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IEW 2014] 행복한 프로그래머를 위한 철학 – 라이엇게임즈 유석문 대표
네이버(대표 김상헌)가 개최하는 개발자 콘퍼런스 데뷔2014의 막이 올랐다. 올해 행사는 ‘지식을 나누고(Sharing)’, ‘탁월함을 추구하며(Excellence)’, ‘함께 성장하는(Growth)’를 주제로 한다. 웹, 모바일 등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스타트업과 개발자 문화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트랙 1 세션의 첫 연사로 ‘프로그래머 철학을 만나다’의 저자이자 국내 게임개발사 라이엇게임즈를 대표하는 유석문 개발자 겸 대표를 초대하여 ‘행복한 프로그래머를 위한 철학’이라는 주제 발표를 진행하였다.
유 대표는 작년 데뷰 2013에서 ‘프로그래머로 산다는 것 – 좋은 개발자의 조건’이라는 주제 강연을 전한 바 있다. 좋은 개발자란 깔끔한 코드 개발 능력과 적절한 논리력을 바탕으로 역량을 공유하고 협업해야 하는 사람이다. 좋은 개발자가 되려면 코드와 하드웨어 등 기술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 지식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올해 그는 ‘행복한 프로그래머를 위한 철학’을 주제로 개발자들의 협업에서 ‘개인의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였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어려운 작업이지만 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은 기술이 아닌 일관성이 결여된 ‘사람’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이 모인 집단 협업이 바탕이다. 그렇다보니 다양한 사람들 간에 업무적 갈등과 인간적 갈등이 생기고 화를 내고 자존감이 저하되는 부정적 상황이 발생한다.”
그는 이런 상황의 이유로 개발자 자신만의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행복한 개발자가 되려면 인문학적 고찰을 통해 자존감 회복과 지속적 발전, 화(火)를 다스리는 방법을 깨우치고, 개발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논리력을 쌓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자신의 지혜를 실천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특히 그는 콘퍼런스 현장에 모인 개발자들에게 ‘자존감’과 ‘실천적 지혜’ 덕목을 강조하였다. 자존감이란,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는 자기 능력감(무엇이든지가 아닌 무엇인가 해낼 수 있다는 개념)과 자기 가치감(자신이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개념) 두 가지 기본 개념을 갖는다. 자존감은 회복탄력성과 비례하는데 자존감이 높을수록 문제 상황에서 회복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개발자의 경우 실수에 민감한 편인데, 과거 실수에 강박되기 보다는 그 실수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건강한 개발자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무에 있어서 스스로 통제 가능한 영역과 통제 불가능한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자신의 믿음, 자신의 생각에 대한 외부에 대한 반응, 자신의 업무, 업무 도구 등이 해당되고, 후자는 고객, 기획 변경, 데드라인, 동료/상사, 권한, 우연히 발생하는 사고, 자신의 건강 상태 등이다. 개발자들이 업무로 힘들어하는 이유가 대부분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시스템 문제를 자신의 통제 능력 부족으로 받아들이고 자존감을 상실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존감을 회복하려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면서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통제할 수 있는 일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데, 기본적인 방법으로 ‘자신과의 대화’를 제시한다. “자기가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꾸준히 기록하고 되돌아봐야 한다. 개발자는 과거 코드 기록이 자기 일기와 같다. 코드는 자기 발전정도를 트래킹할 수 있는 좋은 기록이다. 또한 실패는 끝이 아닌 과정임을 인지해야 한다. 실패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라. 내가 실패한 것을 더욱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개인 철학의 마지막 조건으로 실천적 지혜를 설명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시한 지적인 미덕과 도덕적인 미덕 개념을 인용하면서, 그는 “개발자들도 여러 논리적인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 지식, 지적 소양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그 지식을 실천하는 도덕적 미덕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