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는 “도구” 60대는 “조언자”…세대별 AI 인식 ‘극과 극’
- 이용자 97% “무료 버전으로 충분”…유료화 한계 드러나
- 직장인 57% “업무·집 두 군데서 AI 써”…24시간 ‘시간 재설계’ 나선 이유

함샤우트글로벌 AI연구소가 9일 공개한 ‘AI 트렌드 리포트 2026(이하 ATR 2026)’는 ‘AI 동반자(=AI MATE)’ 시대의 민낯이 통계로 담겼다. 전국 14~69세 남녀 2,185명을 대상으로 16일간 진행된 온라인 패널조사(CAWI) 결과, 한국인 10명 중 8명(87.1%)은 ‘생성형 AI’라는 말을 들어봤고, 실제 사용 경험자는 72.8%였다. 60대 사용률은 48.4%로 20대(83.4%)보다 35%포인트 낮았다.
“알고는 있지만 왜 써야 할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53.5%를 차지했다. ATR 2026은 이 간극을 ‘미스매치 소사이어티(Mismatch Society)’로 명명하며 “기술 확산 속도보다 사람의 ‘적응 속도’가 느리다”고 진단했다.
“무료가 곧 기본”…유료 AI의 설 자리는?
보고서가 말하는 AI 생태계의 가장 큰 특징은 ‘고성능·무료’의 공존이다. 생성형 AI 이용자 97.7%가 무료 버전만 쓰고 있고, 유료 서비스를 경험한 이는 2.3%에 불과했다. 한 응답자는 “챗GPT-4o 무료 버전이 1년 전 유료 버전보다 똑똑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최신 모델 무료 공개’로 맞불을 놓으면서 유료화의 ‘무기’였던 성능 차이가 사라진 탓이다. 보고서는 “이용자들은 ‘더 나은 성능’을 위해 지갑을 열지 않는다”며 “공짜 AI 경제(Almost-free AIconomy)가 고착화됐다”고 평가했다.
20대 “일 잘하게 도와줘” vs 60대 “말동무가 돼줘”
세대별 AI 인식은 극과 극이었다.
- 20대는 ①문서·프레젠테이션 작성 ②코드 생성 ③논문 요약 등 ‘업무 효율화’를 1~3위 사용 목적으로 꼽았다.
- 60대는 ①고민 상담 ②여행·식당 추천 ③세대차이 소통 등 ‘정서적·생활 밀착형’ 활용이 top3였다.
특히 60대의 81%는 “AI를 친구·조언자처럼 느낀 적 있다”고 답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기술은 어렵지만 마음은 이미 열렸다”는 얘기다. 보고서는 “단순히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볼 게 아니라, 잠재 수요가 큰 ‘감성 실버(Emotional Silver)’ 세그먼트”라고 제안했다.
직장인 57%, 집·회사 ‘두 군데서’ AI 켠다
‘타임해커(Time Hacker)’로 명명된 AI 성숙 사용자층은 하루 24시간을 ‘효율 단위’로 쪼개 관리한다.
- 업무 요약·메일 초안·회의록 정리(57.4%)
- 세탁·레시피·육아 정보 검색(55.6%)
- 외국어 번역·자격증 공부·재테크 상담(45.2%)
이들의 63%는 “AI가 사람보다 더 낫다”고 평가했고, 36.9%는 “무엇보다 시간 절약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답했다. 회사원 이모(34)씨는 “출퇴근 지하철 30분만 AI 영어 회화와 30분만 AI 운동 루틴에 맡기면 하루가 1시간은 늘어난다”고 말했다.
“AI MATE 시대, 누가 더 빨리 적응하나가 경쟁력”
함샤우트글로벌은 “2026년 AI 트렌드의 키워드는 ‘AI MATE’”라며 “AI는 더 이상 ‘기술’이 아닌 ‘일상의 동반자’가 됐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기술 진화 속도보다 개인·기업·정부의 ‘적응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디지털 격차 해소 정책, 기업의 저렴한 API(인공지능 인터페이스) 제공, 교육계의 ‘AI 활용법’ 커리큘럼 도입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보고서는 또 “AI가 만들어 낼 새로운 일자리는 ‘AI를 쓰는 사람’과 ‘쓰지 못하는 사람’으로 노동시장을 재편할 것”이라며 “2026년은 ‘AI 적응력’이 국가·기업·개인의 핵심 경쟁 요소가 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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