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최상위 클로즈드소스 모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했다. 오픈소스와 상용 모델 간 성능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는 신호다.
딥시크는 1일 ‘DeepSeek-V3.2’와 ‘DeepSeek-V3.2-Speciale’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발표하고 허깅페이스와 모델스코프를 통해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V3.2는 일상적 활용에 최적화된 모델로, 공개 추론 테스트에서 GPT-5 수준에 도달했으며 구글의 제미나이 3.0 Pro보다 약간 낮은 성능을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V3.2가 추론 모드와 도구 호출을 최초로 통합했다는 것이다. 딥시크는 1,800개 이상의 환경과 8만5,000개 이상의 복잡한 명령어로 구성된 대규模 합성 데이터 생성 방법을 개발해 에이전트 학습을 진행했다.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V3.2는 현재 오픈소스 모델 중 에이전트 평가에서 최고 수준을 달성했으며, 오픈소스와 클로즈드소스 모델 간 도구 호출 능력 격차를 크게 좁혔다.
강화 버전인 V3.2-Speciale은 더욱 극적인 성과를 냈다. 2025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 중국수학올림피아드(CMO),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대회(ICPC) 월드파이널, 국제정보올림피아드(IOI) 등 4개 최상위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특히 ICPC와 IOI에서는 각각 인간 참가자 중 2위, 10위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오픈소스 모델이 이처럼 광범위한 최상위 대회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첫 사례다.
다만 회사 측은 Speciale 버전이 고도로 복잡한 작업을 처리할 때 토큰 소비량이 크게 증가해 비용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현재 이 버전은 연구 목적으로만 제공되며 도구 호출을 지원하지 않고 일상 대화나 글쓰기 작업에 최적화되지 않았다. 12월 15일까지 임시 API로만 제공된다.
딥시크는 두 달 전 실험 버전인 V3.2-Exp를 공개한 바 있다. 사용자들로부터 광범위한 비교 피드백을 받았으며, 어떤 특정 시나리오에서도 V3.1-Terminus 대비 유의미한 성능 저하가 관찰되지 않아 DSA 희소 어텐션 메커니즘의 효과가 검증됐다고 밝혔다.
공식 웹사이트, 모바일 앱, API 서비스는 모두 V3.2 정식 버전으로 업데이트됐다. API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며, 기본 최대 출력 길이는 12만8,000 토큰이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이런 발전은 국내 AI 스타트업들에게 실질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최상위 성능의 AI 모델을 자체 인프라에 구축하거나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추론 능력과 도구 호출이 통합된 모델은 고객 응대, 데이터 분석, 코드 생성 등 실제 서비스 개발에 즉시 적용 가능한 기능이다. 오픈AI나 구글의 클로즈드소스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도 경쟁력 있는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술 종속성을 우려하던 기업들에게는 의미 있는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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