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환경이 좋아지면 세상이 좋아지리라는 믿음 하나로 창업한 사람이 있다. 광고 솔루션 개발 회사 애드오피의 이원섭 대표다. 평소 언론 환경을 개선하고 싶은 욕구가 컸던 그는 우연히 방문하게 된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대표는 광고업계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삼아 광고 컨설팅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점차 광고 솔루션 개발 회사로서의 모습을 갖춰 나갔다. 그 과정에서 아시아에서 여섯 번째 구글 애드센스 리셀러로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인더스트리에 대한 이해도와 개발력을 인정받아 알토스벤처스와 DS투자자문으로부터 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사실 서비스와 회사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는 조금 딱딱하고 어려운 인터뷰를 예상했다. 그러나 내가 만난 이대표는 아침에 고양이가 코를 비비며 깨워주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감성적인 사람이었다. 더욱이 인상적이었던 건 ‘회사가 일억이 적자나든 일억 천이 적자나든 어차피 집 파는 건 똑같으니, 회사를 접으려면 직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고 접어라’라고 말했다는 그의 부인이야기였다. 그는 그런 부인의 뜻에 따라(?) 경영관리팀을 세팅하며 가장 먼저 HR 담당자를 채용하는 등 사내문화 및 복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있었다.
퍼블리셔를 위해서는 어떤 일이든 하고 싶다는 애드오피. 더불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장을 만들고 싶다는 이원섭 대표에게 애드오피의 시작부터 창업스토리, 구글 및 투자사들과의 인연 등 사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들었다.
- UX? 우리는 PX(Publisher eXperience)를 연구한다!
본인 소개 및 애드오피 소개 부탁드립니다.
애드오피 대표 이원섭입니다. 애드오피는 콘텐츠 생산자들을 돕겠다는 마음으로 만든 회사로, PX를 높이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요. 흔히 말하는 UX(User eXperience)가 제품과 서비스, 회사와 상호작용하면서 사용자가 가지게 되는 전체적인 느낌이나 경험을 말한다면, PX는 (Publisher eXperience)는 퍼블리셔(콘텐츠 생산자)가 서비스와 솔루션, 회사와 상호작용하며 가지게 되는 전체적인 만족도와 감정을 말하는데요. 애드오피는 이런 PX에 대해 고민하고 콘텐츠 생산자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 PX를 높이기 위한 플랫폼을 고민하게 된 건가요?
평소 국내 언론 환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았어요. 그러다 애드오피를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된 건, 2011년도에 일본에서였죠. 일본에서 몇 회사를 방문하게 됐는데, 그 회사들은 하나의 지면에 좋은 광고들, 즉 퍼블리셔에게 유리한 광고를 실어주는 솔루션 개발사였어요. 그걸 보고 ‘한국에서는 이걸 왜 못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한국 언론사들은 좋지 않은 광고를 아주 저렴한 가격에 진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광고가 지저분하게 느껴지죠. 이런 환경에서 이런 비즈니스를 한다면 언론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언론 환경이 좋아지면 세상이 좋아지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생각으로 그해 8월, 바로 법인을 설립하고 시작했습니다.
대표님은 개발자 출신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솔루션 개발을 하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요?
맞습니다. 처음엔 솔루션 개발이 아니라 지면 컨설팅이 주 업무였어요. 어떻게 하면 광고를 효과적으로 낼 수 있는지 등을 컨설팅하다가 회사 형편이 좋아지면서 개발자를 채용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고요. 이런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외부에서는 저희를 두고 ‘SSP(Supply Side Platform) 사업’이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명확하게 말하자면 저희가 SSP를 하려고 시작한 건 아니고 지금도 SSP와는 조금 다른 형태입니다.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의 구조를 보면 위와 같다. 왼쪽 끝이 광고주, 오른쪽 끝이 퍼블리셔. 이 사이에 DSP(Demand Side Platform)와 SSP(Supply Side Platform)가 존재한다. DSP가 광고 타겟팅을 통해 광고 효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광고주나 에이전시를 대신해서 일하는 역할이라면, SSP는 매체나 유저를 타겟팅해 광고수익을 더 많이 얻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퍼블리셔를 대신해 일을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로 SSP가 광고 타겟팅에 대한 데이터를 취합해 DSP가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DSP는 그 정보를 잘 활용해 광고 효율을 높이게 된다. <기자 주>
SSP와 조금 다른 형태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SSP는 DSP와 퍼블리셔 사이에서 퍼블리셔의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애드오피는 그 역할도 하지만 퍼블리셔와 유저 사이에서의 역할도 하고 있고요. 이를테면 유저들의 패턴에 대한 분석이라든가요. 즉 SSP보다 조금 앞단까지 나아가 있는 형태예요.
