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스포츠는 이제 ‘세로’로 본다… 숏폼이 바꾼 팬 경험의 모든 것

800만 개 영상 분석 결과, 세로형·개인화·즉시성이 스포츠 소비의 새 표준으로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90분 풀타임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하는 팬은 점점 줄어들고, 대신 모바일 화면을 가득 채운 1~2분짜리 하이라이트를 소비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이제 스포츠도 ‘숏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AI 기반 스포츠 콘텐츠 자동화 플랫폼 기업 WSC Sports가 발표한 ‘2025 팬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세로형 콘텐츠·개인화·실시간 제공이 스포츠 팬 경험을 재편하는 핵심 키워드로 나타났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세로형 영상의 증가다.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2024/25 시즌 약 100만 개의 클립을 제작했는데, 이 중 37%가 세로형 포맷이었다. 전년 대비 76% 늘어난 수치다. 전체 영상 제작량도 28.8% 증가했지만, 세로형 증가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르다.

이는 단순한 포맷 변화가 아니다. 스포츠 업계가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팬들은 이제 TV나 PC가 아닌 손안의 스마트폰으로 스포츠를 소비한다. 그리고 그 화면은 세로다.

보고서는 콘텐츠 길이와 시청 패턴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영상이 짧을수록 끝까지 보는 비율이 높았다. 평균 시청 시간은 3분 20초에서 2분 56초로 줄었지만, 특히 특정 선수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는 완주율이 47%에 달했다. 팀이나 경기 중심 콘텐츠보다 상당히 높은 수치다.

평균 36초 길이의 ‘모먼트 패키지’는 19%의 재시청률을 기록하며 숏폼 최적화의 효과를 입증했다. 팬들은 길고 포괄적인 정보보다, 짧고 자신에게 맞춤화된 순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속도도 중요한 요소로 부상했다. 분석 기간 동안 350만 건 이상의 클립이 실시간으로 게시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19% 증가한 수치다. 팬들은 경기 종료 후 몇 분 내에 하이라이트를 확인하길 기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앱, 소셜미디어, OTT 플랫폼 전반에서 배포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AI 자동화 기술이다. WSC Sports에 따르면 총 800만 건 이상의 영상이 제작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이 증가가 인력 확충 없이 AI 자동화를 통해 달성됐다는 것이다.

AI는 경기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주요 장면을 자동으로 추출하고, 세로형으로 변환하며, 각 플랫폼에 최적화된 형태로 배포한다. 이를 통해 리그와 구단은 단순 콘텐츠 제작에서 벗어나 스토리텔링과 팬 경험 혁신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

보고서는 스포츠 권리 보유자들이 직면한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한다. 즉시성, 모바일 우선 전략, 개인화가 그것이다. 프리미어리그와 라리가 같은 주요 리그들은 이미 자동화를 통해 대규모 지역화와 세분화된 스토리텔링을 실현하고 있다.

AI 자동화 기반의 세로형 우선 워크플로우를 채택한 스포츠 권리 보유자들은 콘텐츠 생산량 증가, 실시간 하이라이트 제공, 개인화를 통한 팬 가치 극대화라는 세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는 국내 스포츠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K리그, KBO, V리그 등 국내 주요 스포츠 리그들도 팬층 확대와 젊은 세대 유입을 위해 숏폼 콘텐츠 제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국내 팬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도 글로벌 트렌드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국내 스포츠 권리 보유자들 역시 모바일 중심의 세로형 콘텐츠 전략과 AI 자동화 도입을 통해 팬 경험을 개선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보고서가 제시한 데이터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한다. 콘텐츠 생산량은 계속 증가하고, 팬들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포츠 소비의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세로 화면에서, 1분 안에, 나만을 위한 하이라이트로 말이다.

기자 /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전달하며, 다양한 세계와 소통하는 것을 추구합니다. / I want to get to know and connect with the diverse world of start-ups, as well as discover their stories and tell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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