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s Story #159] 680만 달러 투자 유치… 교육 스타트업 ‘노리’의 투자유치 비하인드 스토리
[플래텀 이가은 기자] 온라인 수학교육 벤처기업 노리(KnowRe, 대표 김용재)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국내외 VC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16일, 소프트뱅크벤처스포럼 2014에서 포트폴리오사로서 발표를 진행한 바 있는 온라인 수학교육 벤처기업 노리(Knowre, 대표 김용재)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학습엔진을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 수학 콘텐츠를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이다. 문제를 풀다가 막히게 되었을 때 과외선생님이 모르는 부분을 자세히 설명을 해주는 방식을 온라인 교육방식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국내보다는 교육 솔루션 활용이 보편화된 미국 시장을 우선적인 목표로 두고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교육 분야 사업은 초기부터 콘텐츠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이후 시장성에 대한 검증이 끝난 후에야 본격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노리의 설명이다. 노리는 2012년 12월에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5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그를 통해 제품 개발 및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공격적인 세일즈와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투자가 필요하다 판단했고 올해 초부터 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주도한 가운데 스파크랩스글로벌벤처스 펀드, KTB네트워크,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총 규모는 680만 달러로 한화로 환산하면 73억 가량이 된다.
노리의 이번 투자유치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만은 아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하다 결국 끝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며 노리 김서준 부대표는 설명했다. 그에게 그간의 투자유치 과정과 앞으로의 사업 계획 및 노리의 비전에 대해 들었다.
김서준 노리 부대표
우선 본인 및 서비스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노리의 공동창업자이자 부대표를 맡고 있는 김서준입니다. 기획자들과 디자이너들이 협업하고 있는 UX팀의 팀장이기도 합니다.
노리는 맞춤형 수학교육 플랫폼을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저희는 모든 학생들은 서로 다른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교육 방법으로는 학생 한명 한명에게 초점을 맞추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결국 개인 맞춤형 교육이 미래의 교육이라 생각했고 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리를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리는 국내 개발팀이 만든 온라인 수학교육 컨텐츠로, 미국 공교육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의 성과는 어떠한가요?
노리는 작년 뉴욕시 교육청이 주최한 교육 앱 대회인 갭앱챌린지(Gap App Challenge)에서 1등 상을 수상하고, 올해 초 미국의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회사 Top 10’에 선정되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미국 교육시장에 성공적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정식 버전은 올해 봄에 론칭했으며, 현재 약 50여개 중·고등학교에서 사용 중입니다.
노리가 투자를 유치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배경과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교육 콘텐츠는 단위 교과 과정을 개발해 검증이 끝난 후에서야 본격적인 세일즈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초기부터 콘텐츠 개발에 대한 많은 투자가 필요하죠. 이 부분은 MMORPG를 만드는 게임 개발사의 비용구조와도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노리는 2012년 12월에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5억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이를 통해 성공적으로 제품을 개발해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공격적인 세일즈와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했고, 올 초부터 그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투자를 위한 로드쇼(IR)를 하셨을 텐데요. 그 과정이 녹록하지 않았을 듯 싶습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사실 늦어도 올해 6월에는 이번 투자유치를 마무리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습니다. 기존 투자자였던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셨고, 투자유치 활동 초기부터 큰 관심이 있으셨던 홍콩계 기관이 있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구나 싶었죠. 그런데 논의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갑작스레 다시 처음부터 투자유치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입금되기 전까지는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업계 속설을 뼈저리게 경험했다고나 할까요.(웃음)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다행히도 다른 국내외 투자자들을 찾게 되어 라운드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투자는 노리의 어떤 부분이 골자가 된 건가요?
이번 투자는 기존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주도했고, 스파크랩스와 KTB네트워크,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가 합류했는데요. 투자자들은 미국시장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어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점, 그리고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점 등을 높게 평가해 주신 것 같습니다.
금액적인 부분 외 투자자의 네트워크를 통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것도 있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될 거라 기대하시는지요?