결국 애드오피는, ‘SSP이다’와 같이 ‘우린 이런 거야’ 하고 명확하게 정의하기 보다는 콘텐츠 생산자들을 위해서 어떤 일이든 하는 회사라고 말하고 싶어요. 양질의 콘텐츠가 잘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될 수 있도록이요. 그게 세상이 좋아지는 일이라고 믿어요.
저는 기업을 돈 벌려고 하는 거라는 생각, 특히 스타트업하는 분들이 ‘돈을 얼마를 벌 거고..’ 하는 그런 생각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크게 의미 없는 일이에요. 정말 의미 있는 건 회사가 의미있는 일을 해서 세상에 가치를 전파하는 일이에요. 그게 첫째인 거죠. 이를 꾸준하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거고요.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일을 하게 되고 자연스레 돈도 더 많이 벌게 되겠죠. 그런 구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회사에서도 매출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아요.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자, 더 좋은 솔루션 만들자는 이야기를 하지요. 애드오피는 그렇게 운영되는 회사이기를 바라고 있어요. 때문에 무엇이 중요한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 ‘야후 입사, 광고대행사 창업, 판도라TV 합류 그리고 애드오피 창업’
- 비개발자 출신이 광고 솔루션 개발회사를 만들기까지
애드오피 창업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광고업계에 연륜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넷 붐이 일었던 1999년, 2000년도 경 우연히 인터넷 업계로 넘어와 여기저기 다녔어요. 처음에는 야후에 있었는데요. 큰 기업이 성향에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검색 광고 대행사를 차렸어요. 첫 해에 조금 힘들었지만 2, 3년 차가 되니 매출이 100억이 넘어갔어요. 6명이 했는데 꽤 잘된 거죠. 그런데 저는 광고대행사가 너무 하기 싫었어요.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직원들이 별로 행복해하지 않았어요. 키워드 광고 대행사가 그리 행복한 일은 아니었나 봐요. 그래서 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연찮게 와이즈넛이라는 회사와 합치게 됐어요. 와이즈넛은 검색 엔진 회사였는데, 기술력을 갖춘 곳이었어요. 솔루션을 개발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때도 지금과 비슷한 생각으로 일을 했어요. 언론들이 참 힘든데, 언론을 도와줄 수 있는 광고모델을 하나 만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애드서비스’라는 광고모델을 만들기도 했고요. 그때 광고주 입장에서 광고모니터링을 하게 됐고, 광고집행시스템이나 광고노출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운영했어요. 그 시스템들은 SK나 인터파크, 교보문고 등에 납품했고요. PM역할을 했던 거죠.
개발자와 기획자간 사이의 미스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솔루션 개발 경험이 지금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어요. 고양이와 개 같은 사이인 거거든요. 제가 개와 고양이를 다 키우는데, 고양이는 꼬리를 흔들면 싫다는 거고 개는 좋다는 거잖아요. 그런 차이예요. 하하.
그때 많이 배우긴 했지요. 당시 CTO하셨던 분이 저를 붙잡고 많이 가르쳐 주셨거든요. 제가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고 재미도 있었어요. 그러다 더 이상 내가 할 게 없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드는 시기가 왔어요. 결국 사표를 쓰게 됐고요. 마침 판도라TV가 무척 어려울 때였는데, 야후에 있을 때 같이 일했던 선배님이 잠깐 도와달라 해서 판도라TV에 합류하게 됐어요.
야후와 검색광고대행사, 판도라TV를 거쳐 지금의 애드오피까지 온 것이군요?
