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에서 하이 주얼리(jewelry)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백화점 워치·주얼리 부문의 가파른 성장세와 글로벌 메종들의 서울 런칭은 한국 시장이 단순 소비를 넘어, ‘브랜드 아이콘’을 사회적 화두로 끌어올리는 영향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익숙하지만 대중적이지 않았던 반클리프 아펠조차 특정 이슈로 인해 뉴스 전면에 등장하며 주얼리 시장 자체를 넘어선 대중적 관심이 높아진 것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러한 주얼리 시장의 성장과 함께, 디자인 카피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의 신작 주얼리가 출시되면 유사한 디자인의 모조품이 시장에 범람하는 것은 물론, 타 브랜드에서도 유사 디자인을 모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가는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들은 자사의 핵심적인 주얼리 디자인을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권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본 글에서는 유명 주얼리 브랜드의 한국 디자인권 등록 사례를 통해 효과적인 주얼리 디자인권 전략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1. 티파니앤코: 변형 디자인을 아우르는 디자인 포트폴리오 전략

신혼부부 웨딩밴드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미국 명품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는 자사의 핵심 주얼리 라인인 ‘티파니 T(Tiffany T)’의 다양한 변형 형태를 디자인권으로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티파니 T1 링(Tiffany T1 Ring)’은 한국에서 디자인권으로 보호되고 있다.

티파니앤코는 다이아몬드가 세팅되지 않은 기본적인 T1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이아몬드 세팅 패턴이 달라지는 다양한 변형 디자인을 각각의 디자인권으로 확보하였다. 상부에 다이아몬드가 파베 세팅된 디자인과 다이아몬드가 없는 디자인 등 카피될 수 있는 여러 형태에 대해 개별적인 디자인권을 확보하여 침해 위험을 최소화하고 있다.



디자인권은 외형이 동일한 범위뿐만 아니라 유사 범위까지 보호하지만, 이 유사 범위는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고 소송을 통해서만 판단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유사한 디자인이 얼마나 존재했는지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유사 범위의 인정 수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다양한 형태로 카피될 수 있는 주얼리 디자인을 확실히 보호하기 위해서는 변형 디자인을 각각 권리화하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2. 타사키: 부분디자인권을 활용한 정교한 디자인권 전략

진주에 특화된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인 일본의 타사키(TASAKI) 역시 티파니앤코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변형 형태에 대해 각각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타사키는 시그니처 컬렉션인 ‘밸런스(Balance)’ 라인에서 진주의 개수 등에 따른 ‘밸런스 시그니처(Balance Signature)’, ‘밸런스 네오(Balance Neo)’, ‘밸런스 플러스(Balance Plus)’ 등 각 형태에 대해 디자인권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진주 대신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디자인, 다이아몬드 파베 세팅(작은 보석을 촘촘히 박아 표면을 덮는 방식)이 포함된 디자인 등에 대해서도 각각 디자인권을 확보하며 강력한 보호망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타사키는 부분디자인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주얼리 디자인을 보호하고 있다. 반지의 고리 형태 자체가 디자인의 핵심적인 특징이고, 진주나 다이아몬드의 세팅 형태가 다양하게 변형될 수 있는 경우, 핵심적인 고리 형태에 대해서만 실선 처리하고 변형 가능한 부분은 점선 처리하여 부분디자인권으로 등록을 확보하였다. 이를 통해 고리 형태를 그대로 모방하면서 세팅만 변경하여 침해를 회피하려는 시도까지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된다.

타사키의 등록번호 30-1038613 디자인권을 통해서도 부분디자인권 활용 방식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해당 디자인권은 귀걸이의 핵심적인 형상만을 실선으로 표시하고, 변형이 가능한 귀걸이 침이나 세팅 부분은 점선 처리하여 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타사가 진주 세팅만을 변경하거나 귀걸이 디자인 자체로는 중요하지 않은 귀걸이 침 부분의 형상을 변형하여 디자인권 침해를 피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사례들처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디자인 형태들을 각각 권리 확보하여 디자인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아직 직접 디자인하지 않은 변형 카피품의 등장을 막기 위한 부분디자인권 확보를 통해, 디자이너의 오랜 고민과 열정으로 탄생한 주얼리 디자인과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철저히 보호할 수 있다. 한국의 뛰어난 신진 주얼리 디자이너들의 우수한 디자인이 초기부터 디자인권으로 잘 보호되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원문 : 명품 주얼리의 가치를 지키는 열쇠: 디자인권 전략
글 : 정태균 변리사는 BLT 전략본부장으로 스타트업의 IP전략, BM전략, 시장진출(GTM)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여러 분야의 스타트업의 IP(특허, 상표, 디자인)업무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참여하여 성장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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