기존 투자자였던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스파크랩스 모두 해외 네트워크가 대단한 기관들이기 때문에 그동안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맨 땅에 헤딩하듯 해외로 진출하던 저희 팀에게 사업 전반에 걸쳐 의미 있는 조언을 해주셨고, 채용과 세일즈 활동 등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주셨습니다. 미국에서 핵심인재를 채용할 때에는 함께 인터뷰를 해주시기도 했죠.
새로 합류한 투자자들도 다양한 해외 네트워크와 해외 투자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KTB네트워크의 경우 중국의 최대 수학교육업체인 쉐얼쓰에듀에 투자하여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투자사 측에서 노리의 경영에도 참여하게 되는 지 궁금합니다.
스파크랩스에서는 1기 세션을 통해 집약적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지식과 경험을 학습할 수 있었고, 시리즈A 라운드 유치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와는 월 1회의 공식적인 경영간담회를 진행해왔습니다. 간혹 투자를 받은 이후 경영권 간섭 때문에 힘들어지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의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오히려 경영진이 처음 경험해보는 스타트업의 성장통을 경험 많은 투자자들의 따뜻한 조언 덕분에 쉽게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참여한 투자자들과도 정기적인 경영간담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번 투자금의 주요 사용처는 어디인지요? 앞으로의 사업 계획과 함께 말씀 부탁드립니다.
투자금은 대부분 마케팅 비용과 새로운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뉴욕오피스에서 세일즈와 마케팅 팀원을 더 채용할 예정이고, 서울오피스에서는 개발과 디자인 등에서 신규 채용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처음으로 서울오피스에서 사업개발을 전담할 포지션도 열었으니 주변에 관심 있을만한 분들께 많은 소개 부탁합니다.
신규 사업으로는 내년부터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에서도 중학수학 전 과정을 정식 출시할 예정입니다. 국내 서비스는 수식필기인식 엔진이 포함된 태블릿 서비스로 출시됩니다. 시험 서비스 기간 동안 학생들의 반응도 무척 좋았고, 두 달 만에 수학성적이 60점에서 100점으로 오르는 등 주목할 만한 사례도 많았으니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자가 사업의 성공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유치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투자가 마무리된 뒤 공동대표인 데이빗이 팀원 모두에게 투자유치 소감에 대한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중 일부를 공유해드리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오늘 미국 팀원인 바라가 제게 펀딩이 끝나서 심적인 스트레스가 풀리느냐고 물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매우 큰 마일스톤을 넘겼지만, 사실 많은 면에서는 오히려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그 이유는 오늘부터 노리라는 회사를 측정하는 기준과 우리를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노리를 운영하는 방법,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대하는 방법, 우리가 내부 또는 외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 사업을 성장시켜나가는 방법 등이 앞으로는 더 새롭고 높은 기준에서 측정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자전거의 5단 기어에서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거기에서 몇 단은 더 높여서 달려야 합니다.”
스타트업이 투자유치를 하는 것은 꽤 고단한 과정입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유경험자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또한 어떤 것을 유념해야 하는지 등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몇 번 거절을 당했다고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비즈니스는 공통된 믿음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쌓아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근거 있는 신념을 확립한 뒤에는 그저 우리 회사의 미래를 믿어주는 기관을 찾고 온전히 소통할 때까지 긍정적인 에너지를 유지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어떠한 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이유로 마무리가 늦어질 가능성도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투자금이 필요한 시점보다 적어도 7~8개월 이전에 IR활동을 시작하라고 권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노리의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인턴으로 일했던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에는 다음과 같은 비전이 있었습니다.
“The Network Is The Computer” (네트워크가 바로 컴퓨터이다)
오늘날 이 문장은 웹브라우저 앞에 앉아 있는 모든 사람에게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만, 1984년에 만들어진 이 비전은 컴퓨터의 분야의 전문가들에게도 가장 혁신적인 예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슬로건은 단지 썬의 청사진이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서, 전 세계의 모든 IT회사들의 비전이었던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저희는 노리가 가진 개인화 기술을 통해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에게 맡는 방식으로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올 겁니다.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기존의 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종이책과 칠판수업으로 이루어지는 집합식 교육은 분명히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훨씬 더 나은 방법으로 해결할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우리가 함께하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