맞습니다. 그래서 광고주와 매체, 양쪽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요. 같은 광고업계이긴 하지만 광고주의 관점과 매체의 관점은 무척 다르거든요. 예전에 저는 광고주를 바라보는 일을 했고 지금은 매체를 바라보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쪽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고 있어요. 안타까운 건 한국엔 매체를 바라보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언론환경이 어지럽죠.
그건 언론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나라 광고비가 중국이나 태국보다도 싸거든요. 이건 콘텐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광고주와의 미팅자리에서도 이야기해요. 잘못된 건 잘못된 거라고요. 그 분들도 뭔가 잘못됐다는 건 인지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새로운 모델을 만들려고 계속 시도를 하는 거겠죠. 언젠가는 고쳐지리라 믿고 있어요.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는 거죠.
애드오피는 컨설팅회사로 시작해 솔루션 개발 회사로 전환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라면요?
일단 개발자를 구하는 게 어려웠고요. 두 번째로 개발자를 이해시키는 일이 어려웠어요. 저는 기획자와 개발자를 구분하는 걸 싫어하거든요. 기획은 개발 쪽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애드오피에는 기획자가 없어요. 개발에서 기획까지 다 하고 있죠.
개발영역에서 기획까지 아우른다는 건 익숙했던 프로세스가 아니잖아요? 때문에 당장의 업무퍼포먼스가 나오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한국의 문화는 개발자를 사람으로 대하기보다 생산직처럼 대해왔어요. 저 역시 개발자를 처음 채용하려 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이야기가 야근도 시키고 주말근무도 시켜야 업무 퍼포먼스가 나온다는 말이었죠. 그래서 저희가 개발자를 채용한 뒤 먼저 했던 일은 근무시간을 줄이고 야근을 금지시킨 일이었고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개발자에게 조금 여유 있게 시간을 주고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해요. 이것이 왜 필요한지 앞으로 어떻게 쓸 것인지를 이야기 하면 본인들이 상상해서 기획을 하더라고요. 더불어 나중에 개발하게 될 지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 미리 준비를 해놓기도 하고요.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해도 그 분들이 스스로 BM을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어느 순간엔 치고 올라가거든요. 그래서 그런 대화 시간을 사내에서 많이 가지도록 하고 있어요.

- 애드오피의 사람, 그리고 문화
2011년 설립 후 4년 차 스타트업인데요. 현재 몇 분이 함께하고 있나요?
21명이에요. 애드오피에 외국인 직원들도 있는데요. 보통 동남아 진출한다고 하면 싱가폴이나 홍콩에 오피스를 두고 뭐 이런 말들 하잖아요. 저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다면 인도네시아 문화를 이해하는 인도네시아 사람이 인도네시아어로 거기서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거주하면서요. 그래서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베트남 분 이렇게 채용하느라 최근에 인원이 늘었어요. 나누자면 개발팀 8명, 영업팀 2명, 나머지는 컨설팅과 해외마케팅, 경영관리 팀입니다.
생각보다 영업직이 적네요?
실제 바깥에서 영업을 뛰는 사람은 저 포함 두 명이에요. 저 외에 한 사람도 올해 입사했고요. 개인적으로 영업 인력이 많은 걸 긍정적으로 보지 않아요.
외국인 직원은 몇 분이 계신가요?
총 세 분이에요. 우리나라 법이 국내 법인은 외국인 직원을 한국 직원 수의 20% 정도만 채용할 수 있어요. 한국인 직원이 열여섯 분이라 외국인 직원은 세 분이 마지노선인 거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나라에서는 글로벌화하고 현지화 하라잖아요? 우리 벤처들도 정말 잘할 수 있고요. 그런데 외국인을 뽑지 않고는 현지화가 어려워요. 그런데 외국인 직원 비율을 정해놓는것은 제도가 못 따라오고 있는 거예요. 해외 진출하라고 하면서 결국 나라가 못하게 하고 있는 거죠.
제도가 못 따라 오는 것 하나가 더 있어요. 저희는 회사 정년도 없애려고 했어요. 경력도 연륜도 깊은데 왜 일을 못해요? 그런데 나라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해요. 그래서 최대치로만 해놨어요. 제도가 좋은 마음을 따라오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아요.
직원관리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이 있으신 것 같아요. 경영관리팀에 HR담당자도 따로 있다고 들었어요.
