가 주도하는 ‘창업 AI 정책 행동 동맹’ 참여를 제안했다. 마리나 크리즈만 비즈니스개발 이사는 “리더들로부터 학습하고 자신 있게 행동할수록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우수한 정책 기반과 상위권 스타트업 생태계를 바탕으로 AI 전환기에 어떤 전략을 취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