네, 제가 경영관리 팀을 세팅할 때 가장 먼저 뽑은 분이 HR이에요. 회계 이런 것 다 필요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HR 담당하시는 분이 오시고 나서 애드오피에 재미있는 게 더 많아졌어요.
스타트업에서 HR 담당자를 따로 둔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닌 듯 합니다.
저는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12년도쯤 회사가 좀 어려웠어요. 매달 꽤 많은 돈이 적자가 나고 있었거든요. 고민하고 있는데 아내가 그러더라고요. ‘한 달에 일억 원이 적자나나 일억 천만 원이 적자나나 회사 입장에선 큰 차이가 아니잖아’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그건 그렇다고 하니 ‘그럼 우리집을 파는 건 똑같잖아. 그럼 직원 몇 분 안 되는데 잘 해드리고 접는 게 덜 창피하지 않겠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사업하는 분 입장에서 힘이 되는 말씀을 하셨네요.
집사람이 좀 이상하긴 해요. 하하. 아무튼 그 이야기를 듣고서 생각한 게 많았어요. 당시 간식만은 넉넉하게 제공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교통비도 만들고 복지비도 따로 만들었어요. 이를테면 한 달에 5만 원, 그 다음 달엔 6만 원, 이런 식으로 복지비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끔이요. 퇴사하지만 않는다면 미리 써도 되고요.
현재는 그 복지비를 자기계발비로 바꿨어요. 이건 제도적인 문제인데 복지비로 쓰면 급여로 처리가 된대요. 자기계발비로 하면 세금을 안 내도 되고요. HR 담당자가 경험이 많아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사내에 변화도 많고요.
관련해서 애드오피 복지나 문화에 대해서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개발 직군은 비즈니스를 잘 모르잖아요? 제일 좋은 방법은 함께 이야기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업무 외 시간에 하라고 하면 그건 과외 일이 되니까 업무시간 안에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걸 시작으로 HR 담당자가 오고 나서는 시스템으로 잘 갖춰지고 있어요.
대표님이 영어과외도 받는다고 들었어요.
아, 제가 영어를 못해가지고요. 그거 때문에 힘들어요. 영어 스터디는 일주일에 두 번, 아침 시간에 하고 있어요. 저는 따로 하고 저보다 잘하시는 분들은 중급, 더 잘하시는 분들은 외국분들과 같이 스터디를 해요. HR 하시는 분이 요즘 공부 열심히 안하냐고 잔소리를 하는 중이에요. 하하.
애드오피의 사내 호칭은 어떠한가요?
처음에는 ‘OO님’으로 불렀어요. 그런데 사람이 늘어나다보니 ‘OO님’도 자유로운 생각을 말하는데 방해를 준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렇다고 영어 이름을 쓰고 싶진 않았고요. 부모님이 지어준 내 이름 있는데 왜 영어 이름을 써야 하나, 그럼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은 한국 이름을 쓰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원섭이라 부르든 원이라고 부르든 편한 대로 하되 ‘님’만 붙이지 않도록 했어요. 영어 이름을 쓰는 분도 있고 한국 이름을 그대로 쓰는 분도 있고 닉네임을 쓰는 분도 있고 그렇더라고요.

- 애드오피의 시작과 성장, 아시아에서 여섯번째로 맺은 구글 애드센스 리셀러 파트너십.
애드오피를 처음 시작할 때 자본금은 얼마로 시작하셨나요?
제 돈 5천에 대출 5천, 그렇게 1억으로 혼자 시작했어요. 급여는 어떻게든 책임 질 테니 와서 같이 일하자고 한 분, 한 분씩 채용 했고요.
늘 드리던 말씀은, ‘우리 1억 가지고 신나게 하다가 안 되면 접읍시다’ 였어요. 그래봤자 1억 까먹는 거 큰 거 아니라고요. 올 2월에 투자 받고 나서는 빚은 이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우리 15억 신나게 쓰고 안 되면 접자고 말하고 있어요. (웃음)
이렇게 말해도 직원 분들이 돈을 허투루 쓰지 않아요. 제가 답답할 정도로요. 회식도 무척 알뜰하게 하세요. 저녁 식대도 제한이 없는데, 알뜰히 드시거나 아예 안 드시거나 그래요. 그래서 무척 미안한 마음이 있는데 저희 문화가 그런 것 같아요.
적자에서 흑자로는 언제 전환됐나요?
2013년 초였죠. 1년 반 정도 적자였네요. 컨설팅 업무를 계속 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출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에요.
2013년 초부터 지금까지 매출 성장률은 어떤가요?
저는 급격한 성장을 좋아하지 않아요. 회사도 구준히 성장하고 있고요. 2013년 초보다 월로 따지면 세 배정도 늘었네요.
애드오피의 성장요인에 있어서 구글과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어떻게 인연이 된 건가요?
구글이 애드센스를 국내에서 영업을 하려고 하니, 아시아는 대면 영업을 해야 하는데 그런 구조가 안되잖아요. 그래서 대행업체를 찾고 있었어요. 그때가 제가 회사를 딱 그만뒀을 때였고요. 구글에서도 여러군데를 만났는데 여러모로 맞지 않았나봐요. 돌고, 돌고, 돌다가 우연히 저와 만나게 됐고요. 어떤 비즈니스를 준비하느냐고 하길래 오늘 한 이야기를 똑같이 했어요. 그랬더니 함께 일 하자고 하더군요. 처음 만났을 때가 법인도 내기 전인데 그렇게 함께 일하게 됐어요.
법인도 내기 전에요?
네, 그래서 법인을 빨리 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구글에서는 개인사업자라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고요. 그렇게 법인 만들고 계약하고 사무실을 낸 거예요.
구글이라는 강력한 파트너가 있는 상태에서 시작한 건가요?
당시 구글 애드센스 리셀러가 강력한 파트너라고는 아무도 이야기 하지 않았어요. 매체와 수익을 배분하는 서비스는 사업성이 없다는 게 국내 업계의 입장이었거든요. 실제로 국내에서 구글 애드센스에 대한 성공사례가 없었을 뿐더러 전세계적으로도 리셀러 파트너가 세, 네 곳밖에 존재하지 않았어요. 구글코리아 역서 퍼블리셔와 수익을 분배하는 이 서비스가 성공적일 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죠.
애드오피에서 구글과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 역시 애드오피 법인을 세우기 전 국내 애드 네트워크들을 몇 군데 접촉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상황이었어요. 구글만 먼저 하자고 했고요. 따지고 보면 서로가 서로를 도운 거죠. (웃음) 그렇게 일 년 반 정도를 하니까 그때 하지 않겠다고 했던 애드네트워크들도 다 함께 하게 됐어요. 현재는 거래하지 않는 곳이 거의 없어요. 하지 않는 곳은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거나 재무적으로 위험성이 있거나 그런 곳이에요.

- 스타트업과 투자유치, 애드오피와 알토스벤처스의 만남.
사업 성장요인에 대해 투자유치도 빼놓을 수 없을 텐데요. 올해 2월, 알토스벤처스와 DS투자자문으로부터 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셨습니다. 인연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DS는 알토스벤처스 덕분에 이어진 인연이고요. 알토스의 경우는 페이스북으로 이야기가 됐어요. 처음 만난 건 제가 판도라TV(알토스벤처스 투자유치사)였는데, 따로 인사를 하거나 이야기가 오가진 않았었고요.
제가 투자를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건 2013년도 쯤이었어요. 그 전에는 될지 안 될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남의 돈을 받아쓰는 건 도둑질이라는 생각이 강했고요. 그러다 2013년부터는 적자가 안 나니까 제대로 해보기 위해서 리스크를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죠.
투자유치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좀 들려주세요.
국내 업체 몇 곳을 만났는데요. 한 군데는 제가 미팅 중에 일어나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도 불쾌한 마음이 남아있어요.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는 담보 이야기를 했고 둘째는 저희 근무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하더군요. 벤처가 밤 새가면서 열심히 하기도 모자란데 근무시간이 7시간 밖에 안 되느냐고요. 제가 제 돈 들여서 적자 안 내면서 운영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투자사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만 하시자고 그냥 일어섰죠.
케이큐브벤처스는 정말 매너가 좋았어요. 만났던 투자사에 대해 이름을 일절 언급하지 않는데 김기준 심사역님은 어딜 가나 이야기 해요. 정말 매너가 좋으신 분이라고요. 제가 만약 또 스타트업을 한다면 그 분과 만날 것 같아요. 비록 투자 유치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생각대로 투자가 진행되지 않는 과정에서 속상해하고 있는데 페이스북에 한킴 대표님이 뜨는 거예요. 메신저로 답답한 이야기를 했죠. 그러니 8월에 한국 들어가니까 그때 만나자고 하더군요.
첫 만남에서 한킴 대표님이 보통 사람들은 창업한다고 나갈 때 나한테 이야기를 하는데 왜 연락 안했느냐고 묻더라고요. 망할 지도 모르는데 연락을 왜 하느냐고 되려 물었고요. 그러면서 이제는 망하지 않을 것 같은데 이런 저런 답답함이 있다고 하소연을 했었어요.
그리고 9월에 다시 만나게 됐는데, 그때 만날 땐 제가 조금 짜증을 냈어요. 투자자들이 자꾸 만나자고 하면서 정보만 캐가려고 한다고, 이제는 투자 받을 마음을 접었다고, 당분간 투자를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더니 한 달의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10월을 넘기지 않겠다고요. 그리고 10월 어느 날, 아침에 밥을 먹자고 하셨어요. 왜 아침에 부르나 하고 갔더니 투자의사를 밝히셨죠.
일반적으로 듣는 투자유치 과정에 비하면 조금 수월했던 듯 합니다.
네, 남들보다 투자유치를 쉽게 한 편이긴 한 것 같아요. 더불어 한킴 대표님이 투자한다고 하니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여럿 왔었고요. 개중에는 더 좋은 조건을 내거는 곳도 있었는데 모두 알토스와 상의하시라고 말씀 드렸어요.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고 해도 이번 투자는 모두 알토스와 진행할 거라고요. 그렇게 몇 곳이 알토스와 협의해서 정리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딜도 되게 재미있게 했어요. 배수 이야기를 하잖아요. 다 알아서 하시라고 했어요. 대우받는다는 느낌이 들면 정말 열심히 할 거고 이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면 막 쓸 거라고, 어떻게 할 지는 알아서 결정하시라고 말씀드렸죠. 지나고 나서 한킴 대표님이 말씀하시기를 투자하면서 밸류에이션 조율하는 게 가장 힘든 곳이었다고 하시더군요. (웃음) 저는 이 과정이 무척 좋았어요. 한킴 대표님과는 지금도 편하고요. 그만큼 감사하고요.
투자유치 경험자로서 투자유치를 앞두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해줄만한 조언이라면요?
조언이라고는 하기는 어려워요. 그럴 입장도 아니고요. 다만 제가 투자사에게 일관했던 태도는, ‘그런 관점이라면 투자받지 않겠다’는 거였어요. 저는 당당하지 못하게 돈 받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어요. 굳이 이야기를 하자면 투자가가 따라오는 구조를 만들고 돈이 있을 때 미리 만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VC와 스타트업의 관계가 주객전도 됐다는 의견들이 있어요.
그렇게 생각할 게 아니라고 봐요. 따지고 보면 상대가 을이에요. 우리가 그쪽 돈을 가지고 있는 거잖아요. 투자사 대표님이 저희에게 하는 이야기도 그래요. 이대표가 돈을 알뜰하게 써줘서 고맙다고요. 그럼 저는 ‘그렇죠? 잘 안 해주시면 막 써버릴 거예요’ 하면서 웃어요. 본인들도 스스로 을이라고 해요. 회사 지분 70%가 저한테 있는데 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요. 제지할 수 있는 어떤 것도 없어요.
투자유치를 할 때는 일단 좋은 곳을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애드오피의 투자유치 과정을 돌이켜보면 무척 수월하게 감사한 분들을 만나 진행했지만 반대로 안 좋은 점도 있어요. 다음 번 투자가 무척 힘들 거예요.
투자를 유치한 뒤 투자사들의 간섭이 부담스럽다는 견해도 있던데요.
저희도 매출 보고를 하긴 해요. 원래 없었는데 투자사에게 보내줘야 하니까 한 달에 한 번씩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보내지 않고 담당자가 알아서 보내요.
말씀드렸던 게, 제가 만들어서 보내면 숫자를 마사지 하고 싶을 거라고, 그러니 제가 보지 않고 바로 보내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어요. 거짓말은 또 거짓말을 낳게 될 테니까요. 그러다보니 투자자분들도 저희가 보내는 게 진짜 수치라는 걸 알고 계세요.
일례로, 그 분들이 처음 투자할 때 올해 매출 얼마나 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제가 답했던 숫자가 있어요. 투자가 결정된 후 연말에 그것의 60%는 할 수 있느냐고 다시 묻더군요. 제가 지난 번에 어느 정도 할 것 같다고 말씀 드렸지 않느냐고, 제가 이야기 했으면 그만큼 하는 거라고 답했어요. 실제로 지금 거의 근접했고요.
이러다보니 언젠가 부터는 내가 조금 더 투자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매출을 더 빨리 낼 수 있겠느냐고 물어요. 얼마 전까지 제 대답은 ‘아니다’였고요. 이렇게 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투자금이 들어온다고 해서 매출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기다려달라고 말씀 드렸어요. 요근래 들어서는 이제는 돈이 들어오면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어느 시점에 어느 정도 필요할 거라고 말씀 드린 상태예요.
항간에는 시쳇말로 스타트업 대표에게는 ‘사짜기질’이 필요하다는 말도 하던데요. 같은 사실이라도 포장할 줄 알아야 하고, 마찬가지로 대표 자신도 포장할 줄 알아야 한다고요.
스타트업 대표는 스타성이 있어야 한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우리가 가진 팩트에 있어서는 솔직해야 하고, 저를 포장하는 것보다는 본질에 충실하자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래서 그동안 언론 노출을 좀 꺼려오기도 했고요. 제가 생각하는 본질은 우리가 가진 철학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일이었거든요. 이런 생각이 없는 ‘사짜기질’은 그냥 ‘사짜’예요. 그래서 한킴 대표님이 저를 좀 답답해하기도 하세요.
알토스가 애드오피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10월에 만났을 때 이야기 하시더라고요. ‘애드오피는 개발력이 조금 약할 수 있지만 업계에 대한 이해력이 뛰어나다, 인더스트리에 대한 이해가 깊다면 개발력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애드오피는 이미 개발력이 척박한 상황에서도 매출을 내고 흑자를 내고 있다, 이것을 높이 평가해 결정했다’고요.
알토스벤처스 한킴 대표는 애드오피 투자 결정의 배경에 대해 “알토스는 미국에서는 software as a service (SaaS) 회사들을 주로 투자해왔지만 국내에서는 B2C 기반의 소프트웨어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아직 B2B 중심의, SaaS 회사들이 성장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애드오피는 미국회사들이 오히려 놀랄 정도로 세계적으로 통하는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있었다. 한국에서 시작해서 글로벌로 나갈 수 있는 SaaS 회사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투자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자 주>

- 애드오피의 역할, 콘텐츠 생산자를 돕는 것을 통해 세상에 올바른 기여를 하는 것
- 창업자의 역할, 직원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장을 만들어주는 것
애드오피의 추후 사업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보통 한국에서 광고 영업을 하면 술자리나 골프 등 면대면 영업이 많은데 저희는 그렇지는 않아요. 보통 시스템으로 돌아가죠. 이 시스템은 언어를 타지 않아요.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해외 유치에 무척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어디를 진출하면 좋을까를 봤더니, 많은 분들은 미국을 말씀하시더군요. 미국이 폼나고 멋진 곳인 건 맞아요. 그런데 거긴 플레이어가 너무 많죠. 저희같은 스타트업이 언어도 안 맞는데 안착하기엔 무척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본 곳이 태국이에요. 이유에 대해서 물으면 그냥 ‘음식이 맛있잖아, 출장가면 최고야’ 이렇게 말해요. (웃음)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인구가 7천 5백만, 인터넷 사용자는 6천 3백만 정도거든요. 통신망도 이미 4G이고요. 더불어 애드네트워크 1위부터 5위까지가 구글닷컴, 구글 블로그 서비스, 구글타일랜드, 페이스북, 유투브 예요. 저희는 구글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에 무척 용이한 거죠.
태국 다음으로 생각하는 곳은 인도네시아에요. 인구는 많은데 이제 막 뜨고 있는 곳이거든요. 낮은 비용으로 버틸 수 있는 곳이기에 3년 정도 있으면 뭔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올 말이나 내년 초 정도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같은 남미 쪽도 생각하고 있고요.
동남아를 이야기 하면 홍콩 시장도 많이들 말하는데, 저흰 홍콩은 싫어요. 인구가 작거든요. 대만도 마찬가지이고요. 중국은 어려움은 있지만 시도는 해볼 생각이에요.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해당 분야 타사들 중에는 일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도 하던데요.
일본 시장은 힘들다고 보고 있어요. 거기는 SSP 하는 회사가 20개가 넘거든요. 자본도 꽤 큰 곳이고요. 거기서 견딜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예요. 미국이나 일본이 무척 멋있는 시장이긴 하지만 실속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비즈니스는 실속이 중요하잖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애드오피가 나아갈 방향 및 덧붙이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애드오피의 첫 생각이 변하진 않을 거예요. 애드오피의 철학은 세상에 올바른 기여를 하자는 거고, 저희에게 그 올바른 기여라고 함은 콘텐츠 생산자를 돕는 것이고요. 그를 위한 미션이 좋은 콘텐츠가 더 잘 유통되도록 해서 퍼블리셔들이 콘텐츠 생산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초반에 말씀드렸듯 ‘애드오피는 SSP이다’ 라고 명확하게 정의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 생산자를 돕는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는 것, 다만 그게 아니라면 어떤 것도 하지 않겠다는 게 애드오피의 생각입니다.
아주 외람된 말을 하나 하자면, 스타트업이 네트워킹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하잖아요. 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 스스로가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하지 않고 내가 가서 세일즈를 하는가 이런 생각 하거든요. 저희는 조금 더 본질에 집중하고 솔루션에 집중하자고 직원분들이 입사할 때마다 계속 말씀드려요.
저는 세상에서 최고가 되는 회사 만들 생각 없어요. 그럴 능력도, 그럴 생각도 없죠.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예요. 다만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장은 만들고 싶어요. 저는 저희 회사 직원들이 조금 덜 막힐 때 출근하고, 회사 와서 좋은 음식 충분히 먹고, 좋은 근무환경에서 근무하고, 회사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게 아니고 가족을 위해 회사를 활용하고, 저녁에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갖는 회사를 운영하고 싶어요. 그럼 더 좋은 업무 환경을 위해 직원들은 더 열심히 하실 거라고 믿어요. 실제로 그러고 있고요. 그런 회사를 만들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이고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창업자로서의 본분이라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다 부가적인 거고요.
사실 제가 제일 못 믿는 사람이 저 자신이라서, 일부러라도 이런 이야기를 계속 내뱉어요. 직원들에게 항상 이야기 하고요. 이렇게 자꾸 밖으로 내뱉으면 창피해서라도 지킬 것 아니에요. (웃음)
이번 인터뷰가 나가면 꼭 지키셔야겠네요. (웃음)
직원들에게 항상 말하고 있는 내용이긴 해요. 늘 마지막에 하는 이야기는 이 작은 회사에 뭐가 그리 있겠느냐,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시고 회사를 위해 본인을 희생하지 말라고 해요. 그게 가장 바보 같은 짓이거든요.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 일도 잘하는 거예요.
사실 지금까지 투자금을 하나도 안 썼는데요. 앞으로 10월부터 내년 12월까지 15개월 간 직원 복지비로 조금 쓸 생각이에요. 태국으로 워크샵을 갈 수도 있고 건강검진도 좋은 걸로 받을 수도 있고요. 스타트업은 어차피 계속 힘들잖아요. 이런 걸 해주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직장으로 페이스북이나 구글을 많이들 말하는데, 그만큼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에서만큼은 최고의 직장으로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했을 때 생산성이 얼마나 높아지는 지도 보여주고 싶고요. 그래서 이런 문화에 대한 고민은 매일매일 하고 있어요. 사실 이렇게 하면 저도 직원이라서 똑같이 혜택 받아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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